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는 세계 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주가는 하락하고 성장은 둔화되고 있으며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간 차별적입니다. 세계 대부분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일본과 중국은 그 영향을 덜 받고 있습니다. 세계 거의 모든 통화가 달러화에 대비하여 평가절하가 되고 있지만 엔화는 절상이 되고 있고 위안화도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일본 엔화가치가 상승하고 있긴 하지만 일본 주식시장도 폭락하고 있고 성장률도 2/4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일본경제가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위험에 처한 미국 금융기관을 일본계 초민족적 자본이 인수하는 등 외형적으로 보면 일본경제는 위험에 처한 미국경제를 대체하는 듯이 보이지만 이런 자본들의 인수합병이 성공으로 판명이 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일본계 초민족적 자본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엄청난 자본을 투자·투기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저성장, 자산디플레이션의 덧을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도요타 자동차가 최근 북미사업 부문에서 지난 1980년대 첫 진출 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였습니다.

철옹성 같은 중국경제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입니다. 주가하락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10%를 넘던 성장률이 3/4분기에는 9%로 둔화되었습니다. 수출시장의 축소, 위앤화 평가절상 등으로 수출증가율이 현저히 둔화되어 성장률 둔화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국은 자체적으로 부동산 투기거품이 꺼지고 있어 이로 인한 문제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금융위기 초기에 미국경제가 나빠져도 중국, 인도 등이 세계경제를 이끌 것이기 때문에(‘디커플링’ 효과) 그 위험이 예전보다 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최종소비자’ 역할을 해온 미국경제의 위기는 전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어 ‘디커플링’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듭니다. 미국 증권시장의 등락에 정확히 연동되어 움직이는 세계 각국의 주가를 보면 ‘디커플링’이 얼마나 현실에서 벗어난 이야기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경제 또한 그 영향의 정도가 조금 덜할지는 몰라도 미국경제 위기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