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대학농구의 열기 속으로 빠져드는, 이른바 ‘3월의 광란’이 매년 봄이면 함께한다고 합니다. 스포츠 자체에 대한 열기와 인기가 높은 미국에서도 이 NCAA 남자농구 챔피언십은 열기가 대단한데요. 이런 열정 가득한 스포츠 환경들이 부럽기도 한 우리의 현실, 특히 ‘농구’에선 차이가 커 보입니다.

▲ 올해로 어느덧 31회째를 맞이한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농구대잔치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추억팔이’가 가능한 프로농구의 답답한 오늘, NBA 파이널에도 많은 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면 우리의 농구 열기는 분명 가능성이 큰데요. KBL의 현실은 여러모로 농구의 내일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주는 것 역시 사실이죠.

허나 최소한 우리농구에도 밝은 내일은 늘 함께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대학농구’에 있습니다.

다른 종목에서도 ‘리그’가 정착된 학원스포츠. 물론 대학농구도 대학농구리그가 대표적입니다만, MBC와 꾸준하게 함께하고 있는 이 대학농구대회의 열기와 가능성은 우리 스포츠에 새로운 내일을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이 대회의 의미 가운데 큰 부분을 찾는다면 바로 대구 인근지역인 경북에서 꾸준하게 대회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올해 대회가 펼쳐지는 경산, 2010년대 언저리부터 무려 세 번이나 대회를 유치했던 김천, 또 뒤를 이어 두 번이나 개최한 영주, 모두가 경북에 위치한 도시들입니다. 이 개최지의 의미 가운데 하나라면 대구와 경북에는 마땅한 프로팀이 없다는 것. 또 대학이나 학원 스포츠 팀으로도 전국 규모의 호성적을 보이는 농구팀은 없다는 겁니다.

학원스포츠에 대한 관람문화나 중계의 열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기존 팀의 저변이나 분위기가 없는 지역의 대회는 얼핏 생각하면 그리 큰 동력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천부터 시작해 영주와 경산으로 이어지는 이 대회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생각보다 높다는 걸 볼 때 그 의미가 큰데요.

그나마 있던 연고팀마저 떠나간 프로농구의 현실과,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농구열정을 보여준 지역의 모습, 야반도주하듯 떠난 팀으로 인해 인근지역 내 농구팀은 하나도 없는 지역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농구는 뜨겁습니다.

▲ 작은 도시에서의 전국대회에 대한 열기와 관심, 무심히 넘길 대목이 아니죠.
2000년대 초반 지역에 머물던 팀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돌이켜 볼 때, 학생들이나 일반인을 상대로 한 지역에서의 아마추어 농구대회에 대한 뜨거움을 떠올릴 때, 그리고 최근 들어 부쩍 지역에서 자주 펼쳐지는 대학농구에 대한 열기와 지역의 관심들을 생각해 볼 때, 이런 대학농구의 가능성과 우리에게도 NCAA 같은 새로운 뜨거움 가득한 농구의 내일에 희망을 확인하게 됩니다. 한편으론 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했고 가능할 농구의 열기와 농구의 내일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아쉬워집니다.

자~ 일단 이번 주 펼쳐지는 이 대회, 대학농구의 최강자를 만날 시간을 기다려보죠. 준결과 결승이 금요일까지 펼쳐집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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