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오는 1일부터 14일까지 KBS 최고의결기구인 KBS이사회의 신임 이사 공모에 들어간다. 앞서 언론·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결합한 <공영방송 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가 “공영방송 이사, 시민의 힘으로 직접 추천한다”는 슬로건 아래 24일 발족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KBS·MBC·EBS 이사를 왜 정치권이 나눠 먹나?”>)

2400여명 조합원 규모로 현재 KBS 내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도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중립적 이사 및 사장 선임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KBS노동조합은 3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중립적 이사·사장 선임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진=PD저널 김연지 기자)

KBS노조는 “KBS를 정치 편향 논란의 수렁에 빠뜨리고, 경영마저 파탄에 이르게 한 김인규, 정연주 사장의 그림자가 또 다시 KBS 내에 드리우고 있다”며 두 전임 사장 측근을 ‘절대 불가 인사’로 규정했다.

KBS노조는 현재 김인규 전 사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전쟁기념재단 사무국장이자 KBS 보도본부 고위 간부 출신인 최창근 씨를 비롯해 김 전 사장 당시 간부를 맡았던 사내 인사 4명과, 정연주 전 사장 당시 요직을 누린 2명이 각각 여권이사와 야권이사에 지원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KBS노조는 “정치권 낙하산 사장과 이사를 막기 위해 2013년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 총파업을 벌였다. 그 결과 국회 방송공정성특위는 정치인과 낙하산 이사의 지원을 금지시키는 등 KBS이사 결격사유를 강화했고, KBS 사장 인사청문회도 도입했다”며 “이번 이사회는 이런 내용으로 방송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구성돼 앞으로 KBS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KBS노조는 7월 ‘정치중립적 이사 선임 투쟁’에 들어간다며 △정치중립성 △도덕성 △방송 전문성 △각 직종 대표성을 지닌 인물이 KBS이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8월부터 11월 사이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중립적’으로 뽑힌 이사회에 특별다수제를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특별다수제는 KBS 사장 선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결정할 때 재적이사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게끔 만든 제도다.

또한 KBS노조는 “정치중립적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언론노조 KBS본부 등 사내 다른 노조와의 건강한 연대를 통해 이번에야말로 KBS의 정치독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8월부터 시작하는 ‘특별다수제 요구 투쟁’을 함께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언론노조가 주도하는 <공영방송 이사추천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는 우려를 전했다.

이현진 위원장은 “최근 시민단체와 연계해서 (KBS이사를) 추천하겠다고 하는데 그건 위험하다고 본다”며 “직접 이사를 추천하기보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맞지 않으면) 저지하는 게 낫다고 본다. 물론 언론노조도 좋은 명분을 가지고 그런 활동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형식적으로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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