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는 갈등을 빚어왔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부산시로부터 물러나라는 사퇴 압박을 받았으며, 영화제 진행을 위한 예산도 예년보다 원활하게 지원받지 못하는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부산국제영화제에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영화배우 강수연이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투톱 체제’를 맞게 된다. 참고로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이 투톱 체제로 간 건 이번만이 아니다. 이미 김동호-이용관 투톱 체제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끈 선례가 있다.

6일 오후 5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는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의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상영작이 어떤 영화인가를 알리는 자리는 아니었다.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 선정이 100% 완성되지 않아서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프로그램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자신 있다”며 올해도 300편 이상의 국내외 영화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수놓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배우 말고는 없었다”는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다는 건 머릿속에 없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가 힘들 때 (집행위원장으로) 들어가는 게 맞다.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할 텐데 (집행위원장을 맡는 것이) 제 배우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울 때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구원투수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 강수연,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 ⓒ박정환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려움을 겪은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알고 보면 영화제 출범 당시부터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난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해외에서 자국의 정치 때문에 망명한 감독이나 자국에서 상영 금지된 영화, 해외에 유출하기 힘든 영화들을 개의치 않고 예술적 완성도로 평가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했다”고 피력했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이 위임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채로운 점은 RP 마켓, 풀이하면 ‘엔터테인먼트 지적 재산권’에 대한 마켓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설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교장이 되는 아시아 영화 아카데미는 올해로 11번째를 맞으며 아시아 영화 펀드 역시 올해로 9번째를 맞아 열릴 예정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술 잘 하시는 분(전 김동호 집행이원장)이 떠나고 단독으로 위원장 하면서 쓸쓸했다”며 “이번에 술 잘 하시는 분(강수연)이 와서 좋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의 표명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에게 허락을 받고 말씀드리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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