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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검사’… 종북 몰다 세월호 저격하고 방문진 이사 꿰차다[공영방송, ‘극우’에 취하다①]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
김수정 기자 | 승인 2015.08.20 07:47

※ 편집자 주_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지난 13일 KBS, MBC 두 공영방송의 새 이사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극우 성향의 부적격 인사들이 후보로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시민사회는 반대 및 철회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방통위는 인선 기준과 원칙에 대한 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정파 갈라먹기’ 아래 공영방송 이사진을 결정했다.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적 인물들을 대거 앉힌 이번 인선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스는 KBS와 MBC를 관리 감독하는 ‘이사회’에 내려온 인물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사 5인의 행적을 돌아보았다.

‘국가 정체성 회복’ 명분 아래 다양한 ‘극우’ 단체 탄생 주도

현재 법무법인 케이씨엘의 변호사로 재직 중인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는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 사건을 담당한 검사로 유명하다.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대검찰청 공안부 공안기획관,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대검 공안기획관이었던 1997년에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법조계에 몸담아 온 그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걸었던 시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부 차원의 과거사 진실규명 활동이 이루어졌을 때, 이 활동을 감시하겠다는 목적 아래 친북 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원회라는 민간단체가 생겼는데 고영주 이사는 자문위원을 맡았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신임 이사 (사진=연합뉴스)

2008년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북한민주화포럼 등 20여개 보수단체들이 모인 ‘반국가교육 척결 국민연합’ 발족에 참여했다. ‘반 전교조’를 표방하는 반국가교육 척결 국민연합은 “전교조는 학생들의 인성과 지식을 배양하기보다는 혁명투사를 기르는 좌익교육에만 관심을 가져왔다”며 “대한민국 건국정신을 훼손하고 후세들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전교조를 이제 해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고영주 이사는 또한 “광범위한 국가정체성 훼손행위를 조사해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는 취지로 2008년 만들어진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추진위는 2006년 결성된 친북 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를 ‘계승’한 단체로 역사교과서 문제, 전교조 문제를 앞장서 제기한 반면,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불법해킹 의혹 등에는 ‘안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뉴라이트 역사학계가 줄곧 요구하고 있는 ‘건국절’을 주창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추진위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자 2010년 <친북인명사전> 편찬사업을 펼치고, 100명의 명단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추진위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김수행 전 서울대 교수, 백낙청 서울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안병욱 전 진실화해과거사위원장,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선생 등을 ‘친북 반국가행위자’로 규정했다.

2009년에는 위원들 성향 문제로 갈등을 겪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반 전교조’인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추천으로 ‘친 전교조’로 분류됐던 주경복 건국대 교수의 빈자리를 채우자, 전교조는 “균형적 시각과 합리적 조정으로 사립학교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사학분쟁조정위까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채워 기득권 세력과 사학을 옹호하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한 바 있다.

고영주 이사는 2010년에만 2개의 단체 결성에 간여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본 이념으로, 한반도 유일합법 국가의 정통성을 수호하겠다”는 자유민주주의시민연합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보수세력연합인 미래한국국민연합 탄생에 기여했다. 미래한국 국민연합에서는 공동대표를 맡았다.

2011년, 2014년에는 각각 국가정상화추진위, 통진당 해산 국민행동본부에 속해 있으면서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해산 청원에 앞장섰다. 2014년 말에는 새누리당 추천을 받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하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선임됐다. 세월호 유가족을 ‘떼쓰는 사람들’이라고 힐난하고 MBC의 세월호 보도를 옹호한 고영주 이사가 특위 위원이 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에서는 “원활한 위원회 활동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고영주 이사는 1995년 홍조근정훈장, 1997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고 ‘반 헌법적인 정치 집단 등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친북인명사전 편찬 작업 등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 확립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제7회 우남이승만애국상을 수상했다.

“해경이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느냐”… 그의 ‘말말말’

<조선일보>, TV조선, 채널A와 같은 보수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는 인사인 만큼 그는 다양한 사안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발언을 많이 해 왔다. 지난해 2월 부림사건 재심 당시 ‘무죄’가 나오자 그는 “좌경화된 사법부의 판단으로 사법부 스스로 자기부정을 하는 것”, “(이번 판결은) 좌경의식화 학습을 받은 사람들이 현재 중견 법관까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질타했다.

부림사건을 소재로 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미화하기 위한 뻔한 내용일 것 같아서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다”며 “부림사건은 ‘공산주의 건설을 위한 의식화 교육 사건’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법원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종북’이라고 매도했던 변희재 정치평론가에게 ‘명예훼손’이라며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고영주 이사는 “종북을 종북이라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이 대표가 종북이 아니라는 전제로 깔고 내린 판결로 보인다”며 “이 대표는 그간의 보도나 정부의 위헌 정당 심판을 받고 있는 정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종북 성향을 띠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9일, 헌재가 8:1로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것에 대해 고영주 이사는 “역시 헌법재판관들은 상식을 가진 분들”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만장일치로 되길 바랐는데 반대한 한 분을 이해할 수 없다”고 기각 의견을 낸 김이수 헌법재판관을 비판했다. 고영주 이사는 법무부의 용역을 받아 통합진보당 위헌성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민변의 폐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고영주 이사는 ‘반 민변’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영주 이사는 “변호사의 변론권은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인권을 위해 법이 보호할 수 있는 행위를 허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금 민변은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이익이 아니라 변호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론권을 활용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그의 역사관, 가치관이 공영방송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능을 하고 있는 방문진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고영주 이사는 감사를 맡고 있던 2012년 9월 7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2003년 방송된 <PD수첩-16년간의 의혹,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편에 대한 공정성을 지적했다.

이후, 2012년 12월 경과보고를 받은 후 일부 여당 이사들은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에게 KAL기 폭파 문제를 다룬 당시 <PD수첩> 방송이 “불공정 편파방송”이라며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듬해 1월에 실제로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이라는 프로그램이 <100분 토론> 대신 긴급 편성됐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MBC가 불공정 보도로 도마에 오르고 있을 때도, 그는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경이 79명이나 구조했는데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느냐”, “선박 회사에 비판을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정부를 왜 끌고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등의 발언을 통해 MBC 보도를 감쌌다.

감사에서 이사로 방문진 내에서 자리만 바꾼 그는 차기 방문진 이사장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대부분 가장 나이가 많은 이사가 호선으로 이사장을 맡는 관행에 따르면, 1949년생으로 최연장자인 그가 이사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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