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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3연임 이사? 이미 EBS에서 나왔다”[기고] 비리와 자질 부족으로 점철된 EBS이사회, 바로잡아야
홍정배 / 언론노조 EBS지부장 | 승인 2015.08.18 02:08

공영방송 존립의 목적은 국민의 공익에 있다. 공영방송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균등한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독립되어야 하며, 공영방송사의 주인은 대통령도 행정부도 정치권도 아닌 ‘국민’이다. 하지만 지금 공영방송사의 주인인 국민을 대신하여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진행 중인 곳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다.

지난 13일 방통위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편향적 역사관과 언론관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들을 다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 자리에 앉혔다. 차기환 전 방문진 이사가 KBS 이사로 확정됨에 따라 공영방송 초유의 ‘3연임’ 인사가 탄생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사실 EBS이사회에는 이미 3연임을 했던 이사가 있다. 바로 이춘호 이사장이다.

   
▲ 곧 임기가 종료되는 5기 EBS이사회. 가운데에 자리한 인물이 이춘호 이사장이다. (사진=EBS)

2008년 KBS이사로 정연주 사장 불법 해임 사태에서 활약했던 이춘호 이사장은 곧바로 EBS 이사를 연임해 9년간 공영방송 이사를 업(業)으로 하고 있다. EBS는 ‘교육공영방송’이라는 다소 특별한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까닭에 다른 공영방송사보다 정치적인 사안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교육’ 분야 외의 보도의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지배구조 논의에 있어서도 중심에 있지 못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BS 구성원들의 5기 이사회 활동평가… “낙제점”

EBS 5기 이사들은 도덕성과 자질 문제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성동규 이사는 이사회에는 참석하지 않고 룸살롱 로비를 받았고, 이종각, 안양옥 이사는 술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EBS 구성원들의 명예는 이사회로 인해 땅에 떨어졌다. 그 당사자들이 명예회복 운운하며 차기 이사나 차기 사장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춘호 이사장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정치활동을 하거나 KT 사외이사를 겸임하는가 하면 관용차를 자가용 수준으로 활용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이춘호 이사장이 EBS가 제공한 차를 타고 KT이사회와 전경련 강연에 참석했다며 총 8000여만원의 금액이 부당 집행됐다고 밝혔고, EBS에게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공영방송사의 운영과 역할 수행에 부당함이 없는지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당사자가 책무는 망각하고, 국민의 교육공영방송 EBS의 위상을 고사하는 주범이 된 것이다.

최근 EBS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현 5기 EBS 이사회의 자질과 역할 수행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바 있다. 현 이사회의 구성과 선임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70%가 넘은 수준이고, 이사회의 3년 성적표에 매우 불만, 불만 등 낙제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 EBS 이사회의 ‘공영방송 EBS에 대한 이해와 비전’, ‘경영에 대한 판단능력’, ‘최고 심의・의결기구 구성원으로서의 위상과 전문성’ 등의 항목에 매우 낮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러한 공영방송 대의기구의 낙제는 공영방송의 운영과 공적 역할 수행의 낙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비리와 자질 부족의 부적격 인사들은 더 이상 EBS에 발붙여선 안돼

EBS의 경우 방통위가 EBS 사장 1인, 이사 9인, 감사 1인의 임명권을 행사한다. 방송과 통신 영역의 규제기관이며 중앙행정기관인 방통위에 절대적으로 종속된 구조로, 타 공영방송사에 비해 매우 취약한 현실이다. 행정기구 중심의 지배구조와 이사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의 답습은 공영방송의 문제점으로 직결된다. 

첫째, EBS는 무늬만 ‘공영’이지 ‘관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부에 종속되는 지배구조이다 보니, 자연히 정부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잦다. 예를 들어 잘못된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도 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비판은커녕, 국가가 하려는 사업에 대해 그저 산하기관처럼 움직이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져 결국 그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둘째, 조직문화가 점점 관료화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방통위와 교육부에서 교대로 이사와 사장을 선임하고, 그들의 지시를 받아 일을 하다 보니 내부 조직문화가 관료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간부들도 오로지 3년 임기인 사장과 이사회 눈치 보기에만 관심을 쏟게 된다.

   
▲ 홍정배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장 (사진=EBS)
이번주 방통위의 EBS이사회 후보자 공모가 마감된다. KBS와 방문진 이사 인선의 파행이 EBS에게도 이어질지, 혹은 더 참담한 결과로 국민들을 기만할지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BS지부는 △최소한의 상호견제가 가능한 여야 비율 6:3을 보장할 것 △이사 선임 과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 △이사 선정 기준을 명확히 밝힐 것 △EBS의 설립 목적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교육부 추천 1인은 복수 인사 추천방식을 도입하고 교원단체 추천 1인은 교총 이외에 다양한 단체로 참여의 폭을 넓힐 것, 이 네 가지의 요구 조건을 엄중하게 걸고 방통위를 끝까지 지켜 볼 것이다. ‘교육’과 ‘방송’의 가치에 걸맞지 않는 비리와 자질 부족의 부적격 인사들은 더 이상 공영방송 EBS에 발을 붙일 수 없다! 

홍정배 / 언론노조 EBS지부장  mediaus@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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