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가 한 목소리를 냈다. 양대 노조는 공영방송 이사 3연임에 도전하는 차기환 현 방문진 이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지난해 10월 18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차기환 현 방문진 이사

차기환 이사는 2009년부터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 이하 방문진)에서 이사로 활동했다. 새누리당 추천을 받아 현재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차기환 이사는 박원순 시장 아들인 주신씨의 병역 회피 의혹,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사건 등의 변론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SNS에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의 게시물을 퍼날라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연임에 성공해 벌써 6년째 방문진 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곧 교체를 앞둔 KBS이사회에도 도전장을 냈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권을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결격사유가 없다’며 선임을 강행하려는 모양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사 새 노조)는 5일 성명을 내어 “KBS이사 선임이 표류하고 있다”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연임(6년)하며 MBC를 철저히 망쳐놓은 인물이 청와대의 강력한 지지아래 KBS 입성을 앞두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차기환 이사를 정면 겨냥했다.

새 노조는 “역대 공영방송 이사 가운데 3연임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리고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역임한 인물이 그 임기를 다 마치고 곧바로 KBS 이사로 자리를 옮긴 기록 또한 유일무이하다”며 “누가 봐도 상식에 어긋나는 인물을 도대체 왜 청와대는 이토록 밀어붙이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새 노조는 “차기환 씨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2009년부터 6년 동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연임하는 동안 김재철 해임안 부결 등에 앞장서며 MBC를 철저히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며 “대부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야당인사들의 저격수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온 것이 이번 KBS이사 청와대 낙점의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새 노조는 “3연임은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한다는 방송법 취지에도 어긋나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그를 강력히 KBS에 입성시키려는 의도는 뻔하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차기환 씨를 KBS 장악의 첨병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 말고 다른 뜻을 찾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KBS 구성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차기환 씨를 KBS에 밀어넣으려 한다면 새 노조뿐만 아니라 전체 KBS인들의 전면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 역시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MBC 방문진 이사를 두 번이나 하며 6년동안 공영방송 이사를 역임한 차기환 변호사가 이번에는 KBS 이사에 지원한 것도 기가 찰 노릇”이라며 “오죽했으면 야당 측 방통위원들이 3연임 금지를 아예 법제화하자고 나섰겠는가”라고 말했다.

KBS노조는 “그는 여야가 합의해 구성한 세월호 특위의 여당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KBS이사까지 겸임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과욕이요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사 선임은 정치인이나 대선참모의 KBS 이사·사장 지원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방송법 개정안이 발효된 이후 첫 적용 사례여서 그 의미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정치중립성을 훼손하는 인사들이 KBS 이사회에 한 발짝도 들어올 수 없도록 KBS노조는 죽을힘을 다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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