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신문사들의 결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조중동의 매출은 9185억 원으로 전년대비 5.41% 줄어들었다. 하지만 매출 점유율은 63.9%에서 64.9%로 다소 상승했다. “신문 경영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져 메이저 신문보다는 여타의 신문사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종합일간지의 경우, 호남지역 신문사의 매출은 급락하는 반면 영남지역 신문사는 현상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등 주목할 만한 ‘지역 편차’가 드러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은 3일 <2015 신문사 재무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표된 39개 주요 신문사의 2014년 결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이다. 34개 종이신문사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1% 감소한 총2조3614억 원을 기록했다. 신문 유형별로 매출액을 보면, 전국종합일간지는 1조4153억 원(-2.85%), 지역종합일간지 2240억 원(2.86%), 경제지 6345억 원(1.70%), IT전문 424억 원(-6.38%), 스포츠지 391억 원(-22.88%), 무료신문 250억 원(-76.58%)의 매출을 기록했다. 5개 인터넷신문사의 매출액은 1275억 원으로 전년대비 -3.63%를 차지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체 인터넷신문사 중 극히 일부만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어 우리나라 전체 인터넷신문사의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조중동, 매출 총액은 ‘감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상승’

전국종합일간지는 2014년 1조415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2.85%를 기록한 금액이다. 조선일보의 매출이 3393억 원(전년대비 매출액 증감률 -0.59%)으로 가장 높았고, 중앙일보 2936억 원(-4.10%), 동아일보 2857억 원(0.53%), 서울신문 829억 원(-6.96%), 한겨레 812억 원(-0.55%), 경향신문 806억 원(-4.15%), 문화일보 663억 원(0.05%), 한국일보 569억 원(-7.50%), 국민일보 467억 원(-0.11%), 내일신문 419억 원(-26.14%), 세계일보 398억 원(3.08%)의 순이었다. 세계일보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신문사들은 현상 유지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매출액 기준 3대 메이저 신문사들(조중동)의 매출 총액은 9185억 원으로 전년대비 5.41% 줄었지만, 매출 점유율은 64.9%로 다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조중동을 제외한 8개 신문사들의 점유율이 35.1%로 하락한 결과이다. 신문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조중동의 과점이 커졌다는 얘기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종합일간지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리라는 것은 명백하지만 메이저 신문사들보다 여타의 신문사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향이 2014년의 특수한 사례인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손실 추세는 매출 부진보다 훨씬 낙폭이 컸다. 11개 신문사의 2014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4.62% 줄어든 450억 원에 그쳤다. 주목할 것은 조선일보의 성과인데, 조선일보는 당기순이익 306억 원으로 전국종합일간지가 기록한 당기순이익의 68.02%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내일신문이 101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으로 22.46%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 두 신문사의 순이익 합이 전체의 90.48%에 달해, 사실상 두 신문사를 제외하곤 순익을 본 신문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조선일보가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사업 수익이 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23% 급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조선일보는 임대수익으로 88억원, 뉴미디어매출액으로 91억의 이익을 봤다. 이에 대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조선일보는 신문출판 본연의 업무보다 사업수익 및 임대수익 등이 손실을 보전(321억 원)해주는 효과가 컸다”며 “뉴미디어부문은 신문 콘텐츠를 바탕으로 하기에 논외로 한다면 기타수익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 외에도 중앙일보에 대해서는 “종합미디어 그룹을 지향한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재무제표상의 여러 지표들을 감안했을 때, 사업을 벌이기보다 선택과 집중으로 핵심 사업을 키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에 대해서는 “결국, 채널A가 방송시장에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에 따라 경영 불안요소가 해소되거나 증폭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와 관련해 “매출액 감소는 전국 종합일간지가 공통적으로 겪은 현상이라 하더라도 지난 5년간 이어왔던 흑자 기조가 적자(11억 원)로 돌아선 것이 아쉽다”며 “신문 부분의 4억 감소가 매출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에 대해서는 “2013년과 비교해 경영성과가 좋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에 대해서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3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며 “장재구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로 196억 원의 배상명령을 받은 상태(1심 확정, 항고 진행중)다. 여전히 회생과 관련한 채무는 409억 원에 달한다.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한국일보 노사가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신문 2.89% 매출 성장…호남지역은 ‘급락’, 영남지역은 ‘현상유지·소폭성장’

지역종합일간지(9개사)는 2014년 전년대비 2.89% 성장해 총매출 2240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조중동 등 소위 3대 전국종합일간지의 1개사 매출에도 못 미치는 것이지만 전반적인 신문업계의 침체 상황 속에서 이룬 성과”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2013년 -131억 원에 이어 2014년 -82억 원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손해 보는 성장을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봤을 때 호남은 ‘급락’했고, 영남은 ‘현상유지’ 혹은 ‘소폭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경제지(8개사)의 2014년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성장한 6345억 원, 전체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14.39% 늘어난 365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반적으로 성장세였지만 개별 신문사별로는 경영 상황이 다소 달랐다”고 설명했다. 매체별로 매일경제와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한국경제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이데일리와 파이낸셜뉴스, 헤럴드미디어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신문유별 중 IT전문지(2개사)의 경우 “전자신문이 -10.86%로 역성장한 여파로 전년대비 -6.38% 성장해 총 425억 원에 이르는 합계 매출을 달성했다”며 “전자신문은 최근 5년여 간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컴퓨터 및 정보통신’이 광고업종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단통법의 영향으로 통신 광고 등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포츠지(2개사)는 2008년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2014년 전체 매출은 392억 원으로 22.88% 감소”했다. 무료신문(2개사) 역시 2010년 정점으로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정치면 중심 구조, 인터넷 대응 전략 부재 타파해야 신문에 '미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종합일간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며 “여전히 정치면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사회구조에서 정치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에 쉽게 떨치기 힘든 유혹일 수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혹은 이념적 논쟁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넘어간 상태”라며 언론 지형의 변화에 신문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역종합일간지들은 몇 년 전부터 1면을 지역중심 뉴스로 바꾸었다”면서 “전국종합일간지와 동일한 지역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라 중앙 정치 뉴스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향한 세 지역 신문사들(경남신문, 매일신문, 부산일보)의 공통된 구호가 ‘지역 중심, 독자 중심’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지역종합일간지는 특화된 영역(지역 뉴스)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지’와 관련해서도 “신문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 상황 속에서도 경제지들이 호조를 보이는 것에서도 이런 주장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며 “즉, 여러 신문 중의 하나가 아닌 특정 분야의 유일한 신문이 될 때, 해당 신문의 미래에 여명이 비칠 것이다. 아울러 그 분야와 관련된 문화 사업에도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독자들이 인터넷으로 뉴스 이용 패턴을 바꿔갈 동안에도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홈페이지 구축 및 온라인 뉴스(종이 신문의 기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서비스 제공으로 할 바를 다한 것처럼 대응했다”며 “결과적으로 온라인 독자들은 늘었지만 그 실익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과 같은 포털에게 전이되었을 뿐”이라며 ‘인터넷은 스스로 판 무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포털이 성장하는 데 뉴스가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신문사 공동의 대응이 미진했던 까닭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겨간 꼴”이라며 “사후약방문이더라도 포털과의 관계는 재정립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뉴스 통신사가 언론사를 배제하고 독자들에게 직접 뉴스를 배포하는 것이 온당한 행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신문사들이 연합뉴스에 압박을 가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이미 늦은 것 같다. 그러므로 속보보다 뉴스의 신뢰성과 내용의 충실성, 기사의 분석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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