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연인. 추적하던 도형의 차에 실린 송학수의 사체. 윤주영과 과거 관계가 있었던 잔인한 범죄자 송학수의 사체가 현재 연인인 김도형 차 트렁크에 실려 있었다는 사실은 완벽했다. 완벽한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김도형에 맞춰져 있었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 숨겼던 연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거대한 사건의 실체, 송학수는 누가 죽여 김도형의 차에 놓았나?

결혼을 앞둔 연인 윤주영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녀가 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던 연인 김도형은 적극적으로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그녀의 차 글러브 박스에 있던 전화번호 하나를 단서로 찾아가던 그는 사채업자 박준범과 마주한다. 은행원인 자신이 의심을 하고 있던 건설업체 사람인 박준범이 바로 단 하나의 단서인 사채업자였다.

어렵게 추적하고 그렇게 눈앞에서 잡을 수 있었던 박준범이 위기를 느끼고 뛰어든 것은 바로 음주단속 중인 경찰이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스스로 단속에 걸리는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했고 역으로 자신을 추적하는 도형을 궁지로 몰아넣기까지 했다.

음주단속 중인 경찰에 쫓기던 도형은 실종사고 신고로 알게 된 실종전담반 차윤미 반장에게 연락을 한다. 모든 것이 풀려가던 순간 그의 트렁크에서 나온 송학수 사체는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모든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던 존재인 송학수가 다른 사람도 아닌 도형의 차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이상했다. 둘을 연결할 수 있는 주영은 사라지고 그녀를 찾아 복수할 것이라 보였던 송학수는 주영의 연인인 도형의 차 안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완벽한 밀실살인과 같은 모양새였다.

밀실살인은 한정된 공간,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벌어진 살인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이 경우와는 다르지만 넓은 범주의 상황 속에서 완벽한 올가미처럼 한 사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밀실살인'과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사채업자들 뒤에서 해결사로 통하던 '그림자' 집단의 두목이었던 송학수가 3년 만에 출소한 후 벌어진 주영의 실종과 그의 죽음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은 중요하지 않은 잔인한 존재인 송학수. 그런 그가 완벽하게 제압당한 채 살해당했다. 그리고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도록 차 트렁크 안에 전시하듯 담겨 있다. 누구의 솜씨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그의 죽음은 비대해진 '그림자' 조직과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에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윤주영이 존재한다.

3년 전 송학수를 무너트린 것은 윤주영이었다. 그녀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자신의 첫 사랑과 사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사채업자의 늪에 빠져 술집까지 나가야 했던 주영. 그런 주영을 자신의 여자라 칭하던 그림자 조직의 두목 송학수. 그리고 그런 잔인한 존재를 잡기 위한 형사들까지 얽히고설켰던 관계는 송학수의 검거로 막을 내렸다.

윤주영의 노력과 새로운 그림자 조직의 두목이 된 서진기의 물밑 작업이 만든 결과는 새로운 조직 재건을 위한 과정일 뿐이었다. 지하조직을 장악하려는 서진기와 그런 그를 견재하기 위한 강 회장의 알력은 결국 10년 형을 선고 받은 송학수를 3년 만에 풀려나게 만들었다. 송학수를 이용해 서진기를 견제하기 위한 강 회장의 선택은 시작도 하기 전에 꺾이고 말았다.

송학수의 죽음은 주영을 찾기 위한 도형의 몸부림을 막아서고 나섰다. 자신의 정보원이었던 주영이 사라진 것을 두고 수사를 하던 윤미마저 도형이 범인일 것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하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임신을 했던 주영이 송학수가 등장하자 사라졌다. 그리고 도형의 집에서 다량의 피가 검출되었고 모든 상황들은 더욱 도형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윤주영이 사채업자인 박준범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채 때문이었다. 감옥에 있던 송학수가 사채를 갚아주라는 지시 역시 이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주영이 누구이고 현재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알지 못하는 박준범에게 모든 것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사채업자인 박준범은 그림자 조직을 잡기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사실이다.

박준범의 사채업자 사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 서진기는 잔인한 그림자 조직의 새로운 두목이었다. 송학수의 죽음 역시 그의 지시가 만든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도형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 역시 그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움직이는 서진기가 왜 그런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미처 알지 못한 것은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도형이 어떤 인물인지이다.

건들지 말아야 했던 호랑이를 건든 서진기로서는 스스로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세상과 거리를 둔 채 평범하지만 유능한 은행원으로 살아가며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김도형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경찰의 지독한 수사 속에서 조금씩 정리되는 기억들은 그렇게 자신이 누구를 찾아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이유가 되었다.

주영에게 도형은 첫 사랑이었다. 도형이 군대에 가기 전날 우연한 만남이 처음이 아니었다. 둘의 인연은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첫 만남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둘이 서로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운명처럼 세 번의 만남을 통해 연인이 된 도형과 주영. 하지만 결혼을 결심하고 행복이 눈앞에 다가오며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술이 지배하는 거리에서 주영의 품에서 토하던 도형. 의도적이지 않았던 우연한 상황은 주영의 기억을 되살렸다. 애써 감추며 살아왔던 첫사랑에 대한 애절함이 되살아난 주영은 용기를 내 도형을 뒤따라간다. 술에 잔뜩 취해 노래방에서 잠든 도형을 보며 키스를 하던 그녀는 잠에서 깬 그를 보며 놀란다. 놀랄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주영이 한 거짓말은 그들이 다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자신을 도우미라 이야기하는 주영과 그런 그녀를 알고서 한 시간 더 있자며 돈을 건네는 도형. 이런 서로를 위한 배려는 만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현재의 자신이 그 무엇보다 초라했던 주영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도우미로 여겨지는 것이 최악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그녀가 누구인지 도형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정체를 도우미라고 밝힌 그녀와 좀 더 있고 싶었다. 그저 그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져버린 그녀는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군 생활을 하면서도 휴가 때마다 그가 찾던 곳은 그 노래방 앞이었다. 그녀가 진짜 도우미라면 언젠가는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이 그를 돌부처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우연과 같은 인연은 나올 수 없었다. 그렇게 찾고 싶었던 그녀가 비 오는 어느 날 은행 앞에서 운명처럼 다시 찾아왔다.

자신의 눈앞에 등장한 그녀가 건넨 말은 "자신을 기억해요"였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기억하기 때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우미였던 그녀가 다시 자신 앞에 등장했고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주영이 도형에게 간절했듯 도형 역시 주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서로의 실체를 드러내지도 그렇다고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숨긴 채 그렇게 사랑을 키워가던 그들은 송학수가 세상으로 나오며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사라진 주영과 죽어버린 송학수 그리고 범인으로 몰린 도형, 더욱 비대해지고 악랄해진 그림자 조직.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숨죽인 채 이야기를 쫓아가는 재미가 흥겹다. 장르 드라마를 특화해 만들어가던 OCN이 이번에는 제대로 한 건 할 듯하다. 이야기의 구조 역시 탄탄하다. 분명 특별하게 새롭지 않다. 어디선가 본 듯한 플롯들이 지배하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곧 새로움이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색감과 영상미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멋지게 만들어낸다. 그리고 잔인한 이야기 속에 아름답고 애절하게 흐르는 엘사 코프의 'Days And Moons'는 드라마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정교하게 이어지는 편집 역시 시청자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키고 배우들의 연기 역시 만족스럽다.

김무열과 고성희 그리고 이시영과 박해준 조합에 류승수 이재용, 조한철로 이어지는 악역들의 배열도 매력적이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그리고 숨겨진 다양한 실체들이 조금씩 허물어지며 드러나는 순간 거대한 그림자 조직과 김도형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르 드라마로서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오랜 산고 끝에 태어난 진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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