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가 이제 '무한도전' 멤버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광희를 배려해준 덕에 쉽게 안착할 수 있었다. 광희를 위한 환영식만 몇 주에 걸쳐 해주었으니 '무한도전'으로서도 많은 배려를 해준 셈이다. 덕분에 광희의 새로운 매력도 발견할 수 있었고, '무한도전' 내에서의 강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나 광희의 분노는 그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희의 새로운 모습으로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무한도전' 식스맨 이전부터 있어 왔던 안티팬들은 아직 광희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악플들을 보면 광희에 대한 평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무한도전' 게시판의 지분은 광희가 이끌고 갈 것 같다. 어쨌든 '무한도전'에서 광희는 강점을 드러낸 모습이 있는 반면 비호감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비호감적인 면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어라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의 노래 중에 폼생폼사가 있다. 아이돌은 팬덤을 형성해야 하고, 그 인기로 그룹이 지속되기 때문에 폼생폼사가 필요하다. 신비주의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 폼을 유지하고 멋진 오빠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랜 시간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왔고, 지금도 아이돌인 광희에게 아이돌 이미지를 벗으라는 요구는 너무도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한도전' 멤버가 된 이상, 쫄쫄이를 입고 망가질 마음을 먹어야 한다. 신고식에서는 쫄쫄이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 와중에 꽃무늬 쫄쫄이를 입은 것이나 여러 면에서 망가지려는 것을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단순히 외모가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무너뜨려야 한다. '무한도전' 내에서는 폼생폼사가 아니라 망가져야 살고 망가져야 죽는 망생망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식적인 말투나 의미 없는 형식적인 말투는 벗어 버려야 한다. 아이돌이나 걸그룹들은 자판기처럼 상황에 따른 멘트들을 교육받는 것 같다. '무한도전' 토토가에 나왔던 예원이 어떤 질문에도 비슷한 말투로 거침없이 대답했던 것처럼, 상황에는 맞는 답변이지만 영혼이 없는 답변은 누가 들어도 안다. 너무 영혼이 들어가서도 안 되겠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에서는 가식적이거나 형식적인 멘트가 아니라 리얼한 멘트가 필요하다.

인도에 갔다가 태국 공항에 돌아왔을 때 유재석이 소감을 묻는 장면에서도, 광희는 아이돌 세계에서 익은 습관대로 에둘러 포장하려는 답변으로 유재석에게 혼이 났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광희는 차안에서 인도에서의 설움을 제작진에게 분노로 토로했다. '무한도전'의 재미는 리얼함에서 나오고, 평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친구가 내게 하는 말 같은 멘트가 먹히는 방송이다. 광희의 말투를 보면 아직도 아이돌의 폼생폼사를 벗지 못한 느낌이 든다. 오랜 시간 동안 몸에 배어버린 습관이겠지만, 시청자는 그렇게 배려심이 깊지 못하기에 빨리 '무한도전'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 소속사를 벗어나라

광희의 가장 큰 문제는 소속사다. 초반에도 소속사 이야기를 하면서 소속사에서 이렇게 해라 하지마라를 지시한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도 다른 예능에 출연해 소속사에서 백화점도 가지 말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최악의 멘트이고, 최악의 상황이다. 광희의 비호감에 절대적인 한 몫을 하는 것이 바로 소속사인 것 같다. 소속사가 광희를 단속하려 했다면 소속사에서 시킨 일들을 방송에서든 사석에서든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야 했다. 하지만 광희는 그러지 않았다. 다니는 곳보다 소속사가 '무한도전'에 들어간 이후 이렇게 하라 했다, 저렇게 하라 했다고 말한다.

다 큰 성인이 엄마가 이렇게 하랬어요, 저렇게 하랬어요하면 그 사람을 보고 누가 호감을 갖겠는가. 아이돌로서 소속사의 제어가 필요한 상황이겠지만, 만약 제어를 받아야 한다고 해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니는 것은 호감이었다가도 비호감 이미지로 만들어버린다. 또한 소속사에서 '무한도전'에 나가니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무한도전'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리얼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에서 가식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호통을 치는 박명수나, 핵노잼을 무기로 삼은 정형돈이나, 분노하는 하하나 바보 같은 정준하, 젠틀한 유재석 모두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소속사에서 그들을 10년 동안 컨트롤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유재석이 자신의 사생활까지 컨트롤 하는 것은 자발적인 모습이고, 유재석의 성격이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걸 광희가 따라한들 절대로 광희가 유재석이 될 수는 없다.

그 녀석들인 길이나 노홍철처럼 음주운전은 민감한 문제이므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건 아이돌로서도 충분히 교육 받는 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소속사는 그냥 광희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참견하지 말고, 참견하더라도 광희에게 방송이나 사석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가이드를 주어야 할 것이다. 계속 소속사에 의존하는 꼭두각시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호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3. 열심히 하지 말고 미쳐라!

'무한도전'에서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은 인정받지 못한다. 그냥 노잼이 되어버리고 만다. 웃기지 못한 것이 무기였던 정형돈은 웃기는 것 빼고는 무엇이든 잘한다. 웃기려고 노력하다보니 모든 것에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는 하는데 그게 재미있지는 않다. 오히려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애쓰는 박명수가 더 재미있고 웃기다. 반면 박명수는 다른 면에서 열정을 보여준다. 노래나 DJ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잘하는지는 둘째 치고, 가끔 미친 듯이 하는 모습이 보인다. 노홍철이 '무한도전'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진짜 미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으로 하차했지만 노홍철이 '무한도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광희도 '무한도전'에 합류한 이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지만, 그건 그냥 핵노잼밖에 안 된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더하여 미쳐야 한다. 광희의 장점은 아이돌의 가식적인 말을 하다가 멤버들의 충고에 돌변하여 따발총 분노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룹의 멤버들도 까고, PD에게도 대드는 모습이 미친 모습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 장면이 제일 재미있다. 또한 유이를 좋아하는 것이 콘셉트가 아니라 진심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에서도 광희가 방송에서 사심을 드러내다니 미친 것 아닌가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거기서 진심이 전달되었고 재미있었다.

누구에게나 비호감 시절은 있다

유재석에게도 10여 년간의 무명시절이 있었고, 박명수는 지금도 비호감이지만 호감형 비호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정준하는 기차 사건 때만 해도 하차하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비호감이었다. 하하도 정형돈도 비호감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무한도전' 멤버라면 누구나 비호감이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극복해내고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를 제대로 잡았다. 그 안에는 비호감을 넘어서려는 엄청난 노력이 존재했다. 유재석은 생활 자체를 모범생 라이프로 바꾸었고, 박명수는 선행이나 취미나 다른 면을 통해 비호감을 벗어났다. 정형돈도 여러 캐릭터를 잡으며 노력했고, 하하나 정준하도 마찬가지로 비호감을 벗어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캐릭터도 이전과는 서서히 바뀌어갔다.

광희가 이제 '무한도전'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긴 하다. 또한 중간에 들어왔던 여느 멤버들에 비해서는 적응을 잘하는 듯하다. 하지만 안티가 줄지 않고 비호감 이미지로 여론몰이가 되어가고 있는 부분은 아쉽다. 앞으로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광희의 모습을 '무한도전'에서 보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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