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설명회를 열고 사이비언론 행위 및 어뷰징(abusing) 근절을 위해 포털뉴스 제휴심사 권한을 갖는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연내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양대 포털의 발표에 인터넷 매체사를 비롯해 미디어업계 전반이 주목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바일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고, 중장년층 조차도 지상파 뉴스에서 모바일 뉴스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인터넷 뉴스 유통 플랫폼의 힘이 날로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포털은 자체적으로 뉴스제휴평가를 실시해 왔으나, 평가 기준이나 운영의 투명성 문제에 있어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고, 포털 측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독립적인 기구에 제휴평가를 맡기겠다는 것이 주된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나름대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입장도 있는 반면, 사이비 언론이나 어뷰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 그리고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인터넷 뉴스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5(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2013년 TV보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높아졌고, 조사에 참여한 12개국 총 2만 3155명 가운데 45살 미만의 이용자들은 뉴스 접근 경로 1위가 인터넷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의 BBC가 뉴스 채널을 인터넷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할 만큼 뉴스 이용자들의 이동은 급격하다.

▲ 지난 5월 28일 네이버-다음카카오,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설명회'에서 임선영 다음카카오 이사(왼쪽)와 유봉석 네이버 이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언론계 중심으로 구성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매체의 자격을 평가하면 양사가 이를 바탕으로 뉴스 제휴를 맺거나 연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국내 인터넷 뉴스 유통 생태계는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양대 포털을 경유하는, 또는 경유해야 하는 독과점적 소비구조를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해 포털이 ‘갑’이 될 수밖에 없는 생태계 구조가 형성되었다. 뉴스 공급사와 포털 간의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뉴스 공급사는 어떻게든지 제휴에 들어가기 위한 자극적인 뉴스 콘텐츠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채워진 함량 미달의 기사들, 미확인 정보 기사들, 편향적인 기사들이 포털의 메인을 장식하게 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포털이 뉴스서비스를 실시함에 있어 인터넷 공론장에 대한 역할론을 배제하고 인터넷 뉴스의 신뢰도 하락을 해당 언론사에 전가했다고 비판한다. 포털의 영향력이 강해지면 질수록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미디어와 언론인에 대한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언론사닷컴, 인터넷신문, 소셜미디어는 타 매체보다 현저히 신뢰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사이비 언론과 어뷰징 등이 인터넷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온라인 저널리즘의 훼손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양대 포털이 제안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애초에 뉴스 공급사들이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자유와 시장주의가 기본이 되어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포털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되는 구조로 고착화되는 상황 속에서 뉴스 콘텐츠의 변질 또한 자율에 맡겼다. 이에 대한 결과물이 인터넷 뉴스들의 신뢰도 하락이다. 온라인 저널리즘 회복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와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독립적 위원회의 결성 말고도 인터넷 본연의 문화다운 자유롭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발상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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