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부 신드롬에 이어 김영만 아저씨 대란을 이어가는 승리의 마리텔(마이 리틀 텔레비전). 김영만 아저씨의 방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신세경. 아역 배우 시절 아저씨와 함께 종이접기 코너를 진행했던 그녀는 마치 우리처럼, 15년 만에 아저씨와 재회했다.

충무로와 스크린을 오가는 여배우가 스스럼없이 커뮤니티 동영상 서비스에 출연한 놀라운 이력만큼이나 세경 씨는 각별한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이날의 세경 씨는 마치 백설공주처럼 빨간 원피스에 빨간색 왕 리본을 붙였다. 소박한 하얀색 티에 꿰어 입은 붉은 치마라 도리어 그 컬러가 소박해보일 지경이었다.

다소 친근하리만큼 수수한 이 의상 선택엔 친절한 세경 씨의 남다른 배려가 숨어 있었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그녀가 나타나자마자 “아!” 했을.

9살 세경이와 종이접기 아저씨가 봉인되어 있는 15년 전의 자료화면에서 아무리 커다란 리본을 달아도 아저씨보다 한참 작았던 그 꼬마 아가씨가 있는 힘껏 멋을 부리며 입고 나왔을 빨간색 원피스와 빨간 리본. 이날의 세경 씨는 15년 전 “꼬마 아가씨 드레스”를 입고 나왔던 것이다. 빙그레 웃었다가 아저씨의 한마디에 뭉클해졌다. "아이고, 내 새끼. 이렇게 컸어."

“나이 든 사람들은 자기들이 잘못해 놓고 젊은 세대만 욕하죠. 왜 그러냐고. 왜 그것밖에 못하냐고. 지금 젊은 세대는 정말 잘 해내고 있습니다.”

15년 전의 종이 접기 아저씨 콘텐츠는 분명 추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아련하고 몰랑몰랑한 감수성 이전에 보다 단단한 외침이 내 마음을 흔든다. 덩치만 커졌을 뿐 아직 종이접기조차 마스터하지 못한 우리들은 내내 꾸중만 듣고 살아왔었다. 더 치열하라고. 더 아파하라고. 우리가 젊을 땐 니들 같지 않았었다고.

반복되는 자괴감과 기성세대를 향한 원망으로 피폐해진 청춘에게 15년 전의 그 아저씨가 말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정말 잘 해내고 있다.’라고. 빨간 리본을 달고 15년 전으로 돌아간 세경 씨에게 내 유년을 투영해 본다.

그리고 옆자리에 서서 답을 알기에 입을 떼는 순간부터 위로가 되는 어리광 섞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래도 저 그럭저럭 잘 자라온 거죠? 정말 잘 해내고 있는 거 맞죠?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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