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유네스코 세계 유산 결정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조선인 강제노역'이 결정문 본문의 주석과 연계되는 방식으로 반영되는 조건으로 일본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됩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제 밤 10시,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한일은 등재 과정에서 일본이 신청한 23개 시설 가운데 군함도 등 7개 시설에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의 반영을 놓고 치열하게 다퉈왔는데요, 막판에 극적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틍재안은 한일을 포함한 전체 21개 세계유산위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한국의 요구가 반영된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일의 합의를 바탕으로 의장국인 독일이 강제노역 반영을 위한 주석을 단 결정문 수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위원국 전원의 교감으로 통과시켰습니다. 결정문의 본문에 ‘강제 노역’ 사실이 들어가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대표단 발언록과 각주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강제노역 인정과 희생자 조치 약속한 것은 진전이란 평가입니다.

조선인의 강제노역은 일본 정부 대표단의 발언록과 주석의 2단계를 거쳐 등재 결정문에 반영됩니다. 일본 정부 대표단은 전체 발언에서 “일본은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노역을 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발표가 각주에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의 발표를 주목한다(take note)"고 명기되는 방식입니다. 일본은 2017년까지 희생자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 유네스코에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한일이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며 '표대결'의 정면충돌을 피함으로써 지난달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물꼬를 틔운 대화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일 관계개선을 위한 선순환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2. 국회법 정국 분수령 될 본회의 열린다

정국에 태풍을 불러온 ‘유승민 정국’이 오늘 분수령을 맞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이 오늘 재의결 절차를 밟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늘 열리는 6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첫 번째 법안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과반수 의석을 점유한 새누리당은 지난달 25일 당론으로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회법 개정안은 정족수 미달로 자동 폐기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의원총회에서 어떻게 할지 모두 정해졌다”며 “별다른 사정이 없으면 당시 의총에서 결론 난대로 하겠다"며 '표결 불가'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본회의 개의에는 참여했다가, 국회의장이 1번 안건(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하면 퇴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인준안 표결 당시 새정치연합이 들러리가 될 것임에도 투표에 참여한 사실을 상기하며, 과반 의석이 넘는 새누리당이 뭐가 무서워 표결에 참석 못하느냐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왜 찬성했다가 반대하는지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청와대의 거수기가 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이 재의결에 퇴장하면, 대통령이 요구해온 이른바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절차를 보이콧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의원총회를 개최한단 방침입니다. 국회법 정국의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 계파 구분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3.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둘러싼 새누리당 내홍 심각해질 듯

국회법이 부결되면 이후 정국에 대한 몇 가지 시나리오 나돌고 있습니다. 핵심은 물론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입니다. 새누리당 안팎과 보수 언론들은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재의 표결을 거부해 국회법이 '자동폐기'되면 유 원내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명예로운 퇴진'이 사태 수습에 가장 효과적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사태를 수습하며 가야한단 문제의식입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한다면 오늘이나 내일이 적절한 타이밍이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사퇴를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유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 등 7월 임시국회 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힌바 있고, 이런 입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사퇴 거부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비박계 역시 6일 본회의를 마치더라도 원내대표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단 입장입니다. 그러나 친박계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늦어도 7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대대적인 집단 대응에 나서겠단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국회법 본회의 처리 결과와 함께 유 원내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 하반기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4. 중국, 버스사고 사망자 시신 오늘 국내 도착

중국에서 연수를 받던 중 버스사고로 숨진 국민 10명의 시신이 오늘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시신이 도착하는 대로 각 자치단체 별로 개별적 장례절차를 거행할 계획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장례 절차를 요구해왔던 유족들도 대부분 지자체별 장례 절차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이 숨진 채 발견되어 안타까움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중국에 머무르던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 원장은 5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중국 지안(集安)시 홍콩성호텔 보안요원이 최 원장이 호텔에서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습니다. 최 원장은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2일 정재근 차관와 함께 출국한 후 현지에서 사고수습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호텔 4층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중국 공안 당국은 잠정적으로 투신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5. 메르스 상황, 정리되고 있지만 종식은 아직 멀었다

메르스 환자가 1명 늘어 모두 186명이 됐습니다. 신규 환자는 132번 환자의 아내인데, 132번 환자는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체류하다 6월 1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3일 퇴원했습니다. 사망자는 변동이 없고 퇴원자는 5명이 증가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이후 닷새째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유행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강동성심병원의 요주의 환자였던 173번째 환자의 잠복기 끝나는 날입니다. 오늘 넘기면 강동성심병원으로 인한 우려는 사실상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건국대 병원 역시 오늘 575명의 격리자가 해제 조치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격리자는 400명 선으로 줄어듭니다. 첫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 등으로 지난 5월29일부터 자진 휴원에 돌입했던 평택성모병원도 휴원 39일 만인 오늘 오전 재개원합니다. 하지만 산발적인 환자가 더 발생할 수 있어 최종 종식 시점은 빨라야 8월말은 되어야 할 듯합니다.

이런 가운데 허술한 감염 관리 행태를 보여온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치료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메르스 환자 16명은 어제 대부분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의 많은 의료진이 확진 환자에 노출돼 자가 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남은 의료진의 업무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결국 메르스 환자의 절반 이상을 발생시킨 삼성서울병원을 메르스 치료에서 배제하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보건 당국은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 감염이 잇따르자 삼성서울병원 관리자에게 개인보호구 착용·탈의법을 재교육하기도 했습니다. 일류 병원을 자처해온 삼성서울병원이 ‘기초 교육’을 강제당하는 ‘굴욕’을 당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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