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다 죽이는 이명박 정권 규탄한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 당사 앞,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콘크리트 바닥에 모여 앉아 이렇게 외쳤다. 이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17개 지역신문 지부 기자들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지역신문 정책에 반대하는 뜻을 알리고자 제주도, 경남, 대구, 충청, 경기,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 26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지역신문 여론다양성 사수 결의 대회’참석자들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날 상경집회는 YTN 노동조합의 투쟁을 지지하는 의미로 참석자 전원이 검은 옷을 입고 진행했으며, 경향신문과 한겨레, 헤럴드 미디어, 동아일보 인쇄지부 등 서울의 신문노조 지부장과 조합원들도 함께 참석해 뜻을 모았다.

전국언론노조는 결의문에서 “지역신문과 여론다양성을 말살하려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전면전을 선포한다”면서 △삭감된 내년 지역신문발전지원 예산 전액 복구 강화 △신문지원기구 통폐합 방안 철회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존속 강화 △2010년 시한이 만료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한 연장 △ 신문법 개악 통한 신문·방송 겸영 허용 기도 중단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학수 경남신문지부장 ⓒ 언론노보
콘크리트 바닥 한켠에 앉아있는 이학수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위원장(경남신문지부 위원장)을 만나, 신문 마감에 한창일 시각에 서울까지 올라오게 된 사연을 들어봤다.

- 오늘 상경투쟁에 이어 내일은 사상 최초 ‘신문 지면 파업’까지 감행한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
= 언론노조가 ‘언론장악 저지 방송독립과 공공성 사수·YTN 사수를 위한 총파업’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지역신문지부들은 어떻게 파업에 동참할지 얘기가 오갔다. 그래서 신문들이 할 수 있는 ‘지면으로 싸우는’ 방식이 결정됐고, 언론노조 소속 17개 지역신문 노조 중 11개 신문노조가 동참하기로 했다. 파업 지면에는 신문뿐 아니라 방송 등 이명박 언론정책 전반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리는 내용의 기사를 공동으로 싣는다.

- 회사의 반발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
= 물론이다. 오늘(26일)자 1면에 전국 23개 지역신문사 명의로 “지역신문발전예산 보장하라”는 성명이 나갔지만, 회사는 노조의 지면 파업 결정에 많이 부담스러워하며 반대했다. 장기적으로 지역주민인 독자들을 위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적극 설득했다. 일단은 노조의 의지를 담아 1개면 전면 분량의 지역공동취재단 기사를 넘긴 상태다. 그리고 오늘 새벽차 타고 조합원들과 올라왔다.

- 집회 이후 국회의원 면담이 있다고 들었다.
= 각 지역별로 국회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면담을 간다. 우리 경남신문 지부와 경남도민일보 지부는 경남 지역구 최구식 의원을 만나기로 했다. 국회의원들이 선거 전에는 여론조사에서도 그렇고 지역여론 문화와 여론 다양성을 위해 애쓰겠다고 강조하더니, 막상 여의도 들어가고 나서는 딴소리다. 신문지원기구도 통폐합하겠다고 하고, 지역신문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니까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역살리자며 통과시킨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모른 척하며 폐기시키려고까지 한다.

- 이후 지역신문 노조들의 계획은.
=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거대신문 ‘조중동’의 말만 듣는 당이다.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따라서 지역민들 목소리를 담아내는 지역신문이 꼭 필요하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들을 때까지, 계속 계속 한 말 또 하고, 또 하면서 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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