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지나친 ‘편향성’과 정제되지 않는 ‘막말’로 대변된다. 종편이 방송하고 있는 저질 시사프로그램의 대표 격이다. 진행자인 장성민 씨의 기울어진 인식이 특히 문제로 꼽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TV조선 사장이 장 씨에게 직접 ‘경고’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24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가 방송한 ‘성완종게이트 파장’(4월 20일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장성민 씨가 문제였다. 장성민 씨는 프로그램 중에 “야당 의원들도 7~8명도 연루돼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를 3~4차례 반복해 강조하며 “문재인 당대표가 브메랑을 맞을까봐 걱정돼 특검을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시종일관 야당이 성완종리스트에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성 발언을 했다.

새정치와 친노에 분풀이하는 재미로 진행하는 듯한 장성민, TV조선 사장도 '경고'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러한 진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며, 방송사 재승인시 감점요인이 되는 법정제재인 ‘주의’에 합의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1항 “대담·토론프로그램 및 이와 유사한 형식을 사용한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제27조(품위유지) 5호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을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종편에 관대한 심의를 한단 비판을 계속 받고 있는 방심위 역시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시사탱크>의 진행하진 장성민 씨는 지속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깎아내린다. 예컨대, 이런식이다.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거두절미하고, “그런(특검 요구 하지 않는) 야당 태어나서 처음 본다”며 “벌써 야당 실세들이 관련돼 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단정한다. 이어 장성민 씨는 “정상적인 야당을 만났으면 (박근혜)정권은 끝났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친노를 만난 게 어마어마한 행운아이다. 다 친노 덕분”이라고 뜬금없이 ‘친노’의 문제를 제기한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진행자 장성민씨. 밑의 사진은 "야당을 보면 더 기가 막히다. (얘들에게 나라맡기면)이석기에게 국정원장 시켜주고 나라가 꼴까닥, 시켜줄 수가 없다"고 발언할 당시 장성민 씨의 제스처.

‘친노’에 대한 장성민 씨의 공격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다. 장 씨는 “야당은 수적으로 적어도 도덕적으로는 압도적 우위를 가지며 맨 파워가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썩어서 나라가 침몰하고 있다”며 “야당을 보면 더 기가 막히다. (유권자 입장에서 친노에게 나라를 맡기면)이석기에게 국정원장 시켜주고 나라가 꼴까닥, 시켜줄 수가 없다”고 발언한다. 성완종 리스트에 관한 진행을 하며 친노를 거쳐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으로 이어지는 진행이다. 누가 이석기 전 의원을 국정원장을 시켜준다고 한 것인지, 최소한의 근거조차 없이 말한다. 비유라기 보단 비난을 위한 날조에 가까운 묘사다.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방통심의위 단골손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TV조선 사장이 직접 장성민 씨에게 ‘경고장’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의위에 의견 진술을 하러 출석한 손형기 TV조선 시사제작팀장은 잇따른 심의위 징계로 “PD들이 중징계를 받았고, 사장님 명의로 MC(장성민)에게도 경고했었다”고 밝혔다. TV조선 측 진술대로라면, 장성민 씨는 사장에게 직접 경고를 받고도 진행을 전혀 바꾸지 않은 셈이다. 이에 방심위 김성묵 소위원장은 “경고를 어기고 똑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불이익을 받느냐”고 물었다. 손형기 시사제작팀장 “TV조선에서 방송을 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지난번 경고장 이후, 장성민은 그날 바로 사과멘트를 했고 당시 분위기로는 앞으로 더 한 번 더 막말 등 허튼 표현이 나오면 (프로그램)막을 내린다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장성민 본인도 인정했느냐’는 물음에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심의야말로 “형평성 어긋”

물론, 사장님 경고 이후에도 장성민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야권에 맡기면)나라가 꼴까닥된다”는 등의 발언은 사장님 경고 이후에 나온 것이다. 만약, 이번 제재가 확정되면 TV조선은 장성민 씨를 프로그램에서 물러나도록 할까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의 반응으로 볼 때, TV조선의 입장은 ‘알리바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함귀용 심의위원은 <장성민의 시사탱크>에 대한 잦은 민원 제기 자체를 비판했다. 함 심의위원은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정치권을)신랄하게 비판하는 프로그램인데, 유독 야당 비판만 나오면 민원이 제기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역주장을 내놨다.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은 괜찮은데, 야당 비판은 안 되냐는 질문이었다. 고대석 심의위원 역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 프로그램은 각계각층을 다 비판하는 것으로 아는데 유독 야당 비판에 대해서만 민원이 올라 온다”고 발언했다.

TV조선 사장조차 문제가 있다는 프로그램에 유독 관대한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 진행자에게 경고까지 할 정도면서 정작 교체는 않는 TV조선의 행태. 경고를 받고도 막말을 고수하는 장성민 씨까지. 그 자체로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보이는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제재수위 최종 결정은 다음 번, 전체회의에서 이뤄진다.

※바로잡습니다

<야권 분풀이 방송하는 TV조선 장성민, 사장도 '경고'> 기사 중 "사장님 경고 이후에도 장성민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야권에 맡기면)나라가 꼴까닥된다'는 등의 발언은 사장님 경고 이후에 나온 것이다" 내용은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TV조선 측은 "장성민 씨에 대한 사장의 경고는 6월 4일 방송에 따른 5일 이뤄진 것으로, 미디어스 기사에 거론된 '꼴까닥' 발언은 사장 경고 이전의 발언"이라고 정정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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