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냥 넘어 가려나 살짝 방심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더위가 어마어마한 폭염의 시대가 왔습니다. 소리 없이 장마는 끝났고, 폭염수도라 할 대구는 연일 어마어마한 날씨를 자랑하는데요. 이런 날씨엔 저녁에 하는 야구라 해도 상당한 ‘더위’와 함께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날씨가 결국 삼성 라이온즈 질주의 시작이라고도 하죠. 더위가 유명한(?) 도시 ‘대구’를 연고로 한 팀, 삼성 라이온즈는 분명 ‘더위에 강하다’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모든 선수가 대구출신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 탓일까요? 더워지면 더 잘하는 건 분명합니다.

▲ 삼성 라이온즈 주장 박석민은 더위가 본격화된 7월말, 맹타와 함께 3할에 복귀했습니다.
2위 NC와의 맞대결에서 위닝시리즈를 결정짓는 두 번째 맞대결 승리, 그 중심엔 주장 박석민이 있었는데요. 대구고를 졸업한 지역출신 스타 박석민의 어제 우승소감엔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오늘 너무 더워서 매일 하던 특타 양을 줄였는데 오히려 배트를 돌리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말이죠. 전국적으로 더운 건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대구에서의 더위는 분명 어마어마한 수준, 충분히 공감 가는 이야기입니다.

열정적인 자세로 경기를 준비하고, 또 스스로의 경기에 대한 다짐과도 같은 과정인 '특타'. 이 다소 어마어마해 보이는 훈련구간은 일정 선수들에게 돌아가면서 주어지는 훈련시간이자 훈련 프로그램에 있어 한 방식인데요.

전지훈련지에서는 매일매일 그 '특타'를 수행하는 선수들이 조를 짜서 준비되어 있습니다. 훈련시간의 한 부분과도 같은 이 특타는 "특별타격훈련"이라는 말과는 달리 거의 일상처럼 함께합니다. 영어약자로는 E.T. 'extra training’이라고 쓰는데 오히려 이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좀 더 하는 훈련의 의미가 크죠.

이 특타라는 훈련이 많은 야구팬들에게 올 시즌은 참 익숙하게 자리하는 듯합니다. 바로 특타로 유명한, 또 특타라는 아이템을 원정경기에서도 선보이는 팀 ‘한화’ 때문인데요.

한화팬들이나 올 시즌 한화를 주목하는 야구팬들은 이런 '특타'와 김성근 감독이 경기 뒤에도 나서는 펑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열정적으로 시즌을 보내며, 그간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한화의 도전에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한화의 특타를 비롯한 이런 과한(?) 훈련과 빡빡한 일정에 비난을 보내기도 하고 이런저런 지적도 하는데요.

▲ 올 시즌 최고의 돌풍을 일으키는 팀 한화. 홈에서는 물론 원정에서도 특타는 빈번합니다.
어디에도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어제 같은 날씨에 특타를 쉰 박석민의 맹타를 보면 휴식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화의 맹훈련에 피로감을 느끼는 선수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마다의 견해는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라는 종목엔 지금 뜨거운 키워드인 '특타'와 같은, 결국 이 같은 힘겨움들이 바탕에 있습니다.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의 이면에는 전지훈련을 치르는 동안 어느 팀과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훈련의 시간이 있다는 걸, 고참인 이승엽이나 진갑용부터 이름조차 낯선 어린 선수까지 예외 없이 진행되는 '특타'와 여러 훈련이 있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 시간들은 한화나 삼성을 포함, 많은 성과를 보이는 팀들에게 공통으로 존재했다는 거죠.

더위 속에서의 훈련은 분명 여러 고민도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수들은 가장 추운 시간을 가장 덥고 힘들게, 또 긴 훈련의 시간으로 채워왔습니다. 그 결과들이 오늘도 우리가 환호하는 야구의 바탕이라는 되어주겠죠. 야구란 아마 준비의 힘겨움을 바탕에 둔 종목인 듯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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