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락카 두통썼네 그러니까 루나를 이기고 3대 복면가왕에 오른 가수 종달새는 누리꾼들이 짐작한 것처럼 진주였다. 그리고 그런 종달새를 꺾고 4대 복면가왕에 오른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도 이미 정체가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종달새 아니 진주 역시 루나를 이길 만큼 훌륭한 가창력을 가졌지만, 클레오파트라와 겨뤘을 때에는 99명 중 19명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클레오파트라가 80명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아니 그 전에 배다해와 에일리를 이기고 온 것부터가 클레오파트라의 복면가왕 등극을 이미 예정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클레오파트라가 부른 노래 3곡이 모두 다른 장르의 다른 발성, 다른 음색으로 소화해낸 것이라 그의 엄청난 내공을 강력하게 대변해주었다. 연예인 판정단의 윤일상은 “그렇게 목소리를 변조해서 낼 수 있고, 이 정도 가창력을 가진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조금도 과장이 아닌 것이다.
사실 클레오파트라가 정말로 놀라울 정도로 목소리 변조를 완벽에 가깝게 해냈고, 그 바람에 목이 다 나갔다고 할 정도였지만 그렇게 묘기 수준으로 목소리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가수는 정말 몇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3대 복면가왕 종달새가 진작 진주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 됐다. 오히려 종달새보다 훨씬 더 쉬운 퍼즐 맞추기였다.
그러나 배다해를 한 표 차이로 꺾으면서 클레오파트라의 시나리오는 어긋나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김현정의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멍을 열창했던 에일리마저 이긴 것에서 클레오파트라는 본의 아니게 복면가왕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루나보다 더 길게 복면가왕의 자리를 지키는 롱런의 가능성 혹은 기대까지 갖게 됐다.
한편 이번에도 아이돌표 깜짝 등장은 계속 이어졌다. 이소룡을 연상시키는 노란 운동복에 장낭기 넘치는 모습에 대단히 감성적인 발라드 음색이 매력적이었던 상암동 호루라기는 블락비의 태일이었다. 또한 ‘이리와 함께 춤을’은 뮤지컬 배우 이건명이었다. 모두들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었으나 에일리와 클레오파트라는 너무도 넘기 힘든 벽이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