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이사장 서영석)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제작거부 3일째인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영환, 이하 비대위)와 사측은 국민TV 패널 등 제3자로 구성된 중재단의 권유로 오늘 오전 대화를 시작했으나, ‘노조 인정 여부’를 두고 평행선을 달려 결국 중재가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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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인사와 징계를 철회할 것, 노조를 인정할 것, 현 사태에 대한 대화를 요구하며 지난 22일 0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측은 징계 철회 요구를 빌미로 제작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사규와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국민TV 패널로 출연하는 가수 손병휘 씨, 정치평론가 이강윤 씨 등이 중재단 구성 등 중재를 시도했으나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

상황은 23일 오후 달라졌다. 비대위에 따르면 23일 오후 사측은 중재단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 역시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며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 ‘업무복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작거부 3일 만인 24일 오전 9시, 노사 대화 자리가 열렸다. 비대위는 △조직개편 원점 논의 △노조 인정을, 사측은 △징계 문제제기는 인사위 재심에서 소명할 경우 감형 △조직개편은 일단 실시 후 8월 29일 새 경영진과 논의 후 평가를 각자의 안으로 준비해 대화에 임했다. 그러나 대화 자리는 30분 동안 공방을 벌이다 결렬됐다. 그간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갈렸던 ‘노조 인정’ 여부 때문이었다. 정직원이 아닌 프리랜서가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측은 비대위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앉자마자 저희는 노조 비대위 지위로 있는 것임을 확인하고자 했다. 그런데 사측은 ‘너희는 노조가 아니다’라며 ‘제작거부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의 대표일 뿐’이라고 했다”며 “제작거부는 노조 총회 의결 사항이었다. 이후 제작거부 철회, 업무복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등 모든 과정은 ‘노조 대표’로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 부분이 인정이 안 돼서 다시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니 일단 대화를 시도하는 뉘앙스를 보여주려고 하면서도 대화를 진전시킬 마음은 없지 않나 싶다. 사측이 제출한 안도 전혀 진전이 없다.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고 한 건데 소명하면 감형해 주겠다는 수준이니…”라며 “조직개편안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한 것이니 철회할 수 없고 시행 안 해 보고 어떻게 아느냐는 식인데, (저희 요구를) 안 받겠다는 의지 표명밖에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하자고 해서 기대가 큰 상태로 임했는데 (노조 인정을 안 해줘)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더불어 중재단 노력 자체도 기만적으로 무산시킨 게 아닌가 보고 있다. 중재단 분들은 대부분 국민TV 출연진인데, 이 상태로 가면 다음주 쯤에는 출연 거부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반면 사측 대표로 나온 조상운 사무국장은 “비대위는 노조 총회를 열어 제작거부를 결의했다는데 제작거부 인원은 12명(프리랜서 직원은 포함시키지 않음)으로 1/3밖에 안 된다. 과반도 안 되는 인원이 제작거부를 하는 것이 어떤 정당성이 있느냐”라며 “그래서 (노조 대표가 아닌) 제작거부를 하는 일부 직원들 대표라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조상운 사무국장은 “회사는 (직원들이) 이 상황을 끝내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아직 업무복귀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마냥 이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저희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화를 해서 어떤 결론을 도출하는 게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노조로 인정해 주지 않으면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하니, 사실 (사태 해결의) 키는 그쪽이 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협동조합은 27일 오전 임직원 조회 후, 회사의 입장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연다. 서영석 이사장과 조상운 사무국장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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