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의 일간베스트(약칭 일베) 이미지 노출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더 이상의 솜방망이 처벌은 안 된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중징계를 촉구했다. 특히, 잦은 사고를 내고 있는 SBS를 향해서는 “실수와 우연으로 설명할 단계를 넘어섰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민언련은 지난달 30일 SBS <8뉴스>는 헌법재판소 정식 심볼 대신 ‘반인륜 극우 사이트’ 일베 이용자들이 자신들을 상징하는 ‘ㅇㅂ’의 ‘ㅂ’을 포함시켜 합성 유포한 심볼을 노출시킨 것을 비판하는 <방통심의위, 일베 관련 솜방망이 처벌 더 이상 안된다> 성명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 SBS, 헌법재판소 로고 ‘일베’ 이미지 노출…벌써 6번째)

▲ 7월 30일 SBS '8뉴스'

성명에서 민언련은 일베를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조롱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폄하하는 등 인권유린과 민주주의 부정을 일삼는 사이트”고 규정하며 “특히, 특정 지역과 성(性)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등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글을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일베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식이나 왜곡된 이미지 제작·유포 등의 행위에 대해 “일베 회원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과시행위”라면서 “문제는 이들이 만든 일베 인증 이미지와 음원이 인터넷사이트를 넘어 방송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그 횟수와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Mnet <쇼미더머니4>에서 또한 일베 손가락 표식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통심의위의 심의결과, 2013년 8월부터 2015년 6월 말까지 총 17건의 일베 관련 방송 사고에 대해 ‘권고’ 8건, ‘주의’ 8건, ‘관계자에 대한 징계’ 1건의 제재를 결정한 바 있다. 이번 SBS <8뉴스>에서 헌법재판소 일베 이미지 노출이 18번째다. SBS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MBC는 4건이었다. 민언련은 “방통심의위로부터 조치를 받은 것이 이 정도이고 같은 기간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되었으나 민원에 접수되지 않은 사안도 3건 이상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 (자료=민언련)

민언련은 “처음 이런 방송사고가 나왔을 때에는 시청자들 역시 ‘실수’라는 점을 감안했다”며 “일베가 워낙 정교한 고품질의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 유포하기 때문에 급하게 방송을 제작하는 방송사나 외주제작사 실무자들이 인터넷 서핑으로 이미지 등을 다운받는 과정에서 빚는 실수라는 해명은 설득력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일베 방송사고만 17건이나 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대응을 넘어선 강력한 사회적 경고조치가 내려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방통심의위에 “일베와 관련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며 “대다수 심의위원들이 (일베 이미지 사용에 대해)자정 노력과 의지를 믿고 법정제재 중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결과, 불과 두 달 만에 똑같은 뉴스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의 제재가 방송사의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민언련은 SBS를 향해 “SBS는 현재 가장 많은 일베 방송 사고를 냈다”며 “SBS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고의성이 없는 담당자의 실수임을 강조하며 사과했고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번번이 약속은 허언이 됐다”며 “이제 SBS의 ‘일베’ 이미지 및 음원 사용 사고는 실수와 우연으로 설명할 단계를 넘어섰다. 입에 발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아닌 강한 의지를 갖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