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클로징 코멘트에서 18일 '미네르바'를 언급한 데 이어 19일엔 한승수 총리의 '1000만원 호텔방'을 거론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 19일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코멘트 영상 캡처.
18일 미네르바에 대한 클로징 코멘트는 박혜진 아나운서가 "요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시끄럽습니다. 찬반논란이 있고 월간지에 기고가 실리고 비난방송까지 나왔습니다"라며 현상을 전달하자, 신경민 앵커가 "이렇게 된 까닭은 그의 분석이 정부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해석한 뒤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입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미네르바 신드롬'은 인터넷(아고라, 블로그, 카페 등)과 인터넷신문을 넘어 재경부, 국회를 돌다 방송으로 퍼져 나갔다.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게 맞아 보인다"는 뉴스데스크의 '주장'은 여론을 반영했고 '감격한' 네티즌은 아고라 게시판 등에 동영상을 퍼나르며 "역시 MBC"라며 화답을 보냈다.

다음날인 19일에도 박혜진 아나운서가 "한승수 총리가 하루 1000만원짜리 뉴욕 호텔방을 쓴 데 대해 오늘 국회에서 해명했습니다. UN총회로 방이 동나 불가피했고 업무로만 써서 잘못이 없다는 겁니다"라며 한 총리의 입장을 전하고, 신경민 앵커가 이를 받아 "한 총리는 해명에서, 보도한 언론의 법적조치를 검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보다는 해명과 함께 그동안 관행을 살펴 잘못을 고치겠노라고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반성과 대안마련보다 해명에 무게를 두고 있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 날의 클로징 코멘트도 역시 화제가 됐다. 초호화 호텔 숙박은 꿈도 꾸지 못하는 '열받은' 사람들은 앵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환호했지만, 사실 그 정도로 속이 시원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간에 회자되는 정부·여당에 대한 '욕설' 수준에 비하면 너무 점잖기 때문이다.

▲ 한승수 국무총리ⓒ여의도통신
그럼에도 18일 '미네르바'에 대한 클로징 코멘트에서 신경민 앵커가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에서 '다물게'에 약간 인상을 쓰며 목소리에 힘주어 말할 때 '울림'은 상당했다. 인터넷에선 신 앵커에 대한 '애정'이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네티즌이 관련 기사와 게시글에 "저녁마다 아저씨 얼굴 보는 맛에 뉴스보네요"나 "신경민 앵커 멋져부러~~"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코멘트는 지난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에도 화제가 됐었다. 지난 6월10일 경찰청이 시위대를 막기 위해 광화문에 설치한 컨테이너에 대해 "어느 정권도 광화문을 막으려 시도하지 않았고 장벽은 불소통과 불안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뒷걸음질에 해당한다. 대통령 명령으로 걷어냈더라면 소통이라는 슬로건이 조금이라도 빛날 뻔했다"라는 발언을 했다.

신경민 앵커는 지난 3월에 엄기영 앵커(현 MBC 사장)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기자로서 공정성이나 객관성, 진실성을 저버린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관련기사)

과거 촛불 정국과 같이 '공정하고 바른 목소리'에 대한 갈망이 <MBC>에 대한 기대감으로 옮아가고 있다. 뒤집어 보면 <MBC>는 인기에 '영합'하려는 것인지 '진실'을 말하려고 하는지 점차 시험대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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