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여행하면 ‘프랑스 파리 3대 쇼’에 절로 솔깃해진다. 파리에서 3대 쇼로 손꼽히는 쇼는 어떤 쇼가 있을까. <물랑루즈>와 <리도>,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크레이지호스 파리>다. 6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크레이지호스 파리>는 존 F 케네디와 마릴린 먼로, 스티븐 스필버그,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의 인사들이 관람한 공연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네이키드 쿠튀르'(Naked Couture) 쇼이기도 하다.

그런데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프랑스가 아닌 서울에서 관람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공연 중인 <크레이지호스 파리> 한국 공연을 성사시킨 더블유앤펀엔터테인먼트 이병수 대표는, 인터뷰 내내 <크레이지호스 파리>에 대한 열정으로 활활 불타고 있었다.

▲ ‘크레이지호스 파리’ 이병수 대표 ⓒ레이지호스파리인서울
-프랑스 3대 쇼 가운데 유독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한국에 선보이려고 했던 이유가 있다면.

“사람의 몸에 빛을 입힌다는 발상은 어려운 발상이 아니다. 누구나 착안할 수 있는 발상이다. 그런데 <크레이지호스 파리>는 무용수와 무대에 빛을 입혔다. 빛을 입힌다는 발상 자체가 혁신적이라 생각되었다. 관객 입장에서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보면 한 폭의 움직이는 누드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무대는 크지 않게 꾸며졌다. 일부러 액자 형식으로 보이게끔 만들어졌다.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보면 ‘여자가 이렇게나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 수밖에 없다. 이토록 아름답고 창의적인 공연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고 판단해서 한국 공연을 추진하게 되었다.”

- 프랑스 제작진을 어떻게 설득해서 <크레이지호스 파리> 한국 공연을 성사시켰는가.

“<크레이지호스 파리>는 65년 동안 프랑스에서 사랑받아온 유서 깊은 공연이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의 프로모터에게 러브콜을 받는 공연이다. 그렇다고 프랑스 제작진이 외국의 프로모터들에게 라이선스 지불료만 받고 공연의 라이선스를 허락하지 않는다.

프랑스 제작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들은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성의 누드를 포르노그래피로 포장하면 자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지만 프랑스 제작진은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명성이 훼손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프랑스 제작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번째는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관람할 관객층이 얼마나 두터운가 하는 점이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가치를 알아주는 관객이 얼마나 있는가를 중요시하는데, 서울은 1000만 명의 인구가 있는 한국 최고의 도시이며 1인당 GNP가 3만 달러에 육박하는 도시라 프랑스 제작진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크레이지호스 파리>를 외국에서 운용할 제작자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를 중요시했다.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내고, 수십 번 프랑스 출장을 다녀왔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제작자를 프랑스 제작진은 원했는데, 이런 조건들에 한국이 부합되어 공연할 수 있게 되었다.”

- 특별히 관객이 환호하는 레퍼토리를 소개해 달라.

▲ 크레이지호스 파리 공식포스터
“처음에는 ‘갓 세이브 아워 베어스킨’(God save our Bareskin)으로 시작하는데, 첫 장면부터 관객은 누드로 등장하는 무용수를 처음 접해서 놀라게 된다. 마음이 열리지 않아 조심스럽게 관람하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박수가 나오기 시작한다. 1막에서 관객이 환호하는 레퍼토리는 ‘스캐너’(Scanner)다. 하얀 레이저가 무용수의 몸을 비추는 레퍼토리인데, 시각적으로 모던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2막의 ‘아임 어 굿 걸’(i`m a good girl)은 갓 성인이 된 아가씨가 사랑에 대한 호기심과 예뻐지고 싶어 하는 욕구를 표현하는 레퍼토리다. 관객은 무용수를 보며 소녀로 돌아간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 장면인 ‘유 턴 미 온’(You turn me on)은 팝 음악에 맞춰 군무가 나온다. 마지막을 화끈하게 달궈주어서 관객의 환호를 받는다.

‘피-플라이’(P-Fly)는 유일하게 남자 무용수가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그런데 남자 무용수가 컨톨션(contortion)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인다. 일반인은 따라할 수 없는 기교를 선보이는데 여자에게 구속당하는 남자를 표현한다. ‘피-플라이’에서도 많은 박수가 터져 나온다.”

- 한국과 프랑스 공연의 반응에 있어 차이점이 있을 텐데.

“<크레이지호스 파리>는 한국 관객만 찾는 공연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무용수들이 놀라워하는 부분이 관객의 환호다. 프랑스 파리 현지 공연장은 프랑스 사람이 60%, 나머지는 외국 관광객이 찾는다. 프랑스 공연장에선 관객이 박수를 치면 박수를 치지 환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 공연장은 콘서트장처럼 ‘브라보’, ‘와’하고 환호를 보낸다. 관객의 환호에 공연하는 무용수도 저절로 신이 날 수밖에 없다. 무용수들이 4월부터 한국에 와 있다. 한국의 기후와 음식을 좋아한다. 한국 음식도 생각했던 것보다 잘 먹는다. 한국 스태프와의 호흡도 굉장히 잘 맞는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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