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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네이버’ 사이…마지막 무료방송, DMB를 부탁해!자본잠식 탓 월급도 버거운데 정부 나 몰라라… “주파수 재개발로 화질·채널↑”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7.07 20:03

지상파, IPTV, 케이블이 ‘누가 더 보편적이냐’를 두고 다투고 있지만 사실 한국에서 ‘무료보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플랫폼은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가 유일하다. DMB는 십 년 전인 2005년 휴대폰으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를 열었지만, 십 년이 흘러 온 지금은 붕괴 직전이다. 콘텐츠 ‘제값받기’나 ‘유료결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방송사업자들은 무료보편 방송을 못마땅해 하거나 아예 운동장 밖으로 쫓아냈다. 2009~2011년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 대다수는 DMB로 TV를 봤지만 지금 DMB는 무료신문이 스마트폰에 밀려난 것처럼 1~2년 내 문 닫을 처지다.

물론 지금도 DMB를 이용하는 시민은 많다. 애플 아이폰을 빼고 한국의 모든 휴대전화에는 DMB 애플리케이션이 기본 탑재해 있다.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스마트폰 내 DMB 앱을 이용한 시민은 평균 920만명이다. DMB 신호에 데이터를 얹어 SD급 화질을 제공하는 스마트DMB 앱 이용자 150만명까지 더하면 DMB 이용자는 1070만명이다. 동영상·방송 앱 중 유튜브(2021만명)에 이어 두 번째다.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532만)과 아프리카TV(326만), Btv 모바일(225만)보다 많다.

특히 DMB 이용자는 이동통신사 모바일IPTV 앱 이용자(610만)보다 많고 포털사이트 동영상 앱 이용자(720만)보다 많다. 닐슨코리아는 “4월 이동통신3사가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소비자들의 ‘데이터 빗장’을 풀면서 동영상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며, 모바일IPTV, N스크린, 포털 동영상 앱 등 수위권 내에 치열한 경쟁구도가 생기면서, 올해 순위 변동이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상파방송 라이브 중심의 무료보편 방송 앱인 ‘DMB’가 꾸준히 순위에 랭크된 것이 특징적”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많은 이용자들이 DMB를 찾지만 사업자들은 고꾸라지기 직전이다. 수도권에서는 KBS MBC SBS YTN U1 한국DMB 등 6개 사업자가 총 14개 TV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5개 채널은 홈쇼핑 채널에게 빌려줬다. SBS는 현대홈쇼핑, YTN은 롯데홈쇼핑, U1은 홈앤쇼핑, 한국DMB는 CJ오쇼핑과 GS홈쇼핑에게 매출의 일정부분을 송출수수료로 받기로 하고 채널을 임대했다. 지역에서는 KBS MBC 지역민방 등 3개 사업자가 8개 채널을 운영 중인데 이중 3개 채널이 홈쇼핑이다. MBC는 CJ와 GS에 채널을 임대했고 지역민방은 현대홈쇼핑에게 채널을 빌려줬다.

   
▲ 한국DMB 내부에 있는 DMB 상징 (사진=미디어스)

6일 오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만난 지상파DMB특별위원회 김민종 방송통신융합실장(한국DMB 미디어사업국장)은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구조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DMB는 광고가 안 되니까 들어올 사람이 없다”며 “(홈쇼핑업체에게) 임대하면 그나마 낫다. 송출대가로 매출의 10%를 받는데 예전에 채널을 빌려주고 받은 임대료보다 적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속한 한국DMB는 QBS 채널을 운영하고 종합편성채널 JTBC 콘텐츠로 편상하고 있지만 방송광고 매출은 연간 10억원이 채 안 된다고 한다. 그는 “CJ E&M 계열 tvN도 예전에 20억원을 내고 DMB에 들어왔지만 광고가 안 돼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용행태가 ‘데이터’로 옮겨가면서 방송 수요도 줄고, 그나마 있는 수요도 VOD(Video On Demand)로 넘어가는 추세다. VOD 매출이 더 많은 푹 정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모바일TV 사업자가 손익분기점(BEP)조차 못 맞추는 상황이지만 여러 ‘유료’ 사업자들이 모바일TV을 잠식하고 있다. DMB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한데 CJ헬로비전의 OTT서비스 ‘티빙’, 모바일IPTV, 지상파 ‘푹’과 비교해 채널 수, 화질, VOD서비스에서 밀린다. 김민종 실장은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바뀌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갑자기 다시 DMB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경쟁 플랫폼과 비교할 때) 모든 면에서 DMB가 밀린다”고 말했다.

DMB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져 붕괴 직전까지 왔다. 김민종 실장은 “지상파와 YTN은 사정이 좀 낫겠지만 우리는 자본잠식이 90% 정도 진행됐다”며 “광고가 안 좋아지니까 직원도 20명까지 줄였지만 당장 이번 달 월급을 못 주면 어떡하나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이 없어서 시청률 조사도 3번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건으로는 제작을 할 수 없다”며 “방송광고→채널임대→홈쇼핑으로 왔지만 매출은 줄고 있고 이제는 ‘전문방송+부대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상황이다. 방송외사업을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DMB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방송사는 자가당착에 빠졌다. DMB는 ‘푹’과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수익성만 따졌을 때 지상파는 DMB를 버리고 푹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DMB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민종 실장은 “지상파 입장에서는 첫째는 TV, 둘째는 라디오, 셋째는 DMB, 넷째는 통신부가서비스 ‘푹’인데 지금 상황은 몸이 아픈 셋째는 두고 넷째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 한국DMB 주조정실 (사진=미디어스)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부 지원이 있을 수 있다. 지상파방송사가 DMB 광고를 결합판매하거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하면 된다. 이는 DMB사업자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방송광고 파이가 줄고 있는 마당에 정부와 국회가 여러 이해관계자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개입할 여지는 크지 않다. 기존 결합판매 대상 사업자는 물론 지상파도 반대하는 문제다. 김민종 실장은 “법을 바꿔야 하는 결합판매와 방발기금 문제는 사방이 ‘적’이라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화질을 끌어올려 유료방송사업자와 경쟁하는 방법이다. 지금은 무선 데이터를 활용해 SD급 화질을 제공하지만, 압축률이 좋은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의 2배까지 화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기존 DMB 기기에서는 구현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김민종 실장은 “거실TV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갔던 것처럼 DMB도 일몰기간을 두고 업그레이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제조사는 새로운 DMB 장치를 단말기에 장착해줘야 하고, 정부도 재정과 기술 지원을 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7개 지역으로 나눠진 DMB 권역을 일부 조정, 통합하는 이른바 ‘주파수 재개발’도 생각해볼 만하다. DMB는 ‘지역성’을 특화하기 위해 지역별로 사업자를 두고 있지만, 사실상 수도권의 방송을 재전송하거나 홈쇼핑에 채널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지역민방과 지역MBC에게 주파수를 일부 할당하면서 DMB를 전국방송화 한다면 이용자들은 20여개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넓어진 주파수 덕에 화질도 끌어올릴 수 있다. 김민종 실장은 “이럴 경우, DMB사업자들 간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벌 대기업이 고화질 방송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환경에서 지상파DMB는 더더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DMB를 살릴 수 있는 주체는 지상파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다. IPTV와 ‘푹’ 갈등 이후 양상에서 볼 수 있듯 모바일TV에서 지상파는 사실상 ‘없어도 그만’ 취급을 받고 있다. 오히려 ‘푹’에 DMB를 입점시키고 고화질·VOD서비스에 집중한다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여기에 방통위가 DMB 2.0과 주파수 재개발을 지원하면 DMB를 살려낼 수 있다. 모든 플랫폼이 백화점마냥 변하는 마당에 무료보편 청정지역은 있어야 한다.

   
▲ 마지막 남은 무료보편 플랫폼 지상파DMB는 위기다. 누가 살려낼 수 있을까. (사진=미디어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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