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의 상승세가 무섭다. 첫 방송 이후 매회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용팔이>는 지난 20일 방영된 6회에서 20.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나갔다. 주중 미니시리즈 가운데 ‘마의 벽’ 20%를 돌파한 작품은 올해 들어 <용팔이>가 처음이다.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꼽히는 KBS <프로듀사>의 최고시청률이 17.7%였던 점을 감안하면 <용팔이>의 20%가 돌파는 더욱 놀랍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아직 6회밖에 방영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용팔이>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모아진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 그리고 종편과 케이블 등 비지상파방송의 비약적인 발전.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접어들면서 드라마와 예능 할 것이 전반적인 시청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시청률 20%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곧 안방극장의 채널 주도권을 잡고 있는 40~50대 주부를 비롯하여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은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모두 사로잡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극 초반 홀로 고군분투하며 드라마를 이끌어 오다시피 한 주원은 어떻게 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우선은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그의 외모와 말투를 꼽을 수 있겠다. 이 드라마에서 주원은 돈이 없어 엄마를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며,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조폭 왕진도 서슴지 않는 거친 인생을 선택했지만, 신장병을 앓고 있는 동생에게는 한없이 자상하고 따뜻한 오빠의 모습을 보인다. 드라마 중간 중간 새어 나오는 주원의 애교 섞인 표정과 말투를 보다보면, 그가 왜 ‘주원불패’란 말을 만들어낼 만큼 안방극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드라마 채널 선택권은 주부에게 있다. 뉴스 선택권은 아빠, 드라마 선택권은 엄마에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부들로부터 외면 받은 드라마는 결국 필패로 이어진다. 반대로,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흥행몰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기력이야 이제 말할 것도 없고, 타고난 눈망울과 눈빛, 그리고 애교가 묻어나는 그의 말투는 흥행을 위해 가장 먼저 사로잡아야 할 주부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데 있어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물론, 주부들의 마음만 사로잡는다고 해서 모든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주로 1인 가구의 형태로 거주하는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채널 주도권이 따로 없다. 바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그리고 이들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드라마가 ‘초대박’ 행렬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주부에 이어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춰야 한다.

이 지점에서 <용팔이>는 즉각적이고 빠른 전개, 그리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스토리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시청자로 흡수하고 있다. 또한, ‘용팔이’이라는 안티히어로를 앞세워 갑의 폭력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메시지까지 담아내고 있다. 적절하게 사회상을 반영하는 현실감각과 드라마적 판타지가 어우러지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재미요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용팔이>는 주원을 앞세워 화려한 액션과 수술 장면 등을 매회 빠짐없이 내보내고 있다. 이는 남성시청자가 좋아할 만한 소재와 자막으로, 여성 시청자에 이어 남성 시청자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이는 액션과 멜로, 그리고 깊은 감성 연기까지 고루 소화해낼 수 있는 주원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용팔이>는 누워있던 김태희가 깨어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친구를 약속한 두 사람이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나가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할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의 기대 요소 또한 풍족한 상황이다. 어떤 여배우와 붙여 놓아도 기대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주원이 여신으로 통하는 김태희와 엮어 나갈 멜로도 빼놓을 수 없는 시청률 상승요인이다. 20%를 돌파한 <용팔이>가 어디까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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