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계 2위 티브로드(대표이사 김재필)가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 기술·고객센터에서는 인력 감축, 임금 삭감, 노조 깨기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원청 티브로드가 원청 티브로드는 이를 방치하면서 오히려 다단계 하도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현장의 노동자들을 더욱 옥죄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 허가로 지역독점 사업자가 된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주주를 위해 하도급업체를 쥐어짜는 것을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티브로드는 지난해 업계 최고 순이익 1068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4개 회사를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상장을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해 순이익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다단계 하도급을 늘리고 4대보험을 미납하는 식으로 비용을 줄여 이익을 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복수의 티브로드 지역센터가 올해 들어 희망퇴직을 단행됐고, 정리해고를 추진 중이다. 시간외근무를 줄여 임금을 삭감했다. 원청 티브로드는 2013년 약속한 상생지원금을 가입자 당 수수료에 녹여내는 편법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은수미 의원은 “지금 티브로드의 모습은 2013년 을지로위원회가 참여한 티브로드 원-하청 상생협약을 깬 것”이라며 “올해 국정감사 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문제제기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원하청 노사상생 파기·불공정거래 규탄 및 티브로드 케이블방송의 법인 통합 및 상장추진에 대한 정치·시민사회언론단체들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촉구” 기자회견 모습. 이날 기자회견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지역가입자단체 등 83개 시민사회단체,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은수미 이학영 송호창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사진=미디어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티브로드 상장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의 최성근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를 쥐어짜 천억원의 순이익을 얻었는데, 이제 그것을 노동자에게 돌려주는 게 아니라 주주에게 나눠주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목적을 위한 주식시장 상장은 티브로드 가입자, 노동자, 그리고 (미디어 공공성 차원에서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상장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티브로드가 반노조 경영을 포기해야만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의 이남신 집행위원장은 “태광그룹은 노조 탄압 기업으로 악명이 높다. 이런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현장 노동자 감원, 임금 체불, 임금 삭감을 중단해야 한다”며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해도 시원찮을 판인데 오히려 건바이 기사 같은 특수고용 노동자를 늘리고 있다. 상생협약을 파기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과 언론운동단체, 그리고 을지로위원회는 규제기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은 불법경영으로 감옥에 가 있다. 그렇다면 반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상식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비정규직 노동자를 쥐어짜고 합병하고 상장해서 폭리를 취하려고 한다. 이런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엄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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