KBS이사회,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문제적 인물’이 대거 낙하한 가운데, EBS이사회 공모에도 ‘불량인사’들이 응모해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이사 선임 최종 권한을 지닌 방송통신위원회에 “부적격 인사를 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31일 오전 11시 30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가 주최한 <교육방송 EBS에 자질 부족 인사 절대 안 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EBS이사회 공모에 응한 인사들 중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후보자로 선정한 37명에 ‘부적격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동료 이사와의 폭행 논란으로 불명예퇴진했다가 ‘명예회복’을 이유로 다시 지원한 안양옥 한국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방송통신심의위원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법을 무시한 채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구종상 전 방통심의위원, EBS <지식채널 e> 등을 ‘좌편향 방송’으로 규정한 후 공적 책무의 민영화를 주장하는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 대표 등 3명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 방통위에 경고하고 있는 언론시민사회단체들 ⓒ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홍정배 EBS지부장은 “EBS이사회는 비리 이사 쫓아내고 폭력 이사 쫓아내기 위해 3년 동안 싸웠다. 힘들었던 싸움 끝나나 했더니 이제는 뉴라이트 극우 역사관과 선전선동하려는 이사들과 싸워야 할 판”이라며 “EBS마저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놓으려는 박근혜정부의 의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정배 지부장은 “안양옥, 구종상, 조형곤 부적격 인사 3인방은 자격이 없다. EBS마저 이념과 이데올로기의 싸움터로 만들고 역사 논쟁의 싸움터로 만들려는 박근혜 정권 하수인들은 EBS에 한 발짝도 발 들여놓을 수 없다고 지난주에 경고했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마지막 남은 카드를 EBS에 쓰려고 한다”며 “(방통위는) EBS는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들 뒤에는 수많은 학생 학부모가 있고 EBS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힘들게 쌓아올린 공공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정배 지부장은 또한 “부적격 인사 3인방도 부족해서 이젠 야권에서까지 권력의 힘이나 친분으로 이사 자리를 탐낸다는 믿고 싶지 않은 소문이 파다하다”며 “EBS이사 선임 며칠 남지 않았다. 방통위는 공추위의 요구, 국민의 요구를 존중해 주시기 바란다. 상식에 기초한 우리의 요구를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러한 요구를 무사하고 자격미달 부적격 이사들을 끝끝내 EBS이사로 임명한다면 방통위를 불법을 용인하고 획책하는 규제기관으로 규정할 것이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십시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쪽팔리는 짓은 하지 좀 맙시다”라고 비판했다.
내달 2일 새로운 이사들로 구성된 첫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KBS 구성원들 역시 ‘불량 인사들의 EBS 낙하’를 우려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권오훈 KBS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공약을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당선됐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도 없고 장악하지도 않겠다’던 이 공약 지킬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오훈 본부장은 “지금 다수이사들은 청와대로부터 얼마나 가까운지, 박근혜 정권의 역사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기준에 따라 자격이 안 되고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임되었거나 선임되려고 하고 있다”며 “누가 이 짓을 하고 있나. 바로 방통위 최성준 위원장이 직접 자기 손으로 청와대 낙하산 이사들을 공영방송 이사회에 내리꽂고 있다.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이런 식으로 청와대 하수인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처한다면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심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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