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EBS 등 언론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방송학자들 중 91.8%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설문조사가 공개됐다. 일반시민 53.6% 또한 이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대국민 여론조사 보고>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방송학회 소속 학자들은 “한국 공영방송의 위상과 역할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71.3%가 ‘공정성 확보’를 꼽았다. 반면, ‘재정 안정화’는 14.8%, ‘경영효율화’ 9.0%였다. 해당 설문조사 응답자는 122명이었다.

▲ (자료=언론정보학회)
“한국의 공영방송 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물음에 한국방송학회 소속 학자들의 44.3%가 “전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약간 공정하지 않다”는 33.6%, “보통이다” 14.8%, “약간 공정하다” 6.6%, “매우 공정하다” 0.8% 순이었다. KBS와 MBC의 프로그램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77.9%에 달한 것이다. 반면, ‘공정하다’는 응답은 7.4%에 불과했다.

▲ (자료=언론정보학회)
“방송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69.7%는 ‘정치권력’이라고 답했다. ‘경영진’ 20.5%, ‘내부 구성원’ 6.6%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방송 공정성 실현을 위해 현행 지배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74.6%가 “매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약간 동의한다”는 답변 또한 17.2%를 차지했다. 사실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91.8%인 셈이다. 같은 물음에서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3.3%였으며,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 1.6%,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3.3%로 나타났다.

▲ (자료=언론정보학회)
결과적으로, 한국방송학회 소속 학자들 중 응답자 다수는 한국 공영방송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정성 확보인데, 이는 정치권력에 의해 저해되고 있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반면,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는 이와 달랐다.

▲ (자료=언론정보학회)
“현재 공영방송 KBS와 MBC의 프로그램 및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40.4%가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39.0%였으며 “공정하다”는 답변 또한 18.3%로 높았다. 무엇보다 KBS와 MBC대주주 방문진 이사, EBS 사장과 이사를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추천 또는 임명하고 있다는 사실도 74%가 “모른다”고 답했다. “알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또한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사장 추천에 “반대한다”는 응답 또한 37.2%로 낮았다. 반면, “보통이다” 45.9%, “찬성한다” 16.9%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발표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유홍식 교수는 “보통을 제외하면 KBS와 MBC 프로그램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공정하다는 답변보다 2배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공영방송 이사·사장 선임 및 추천권을 행정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자(37.2%에 해당하는)들은 “뉴스나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85.4%), “공영방송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87.0%)이라고 그 배경을 밝혔다.

▲ (자료=언론정보학회)
또한 공영방송 이사·사장 선임 및 추천권을 행정기관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53.6%의 응답자들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제도를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7%에 불과했다.

한편,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지난 6월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전국 16개 시·도 만19세 이상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2.95%였다.

※ 알려왔습니다.

미디어스 <방송학자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필요” 91.8%> 기사와 관련해 KBS는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진행한 여론조사 설문 문항은 문제가 있다”며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KBS는 “‘공정성’과 같이 논란이 많은 개념에 대해 여론조사를 할 때에는 정확한 답을 구하기 위해 질문이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BS는 이어, “KBS와 MBC라는 방송사 구조와 재원의 성격, 운영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단지 이사의 여야 구성비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함께 묶어 질문함으로써,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응답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문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KBS는 또한 “프로그램과 운영은 특성이 전혀 다른데도 이를 한데 묶어서 공정한지를 묻는 질문은 잘못 짜여진 것”이라며 “특히, KBS는 지난 3월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방송 제작자들이 제작 현장에서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등 공정성과 관련한 각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방통위가 전국 1만44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4년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KI) 조사’에서도 KBS1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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