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이 최근 행정제재를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심의위는 지난달 24일 <민상토론>(6월 14일 방송)이 메르스 사태를 다루면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를 위반했다며 행정제재인 ‘의견제시’를 내린 바 있다. 방송이 나간 지 열흘 만에 이루어진 ‘초고속 제재’였다.

5일 방송된 <민상토론>은 대한민국 여당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을 ‘긴급진단’했다. 박영진은 이날도 유민상, 김대성이 한 말의 꼬투리를 잡거나 억지 해석했고 두 사람에게 뜨거운 감자인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 7월 5일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궁지에 몰린 유민상이 “제발 이런 거 말고 재밌는 이야기나 합시다”라고 하자, 박영진은 투호 놀이를 제안했다. 화살을 병에 넣으면 먹거리를 주고 실패할 경우 정치 이야기를 하기로 했는데 성공한 유민상에게 돌아온 것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써 있는 빨간색, 파란색 케이크였다. 박영진은 유민상에게 “꺼 버리고 싶은” 초를 꺼 달라거나, 두 동강을 내 달라고 했고 이를 거부하자 박영진은 “어쩔 수 없이 정치 얘기를 할 수밖에 없겠다. 정당 내 계파갈등 어떻게 뿌리 뽑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유민상은 “아니 그러니까 우리 의원분들께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라고 했고, 박영진이 “아, 지금까지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었다?”고 반문하자 유민상은 체념한 듯 “아, 정말 당장 내 코너를 없애버리든가 해야지”라고 탄식했다. 박영진은 “아, 당을 아예 없애자? 당장 당을 없애자? 그럼 국회는 어떡하나”라고 말했고, 유민상은 “아, 내가 알 바 아니지”라고 답했다. 이에 박영진이 “아, 알바… 국회의원을 알바로 뽑자!”고 하자 김대성은 “형(의 발언)은 지금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조성하는 그런 발언이었어. 좀 이렇게 품위를 지켰으면 좋겠어”라고 했다.

이는 지난달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행정제재를 받은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심의위 방송심의소위에서는 지난달 14일 방송된 <민상토론> 메르스 편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제5호 “그 밖에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위반했다며 행정제재인 ‘의견제시’를 내렸다.

이때 정부여당 추천 함귀용 심의위원은 “메르스 대응에 대한 책임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 하는데 웃음 소재로 삼으면서 이런 부적절한 표현을 써서 (해당 방송을 보고) 불쾌하다고 한 분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KBS 개콘 ‘민상토론’ 불방 이어 방심위 '제재'까지>)

또, 지난달 21일 한 차례 결방해 ‘외압 의혹’이 일었던 상황도 5일 방송에서 언급됐다. “대한민국 여당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연금 개혁안과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된 갈등 때문에 친박계 인사들과 비박계 인사들의 대립이 최고조로 다다르고 있다. 대한민국 여당의 계파갈등 이대로 좋은지 긴급 진단해 보겠다. 먼저 유민상 씨 어떻게 진단하시나” 하는 박영진의 질문에 유민상이 “저기 우리 이제 이런 거 안 하면 안돼요?”라고 요청했고 박영진은 “아니 왜요? 유민상 씨 누가 하지 말라고 합니까?”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 관련기사 : <KBS, ‘민상토론’ 불방 외압 의혹 일축… “아예 녹화 안해”>)

이밖에도 <민상토론>은 친박-비박, 친노-비노 중 누구의 편인지를 묻는가 하면 계파 대립 원인이 공천권에 있다는 진단을 하거나 현재 제일 ‘죽을 맛’인 정치인이 누구인지를 물으며 ‘유승민’, ‘김무성’, ‘사퇴’라는 발언까지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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