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들이 이제 TV에 데스크톱PC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한다. KT(대표이사 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대표이사 부회장 이상철)는 27일 IPTV 기능을 탑재한 PC를 각각 8월 말, 9월 초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일체형 PC(27인치 IPS 모니터, 윈도우즈 8.1 기반, 120GB SSD)에 IPTV와 유선인터넷 서비스를 묶은 일종의 신종 결합상품이다.

고가의 스마트TV 구매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세컨드TV를 원하는 고객층을 확보하고, 유선인터넷 네트워크 수요로 잡아두겠다는 목적이다. 안정적인 유선네트워크를 집안의 PC로 연결해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포석을 두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PC+IPTV+인터넷’으로 결합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이용자의 부담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PC만을 추가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담은 더 커진다.

KT는 27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IPTV 셋톱박스가 탑재된 일체형 PC, ‘올레 tv 올인원’을 8월3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U+TV가 제공하는 실시간 채널 및 VOD를 셋톱박스 없이도 시청할 수 있는 ‘일체형 PCTV’를 9월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일체형 PC에 IPTV 서비스를 탑재해 이용자가 TV와 PC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 이필재 미디어사업본부장은 “앞으로 ‘올레 tv 올인원’에서 더 나아가 밖에서도 집 안의 가전제품 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서비스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IPTV사업담당 박종욱 상무는 “일체형 PCTV는 IPTV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시청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 KT는 27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IPTV 셋톱박스가 탑재된 일체형 PC ‘올레 tv 올인원’을 공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Microsoft korea 최기영 대표, KT 이필재 미디어사업 본부장, LG전자 B2B 그룹 이상윤 전무, 인텔코리아 권명숙 대표 (사진=KT.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LG유플러스가 오는 9월 출시하는 PCTV (사진=LG유플러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IPTV와 인터넷 상품에 동시에 가입해 있거나 신규로 가입하면 백여만원에 이르는 일체형 PC까지 할인해주는 게 이 상품의 차별점이다. 그러나 이용자 ‘부담’ 측면에서 따져봐야 할 것은 많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은 이동전화, IPTV, 유·무선인터넷, 인터넷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PC까지 묶겠다는 게 이동통신사와 IPTV사업자들 전략이다. 제조사인 LG전자에게도 이익인 결합상품이지만 가장 큰 이득은 이통사들이 챙긴다.

예를 들어 KT의 IPTV 가입자가 ‘PC 겸 TV’를 두려면 인터넷 상품을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KT의 IPTV 상품과 인터넷 상품을 결합하면 월 요금은 3만3000원~7만400원 사이가 된다. 이 가입자에게는 새로운 3년 약정이 시작된다. 게다가 PC를 구입하는 비용은 별도인데 이 가입자의 경우, 3년을 약정하면 73만6천원을 PC 구입비용으로 내야 한다. 올레기가인터넷과 올레TV 요금제 동시가입자의 PC 구입비용은 42만9천원에 PC를 사야 한다. 그만큼 할인에 대한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PC+IPTV 일체형 상품은 유선인터넷 가입을 유도하고, 결합할인금액과 위약금을 동시에 늘려 가입자를 잡아두는 결합상품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결합상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사용기간이 길수록 늘어나는 위약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는데, 제조사와 IPTV사의 결합은 이 같은 제도개선안을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

▲ 서울 시내 KT대리점 앞에 붙은 마케팅 문구 (사진=미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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