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의 개국을 이끌었던 노종면 전 방송제작국장이 1달 가까이 지속된 국민TV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노종면 전 국장은 현 경영진의 ‘무능’을 지적하며 ‘조건 없는 퇴진’을 촉구했다.

▲ 국민TV 데일리 방송 <뉴스K> 개국을 지휘하고 <뉴스K> 초대 앵커를 맡았던 노종면 전 방송제작국장이 17일 미디어협동조합 게시판에 국민TV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종면 전 국장은 17일 미디어협동조합 조합원 게시판에 <조합원 노종면입니다. 고민 끝에 글 하나를 올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현재 미디어협동조합 경영진 전원의 조건 없는 퇴진을 촉구했다. 18일 현재 이 글은 조회수 1000을 돌파한 상태다.

“저는 지난해 능력의 한계와 방송 정책상 내부 이견을 핑계로 국민TV 조합원들이 부여해주신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퇴사를 했다”는 말로 글을 시작한 노종면 전 국장은 “제가 퇴사한 이후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면서 회사 내부와 조합원들 사이에 이른바 ‘노종면 책임설’이 흘러다닌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면서 “조합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 시비가 명백한 상황에 침묵하는 것은 또 다른 무책임이요 비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글을 쓴 취지를 밝혔다.

노종면 전 국장은 “나름대로 미디어협동조합에 헌신했던 이들이 서로에게 상처와 모욕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럼에도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희망의 기회를 포기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희망의 기회를 누구보다 수월하게 일구어 낼 수 있는 주체는 현 경영진이고 그 방법은 조건 없는 퇴진”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전 국장은 미디어협동조합의 현 이사회 전원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무국장의 경우 신분은 직원이면서 사실상 경영진이라는 평가가 있는 만큼 실질적인 역할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판단하면 되리라 본다. 특히 대자보 철거와 징계, 조직개편에 사무국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사들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당당한 처신일 것”이라고 전했다.

노종면 전 국장은 “현 경영진이 퇴진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시비와 무관하게, ‘무능’”이라며 “현 경영진은 조합의 외연을 넓히기는커녕 조합원 이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고 그 책임을 노조에 돌리려 한다면 무능에 더해 비겁하다는 지적까지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협동조합에서 대자보가 뜯기고 대량 중징계가 단행된 사실만으로도 현 경영진은 조합 안팎에 일으킨 물의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 아무리 경영진의 입장을 우호적으로 고려해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끌고온 무모함과 미숙함은 이미 퇴진 사유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노종면 전 국장은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이르는 제작거부자들은 몇 달씩이나 월급 한 푼 못 받는 대량 중징계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이러한 책임을 모면할 설득력 있는 명분을 현 경영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내보인 입장이라곤 노동 탄압, 언론 탄압 세력의 그것에 불과했다. 대결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현 경영진은 여론전에서 이미 졌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종면 전 국장은 “국민TV 정상화의 최대 관건인 방송 제작 능력 회복을 위해서도 현 경영진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며 “방송 제작인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방송 제작 시스템이 여느 방송사와 다른 국민TV에서는 국민TV에 특화된 방송 제작 인력이 절실하지만 현 경영진은 기존 방송 직원들에 대한 대량 징계로 이미 손에 피를 묻혔고 사태 해결의 충정으로 출연 거부에 나선 외부 출연자들과도 결별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라디오를 총괄하다 지난 3월 국민TV를 떠난 김용민 PD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조 비대위 징계 철회, 출연거부 해제, 이사회 혁신 등 3가지를 ‘국민TV 정상화’ 방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노종면 전 국장은 “출중한 방송 제작자 김용민 PD의 복귀(‘백의종군’) 가능성까지 열린다고 하니 현 경영진의 퇴진은 국민TV의 방송 제작 능력 회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끝으로 그동안 현 경영진이 보여준 국민TV를 위한 노고와 헌신이 이번 사태로 덮이지 않게 하는 길 역시 '조건 없는 퇴진'에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전직 라디오국장, 방송제작국장이 국민TV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미디어협동조합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상운 사무국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스스로 나간 사람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책임하게 떠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두 사람이 밖에서 언론 플레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팬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싸움에서 경영진이 패했다는 말은 자신이 여론전을 이끌었다는 말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노동조합(위원장 김영환)은 일방적인 조직개편·인사와 징계·노조 불인정 통보 등에 항의하며 지난달 22일부터 제작거부를 해 벌써 28일째를 맞고 있다. 미디어협동조합은 13일 제작거부 노조원에 대한 인사위원회 재심을 열어 총 12명을 징계했다. 4명은 정직 3개월, 8명은 정직 2개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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