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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통신정책 포인트는 '천만 알뜰폰'? 제4이통?알뜰폰 앞에서는 “제4이통 전망 부정적” 뒤에선 “이번엔 다를 것”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5.21 17:09

21일 서울 성수동 IT종합센터에서 열린 ‘알뜰폰 Hub 오픈 및 500만 돌파기념 미디어데이’는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CJ헬로비전, 한국케이블텔레콤(태광 티브로드 계열) 등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 가입자는 지난 4월21일 500만을 돌파했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8.8%로 성장했다. 이동통신3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요금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정책 지원 덕이다. 이들은 알뜰폰 사업을 2012년 8월 시작했으니 3년이 채 안 기간에 이뤄낸 성과다.

알뜰폰사업자는 우체국과 이통사 직영매장 일부, 자체 매장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유통망과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이통3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덩치가 작다. 여기에 더해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 이통3사는 요금정책 까지 좌지우지한다. CJ헬로비전 김종렬 상무는 행사 직후 진행된 오찬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데이터 선물하기’ 같은 것도 이통사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통사-알뜰폰 간 도매대가 산정 방식이 여전히 ‘리테일 마이너스’(소매요금 할인)인 것도 문제다. 알뜰폰의 유일한 강점은 ‘가격경쟁력’인데 결국 이 역시 이통사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알뜰폰으로 ‘통신비가 절반’이 되지 않는다면 가입자는 굳이 알뜰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데, 알뜰폰 요금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이동통신사이기 때문이다.

   
▲ (사진=미디어스)

알뜰폰은 이통사에 종속돼 있는 사업자다. 알뜰폰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1만5721원으로 이통3사(3만6404원)의 43% 수준이지만, 이통사는 시장구도를 언제든 바꿀 수 있다. 이통3사가 최근 잇따라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두고 알뜰폰 진영에서 “위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종렬 상무는 이날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을 앞에 두고 “매출의 1~2% 정도만 이익으로 남는 실정”이라며 정책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정부 의지는 강하다. 미래부가 이날 발표한 ‘제3차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도매대가는 음성이 10%, 데이터는 31% 인하된다. 전파사용료(가입자당 400원 수준) 감면도 2016년 9월까지 연장된다. 이동통신사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내놓으며 요금인하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알뜰폰 요금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22일에는 알뜰폰 16개 업체의 공동 온라인몰 ‘알뜰폰 허브’를 열어 접근성도 강화한다. 이렇게 되면 연내 천만 가입자 달성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알뜰폰은 올해 진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래부와 새누리당이 바람을 잡고 있는 ‘제4 이동통신’ 때문이다. 미래부는 과거에 비해 유연한 기준으로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은 <미디어스>와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는 지금과 방식(심사기준)이 달랐다”며 심사를 유연하게 진행해 제4이통을 출범시킬 의지를 내비쳤다.

물론 가입자가 포화됐고 TV-인터넷-이동전화 결합상품 정도만이 시장의 ‘변수’가 된 상황에서 정부여당 뜻대로 제4이통이 순식간에 등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소한 알뜰폰 이상 이통3사 이하의 시장점유율에 이를 때까지 정책 지원을 약속해야 제4이통 사업자를 ‘섭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제4이통사가 서울·경기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통3사 망을 로밍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유효경쟁을 위한 정책지원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 21일 오전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알뜰폰 허브 사이트 구축 및 가입자 500만 돌파 기념행사. 왼쪽에서 네 번째가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 (사진=미디어스)

업계에서는 제4이통의 유력 사업자로 KMI컨소시엄과 K컨소시엄은 물론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현대HCN,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농협중앙회 등을 거론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지분투자를 원한다’는 소문도 돈다. 최재유 차관은 <미디어스>에 “긴밀하게 협의한 사업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고, KMI와 K컨소시엄을 제외한 사업자들 또한 “미팅만 했다”거나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사업자들은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자들 처지에서는 정부의 정책지원 수준을 지켜본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까닭에 결국 정부가 덩치 큰 사업자를 섭외하지 못해 제4이통이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실제 가장 유력한 후보인 CJ헬로비전의 경영진은 <미디어스>에 “제4이통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김종렬 상무 또한 미래부 관료와 기자들 앞에서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상황은 정부의 지원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제4이통 정책 지원에 대해 “심사는 엄격하게 하고, 정책지원 방안은 강력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전국 로밍 지원도) 포함되지만, (LG텔레콤의 시장진입 때 시행한 유효경쟁 정책을 펼) 그런 생각은 없다. 유럽에서 했던 상식적인 선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의 시장진입 때와 같은 비대칭 규제는 하지 않겠다면서 “알뜰폰 가입자를 천만으로 만들겠다”는 조규조 국장의 말은 제4이통을 견제하는 이통사와 알뜰폰을 위한 ‘립서비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이 최근 보이는 모습을 고려하면 정부는 여전히 사업자를 섭외하지 못했고 정부는 정책 수단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미래부의 제4이통 추진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미래부는 이달 말 제4이통 심사 및 허가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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