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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블랙투쟁, ‘시청자 사과’ 결정방통심의위 “공적책임·공정성·품위유지 위반”…일부 위원 퇴장
곽상아 기자 | 승인 2008.11.26 18:24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블랙투쟁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제재조치를 의결했다. '시청자에 대한 사과'는 재허가 심사시 방송평가에서 4점이 감점되는 중징계다.

   
  ▲ 서울 목동 방통심의위 ⓒ미디어스  
 
방통심의위는 지난 7월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편에 대해서도 공정성, 객관성 등을 위반했다며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의결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는 26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난달 8일 YTN <굿모닝 코리아 1부> <뉴스 오늘 4부> <뉴스 퍼레이드>에서 진행된 '블랙투쟁'에 대해 친정부 성향 위원 5인의 합의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던 야당 추천 위원 3인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의 표시로 도중에 퇴장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7조 '방송의 공적책임' 2항 (방송은 국민의 윤리의식과 건전한 정서를 해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9조 '공정성' 4항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 제27조 '품위 유지' 1항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이 적용됐다. 

이날 회의에서 박명진 위원장은 "사장 선임문제와 관련한 노조측의 일방적 입장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방송을 사용한 것은 방송의 공적책임을 위반했을 뿐더러 공정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처사였다"고 주장했다.

박천일 위원도 "YTN은 공적책임을 요구받는 허가받은 방송사로서 국민의 사회적 통념을 고려하고 정서와 윤리수준에 적합한 내용을 방송해야 한다. (블랙 투쟁을) 조직적, 고의적으로 했다는 것은 허가받은 보도채널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3개 조항을 적용해서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YTN이 그날 검은 옷을 입고 쾌청한 날씨를 보도해서 (나는) 뉴스를 보면서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YTN노조는 자신들의 불편한 심정을 검은 의상으로 표현하며 일방적 주장을 전달했다"며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무엇인가가 잘못됐다고 오도하게 할 수 있으므로 공정성 조항이 충분히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 박명진 위원장, 박천일 위원, 손태규 부위원장, 박정호 위원, 김규칠 위원  
 
손태규 부위원장은 "(구본홍 사장을 둘러싼 갈등은) YTN 내부의 문제이지 시청자의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 여러 상징적 표시를 통해 의사표시를 한 것은 일방의 주장을 전달해 시청자들을 오도하게 할 우려가 크다"며 "상복을 연상케하는 그런 복장을 하는 것이 과연 순수한 의도냐. 그것은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더러 방송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정호 위원 역시 "방송이라는 공공재를 이용해 회사내 갈등, 특히 노조의 입장을 내보낸 것은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많은 시청자들이 아침부터 보는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연출했으므로 방송의 품위 문제도 위반했고, 따라서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규칠 위원도 "시청자 앞에 나설 때는 검은 리본을 떼는 것이 방송인으로서의 품위"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 추천 위원들은 안건 논의 초반에 블랙투쟁을 진행한 당사자들로부터 의견진술을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에 항의하며 모두 퇴장했다. 지난 14일 방송심의소위는 YTN 보도국 간부의 의견만 듣고 최종 판단을 오늘 전체회의로 넘긴 바 있다.

엄주웅 위원은 "함께 블랙투쟁을 진행한 SBS, MBC 문제까지 다 염두에 두고 심의할 수밖에 없으므로 보다 포괄적이고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소위 의견진술에서 그 옷을 입은 당사자가 아니라 보도프로그램을 책임지는 책임자만 나와서 진술했으므로 직접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도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 왼쪽부터 엄주웅 위원, 이윤덕 위원, 백미숙 위원  
 
이윤덕 위원도 "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주지 않고 심의결정을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방송심의규정을 위배하는 것이다. 지난 번에 의견진술을 한 사람은 사측 입장을 대변한 사람으로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동조했다.

백미숙 위원 역시 "지난 소위 의견진술 내용을 보면, YTN사측을 대변하고 있는 취재부국장은 이번에 우리 심의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내부 직원들을 징계하겠다는 암시를 했다. 우리 위원회의 결정이 블랙투쟁에 참여한 기자, 앵커, 기상 캐스터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친정부 성향 위원 5인은 "의견진술은 방송국 자체에서 결정을 해서 보내주는 사람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많은 경우에서 당사자보다 프로그램 책임자가 왔다. MBC <PD수첩> 때도 책임 프로듀서가 왔다"(박명진 위원장), "우리는 방송프로그램만 심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나 사의 입장을 별도로 들을 필요가 없다"(박정호 위원), "또 하나의 특혜를 주는 것이다"(박천일 위원) 등 반대 입장을 나타내 무산됐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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