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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이라 써야하지만 '현실화'라고 읽어달라?6월 국회, 수신료 인상 사실상 마지막 기회¨작심한 KBS
김수정 기자 | 승인 2015.06.01 18:55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수신료 감동과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 KBS 사장과의 대화> 기자회견에서 KBS는 ‘수신료 정상화’를 요구했다. KBS가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수신료 현실화’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현재 미디어 업계와 KBS의 상황에 맞게 현실적인 수준으로 수신료를 조정한다는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임병걸 KBS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은 “가령 저희들이 받는 게 정상적인 수준인데 올린다고 하면 ‘인상’이란 표현이 맞겠지만, 그동안 오른 물가, 국민소득, 제작비 등을 보면 현재의 2500원은 부당하게 낮다는 게 저희들의 인식이고 그걸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 2010년 두 차례 수신료 인상이 무산된 데다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조정안이 국회에서 1년 넘게 계류되어 있는 만큼, KBS는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2000억 광고 축소, 시청자 복지를 위한 60가지 공적서비스, 경영혁신 등 다양한 약속을 내걸었다.

“차이나 머니 역습 대응, 미디어 산업 상생 위해 수신료 인상 절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에도 PT 발표를 선보였던 조대현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어김없이 PT를 통해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PT 첫 장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겨울연가>(2002년 작)의 한 장면이었다. 조대현 사장은 “겨울연가를 첫 장에 집어넣은 이유는 한류가 KBS에서 시작됐고, KBS가 한류의 시발점이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도쿄를 시작으로 하노이까지 두루 거친 <뮤직뱅크-월드투어>는 제2의 한류 사례로 소개됐다.

   
▲ 조대현 사장의 PT 발표 내용 중 일부 (사진=미디어스)

조대현 사장은 초록뱀미디어, 김영희 PD, 신우철 PD, 장태유 PD, 홍미란·홍정은 작가 등 제작사와 인력이 중국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최근 한중 FTA 이후 차이나머니의 한류 잠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공영방송이 한류 위기의 ‘대항마’ 역할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도 수신료 현실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대현 사장은 ‘미디어 산업의 상생’을 위해서도 수신료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신문·방송 광고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료가 인상될 경우 KBS에서 내놓는 광고 분량은 신문·방송업계로 유입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대현 사장은 KBS가 △최초의 미니시리즈 방송 △최초의 고품질 다큐멘터리 정규편성 △최초의 대하드라마 방송 △글로벌 다큐 방송 등을 선도해 왔다며 “(KBS 프로그램 덕에) 대한민국 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지지 않았나 자부한다. 이 역시 공영방송의 공적재원인 수신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 제작비는 1981년에 비해 23배 급증했지만 수신료는 동결돼 35년째 2500원”이라며 “시청자 복지를 위한 방송서비스, 최소한의 공적책무 수행과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을 더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2500원→4000원으로 올린 배경

그렇다면 왜 4000원일까. KBS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자보전을 반영했고 △공영적 재원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수신료 수입의 비중을 확대했으며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담았고 △공적책무 확대를 위해 추가 사업의 예산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2010~2014년 5년 동안 KBS의 수입 구성을 살펴보면 수신료의 비중은 38.3%다. 광고는 38.0%, 기타는 23.7%다. KBS에 따르면 해외 주요 공영방송인 BBC와 NHK의 수신료 수입은 전체의 74%, 96%에 달한다. 월 4000원이 될 경우 수신료는 전체 수입의 53%를 차지한다. 임병걸 단장은 “정확히 53%인 명쾌한 이유가 있지는 않고 다만 51%, 52%로 맞출 경우 수신료가 10원 단위로 내려갈 수 있어서 4000원에 맞춰 53%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S는 △공영적 재원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수신료 수입 비중 53%로 상향 △새로운 비전과 약속실천을 위한 60개 실천사업 제시 △수신료 면제 확대, EBS 지원 확대 △강도 높은 자구 노력에 의한 2,600억원 절감 반영 등을 산출근거로 제시하며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수신료 비중을 현재 38%에서 5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 같은 금액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1981년 수신료가 2500원으로 책정된 후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국민소득이 1826불이었던 1981년과 26205불로 1435% 성장한 2014년 사이, 신문구독료는 2500원에서 15000원으로 600%, 영화 관람료는 1400원에서 9000원으로 642%, 가구당 통신비 4381원에서 151000원으로 3275%가 올랐는데 오직 수신료만 ‘동결’되어 있다는 것이 요지다.

해외 공영방송과의 비교도 포함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경우 1981년부터 현재까지 각각 24번, 8번, 19번, 4번 수신료를 올렸다. 그 결과 영국은 3.2배(6497원→20550원), 독일은 3배(8013원→23777원), 프랑스는 2.7배(5483원→14657원), 일본은 1.5배(8009원→11923원) 증가했다.

   
▲ 2014년 12월 31일 기준, 국가별 수신료 현황 (자료=KBS)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한 KBS의 약속은 무엇?
 
KBS는 수신료 인상 후 광고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연간 광고규모를 4100억 수준으로 동결해 2000억원 가량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목표는 ‘광고 완전 폐지’다.

이를 위해 오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의 2TV 광고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약속보다 1시간(저녁 8시대) 더 늘어난 것이다. 로컬 광고 완전 폐지, 2라디오 광고 대폭 축소 및 DMB 광고 전면 폐지가 포함된 내용이다. 또한 오전에는 교양·문화, 낮에는 어린이·청소년, 저녁에는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공영방송 EBS에 대한 지원 확대도 주요 약속 중 하나다. KBS는 현재 164억원 수준인 직접 지원액을 467억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하고 있는 송출 지원(연간 200억 수준), 광고 결합판매(연간 180억 수준)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무료 다채널 방송을 통한 디지털 복지 실현(MMS) △UHD TV, N스크린 서비스 등 기술 실현 △지역 제작 역량 강화 및 외주제작비 확대(상생펀드 400억 조성) △다문화, 장애인, 어린이, 고령층 등을 위한 공익적 콘텐츠 확대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방송 △고품질 한류콘텐츠 제작 및 KBS월드 채널 해외 진출 강화 등을 포함한 총 60가지의 약속을 제안했다.

내부적으로는 임금피크제 실시, 직급제와 호봉제 폐지 및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역량 향상 및 퇴출구조 강화, 비정규직 처우 개선, 청년 고용을 위한 신입사원 채용 확대 등 전반적으로 인력 효율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대현 사장은 1997년 말 6379명이었던 직원수가 지난해 4613명으로 28% 줄었다며 “평균을 내면 1년에 100명씩 감축한 것과 다름없다.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출혈을 감수한 감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 공정성 확보, 국민 반발 대응책은 미흡

   
▲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수신료 감동과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 KBS 사장과의 대화>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성오 시청자본부장, 이응진 TV본부장, 권순우 편성본부장, 조대현 사장, 금동수 부사장, 강선규 보도본부장, 김석두 기술본부장, 서재석 정책기획본부장 (사진=미디어스)

수신료 인상의 가장 중요한 전제로 꼽혔던 ‘보도 공정성 확보’ 부분은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 지난 3월 발표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이 공정성 강화의 한 사례로 소개됐다.  <편성규약>, <편성위원회>, <시청자위원회>,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뉴스 옴부즈맨 제도>, <공정방송위원회>, <보도위원회>, <대선공정방송위원회>, <선거방송 준칙>,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내부 장치를 언급하는 데 그쳤다. KBS기자협회 등 내부 구성원들이 요구한 국장 직선제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정성 확보 부분이 약하다는 지적에 강선규 보도본부장은 “언론사 중 저희 회사만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곳이 잘 없다”며 “공정성이라는 것은 미완성이라고 본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고 평가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공정성 가이드라인>도 완성을 향한 저희 KBS의 노력 중 하나라고 봐 주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조대현 사장은 “제가 대답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도 “KBS와 KBS 서비스에 대해서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수신료가 현실화되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지지 보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매체와 차별화되는 프로그램을 해야 국민들이 KBS 인정할 것이고, 그런(차별화된) 보도를 해야 국민들이 인정할 거라고 본다”며 “저희 비전처럼 시청자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인 기업이 돼서 보도나 프로그램이나 모두 칭찬받는, 그래서 수신료 현실화 지지받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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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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