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공동대표 최세훈 이석우)가 16일 ‘카카오TV’를 내놨다. 카카오톡 채팅방 내 영상클립 정도를 함께 보는 방식이 유력했으나, 오히려 판을 키웠다. 지상파 콘텐츠는 물론 영화VOD까지 제공하고, JTBC와 보도전문채널 그리고 스포츠‧게임채널 실시간방송까지 끌어 당겼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국내 최대 모바일메신저인 만큼 유튜브와의 경쟁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카카오TV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통해 영상클립과 영화VOD, 실시간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OTT서비스(Over The Top)이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카카오톡 앱 내 ‘더보기’ 메뉴에서 카카오TV로 들어가면 ‘채팅방에서 보기’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을 활용하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카톡 친구들과 함께 방송을 시청하며 대화할 수 있다.

콘텐츠도 다양하다. 카카오TV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 같은 ‘실시간급상승동영상’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 영상은 지상파(KBS EBS 제외), 종합편성채널, CJ E&M의 온라인광고판매대행사인 스마트미디어렙(SMR) 소속사와 함께 KBS가 제공하는 영상클립 위주다. SMR에 소속돼 있지 않은 KBS는 별도 계약을 맺었다. 다음카카오의 TV팟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도 합류했다.

기존 포털사이트의 동영상서비스와 다른 점은 실시간방송이 대거 합류했다는 것이다. 카카오TV에는 JTBC와 보도전문채널, SPOTV와 게임채널 등이 실시간방송으로 입점해 있다. 영화VOD도 다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Mnet 디지털 랩과 엠카운트다운 직캠 영상 같은 ‘독점’ 콘텐츠도 많다고 홍보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25만개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다음카카오 조한규 콘텐츠 사업팀장은 “모바일 시대의 핵심인 소셜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접목시킨 진정한 동영상 서비스 카카오TV는 이용자들의 모바일 라이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라며 “친구와 나누는 대화와 함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함께 즐기며 더 풍부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한규 팀장은 “모바일 환경에 걸맞는 양질의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며 대표 모바일 소셜 영상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카카오TV (이미지=다음카카오)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메신저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최대 플랫폼이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TV는 탁월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카카오TV는 방송사업자의 ‘물주’를 자처했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영상클립의 경우 재생횟수에 따라 광고수익을 배분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포털-SMR 간 계약대로, SMR이 광고영업을 하고 SMR과 다음카카오가 9대 1로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망이 밝을 것만은 아니다. 다음카카오는 콘텐츠 생산자에 대한 대가가 늘어날 것을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음카카오에게도 부정적인데, 콘텐츠-플랫폼 간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카카오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급증한다. 영상 앞에 붙이는 광고수익만으로 트래픽에 들어가는 비용과 콘텐츠 대가를 감당할 수 없는 게 한국 유료방송의 상황이다. 이 시장이 아무리 ‘저가’이고 다음카카오가 IT공룡이라지만 무료OTT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순 없다.

더구나 다음카카오가 실시간방송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의문이다. 실시간방송은 VOD나 영상클립 계약방식과 다를 수밖에 없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실시간방송 채널이라도) 계약방식과 금액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기존 유료방송사업자와 지상파의 갈등이 카카오TV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상파가 카카오TV 실시간채널 입점을 희망할 경우, 상황은 더 꼬인다. 이럴 경우, 다음카카오는 추가적인 망 부담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톡을 포털사이트로 만드는 것도 근본적으로 고민할 일이다. 지금 카카오톡은 동영상, 쇼핑, 게임, 검색, 결제까지 가득 차 있다. 다음카카오는 포털을 버리고 카카오톡으로, 데스크탑을 버리고 모바일로 이동 중이다. 그러나 모바일메신저라는 기본 기능이 무거워지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덩치를 키울수록 군살은 많아진다. 리스크도 커진다. 메신저를 포털사이트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카카오TV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TV 서비스 화면 (이미지=다음카카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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