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과 YTN플러스·YTN사이언스가 현 YTN플러스 대표이사 류희림 씨 일가 관련 보도를 지난해 3월부터 올해까지 총 25회 한 것으로 확인됐다. YTN플러스는 YTN이 출자해 만든 계열사이다. 계열사 대표 일가족이 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이를 알 길 없는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이자,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비판이 제기된다. YTN노조는 ‘류희림 일가 홍보매체’냐고 반발하며, 해당 보도가류희림 씨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류희림 대표이사는 “기사 가치가 있어서 보도했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YTN지부(지부장 권영희)는 13일 노보를 통해 “YTN이 류희림 일가의 홍보매체로 전락하고 있다”며 “YTN은 류희림 씨의 배우자가 교장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와 친누나가 운영하는 버들식당을 반복적으로 홍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벤자민학교는 단월드의 창시자 이승헌 씨가 세운 학교이다. 류희림 씨는 YTN 사이언스 본부장을 지냈으며 현 YTN플러스 대표이사이다.

▲ 7월 13일자 YTN노보

YTN지부는 “YTN 등이 벤자민학교와 관련해 다룬 소재는 대부분 보도가치와 거리가 멀다”며 “교내 활동과 학교 측이 주최한 행사가 대부분이었고 학생과 멘토단 등 학교 관련 인사들을 자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벤자민학교 측이 입학전형을 홍보를 위해 제작된 영상에도 ‘YTN’이라는 워터마크가 달린 채 홈페이지를 통해 노출됐다고 한다.

YTN지부는 벤자민학교에 대한 홍보가 “낯 뜨거운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YTN사이언스가 개최한 ‘청소년 미디어 아카데미’의 경우, 벤자민학교 학생들이 참여했고 해당학교의 유관 매체인 브레인월드는 직업체험이라면서 이를 홍보 기사로 활용했다. 해당 행사는 YTN사이언스 리포트로 보도했을 뿐 아니라, <황금나침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됐다. 또한 YTN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캠페인 영상으로도 활용됐다고 한다. 이 밖에도 지난 3월 벤자민학교의 졸업식이 보도됐는데 ‘미래형 대안학교’로 소개되면서 류희림 씨의 부인과 단월드 창시자 이승헌 씨의 얼굴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YTN지부는 벤자민학교와 관련해 “수업료(1분기 114만원)가 특목고 수준인 비인가 학교를 그것도 부인이 교장인 학교를 홍보하는데 YTN 보도를 동원한 것”이라며 “류희림 씨 역시 벤자민학교의 멘토로 학교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자기의 민원 기사’에도 해당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벤자민학교 이외에도 류희림 씨의 가족이 YTN보도에 등장하는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12월 YTN플러스는 대구의 한 곱창전골 식당을 소개하는 웹 기사에서 ‘이 시대의 착한 맛집’, ‘수익 증대만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오래된 맛과 신뢰로 승부’ 등의 극찬을 통해 소개된 ‘버들식당’은 류희림 씨의 친누나가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한다. 해당 식당은 지난 5월에 <반세기 역사의 대구 맛집 버들식당, ‘MBC 생방송 오늘저녁’에 소개>라는 제목으로 또 다시 노출됐다. MBC의 프로그램에서 소개될 것이라는 것을 소개한 YTN 기사였다. YTN지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해당 기사는 현재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삭제된 상태라고 한다.

YTN 제작 실무자들은 류희림 씨가 직접 제작을 지시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벤자민학교 제작에 투입됐던 A씨는 “지시를 받고 부당하다고 느꼈으나 불이익이 우려돼 지시에 따랐다”며 “교장이 류희림 씨의 부인인 줄은 나중에 알았다”고 밝혔다. YTN사이언스와 YTN플러스에서 벤자민학교와 관련해 제작했던 실무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신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기도 하다.

YTN지부는 “단월드의 뇌교육, 뇌과학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YTN의 보도는 ‘보도를 가장한 홍보’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유독 류희림 씨가 가는 곳마다 ‘이승헌과 뇌’를 홍보해 마지않는 이유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를 방치해 왔기 때문에 급기야 자신의 부인과 누나까지 대놓고 홍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류희림 씨는 엄밀히 말하자면 YTN임직원이 아니라 YTN플러스에 속한 자이지만 일반인들에게 YTN과 YTN플러스의 구별은 무의미 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류희림 씨는 10년 전 <라이프앤조이> 제작을 총괄할 당시에도 단월드 측이 주력했던 뇌교육과 이승헌 씨를 자주 방송에 등장시켜 “YTN은 단월드 홍보 방송”이라는 비판을 받게 했던 인물이라는 것이 YTN지부의 설명이다.

한편, ‘사유화’ 논란의 당사자인 류희림 씨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노조 측에 “부인이 교장인 것 말고는 잘못한 것이 없다”며 “모두 기사가 된다는 판단은 지금도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YTN사이언스를 통해 보도된 내용에 대해서도 “팀장과 상의를 했으며 팀장 역시 기사가치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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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왔습니다>

기사가 나간 이후 류희림 대표이사가 자신의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류 대표는 YTN노보와 관련해 <벤자민학교 기사와 관련한 YTN노보의 주장에 대해서 해명을 드립니다>라는 별도의 입장을 통해 “저의 가족과 관련된 대안학교와 식당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기사를 낸 것처럼 폄하하고 있다”면서 “한 개인과 가족의 명예가 심대하게 훼손됐다”고 노동조합 측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또한, 벤자민 학교와 관련된 보도의 경우 “학교의 다양한 활동과 교육적 성과들을 소개함으로써 대안교육의 성공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이뤘졌던 것”이고, ‘버들식당’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곳’에 포함될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것으로 YTN의 품격을 손상하는 기사가 아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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