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21일 황교안 장관의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에 대해 “법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총리로서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황교안 내정자는 경기고등학교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창원지검장,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등을 거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 후보로 언급됐으나 동기인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취임해 검찰조직에서 물러났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 제63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가 4월 2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내정자는 칼(KAL)기 폭파사건과 임수경 밀입북 사건 등 수사를 맡으며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노동법·국가보안법·집시법 등에 대한 해설서를 쓰기도 해 ‘미스터 국보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법무부장관을 지내면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해 당을 해산시킨 것도 그의 공안통으로서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다.

또, 황교안 내정자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두고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과 마찰을 빚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황교안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검찰의 공직선거법 혐의 적용에 반대하였으나 채동욱 전 총장은 이를 강행했다. 이후 황교안 내정자는 ‘혼외자’ 의혹에 대한 내사 등을 추진해 채동욱 전 총장의 낙마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이러한 이력 때문인지 황교안 내정자는 주요 고비마다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의 후보로 고려돼왔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장관을 내정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공안통치의 노골적 선언이며 국민통합형 총리를 원했던 국민의 바람을 저버린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불통정치로 인한 국론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의 국정운영을 펼쳐야 할 때 이번 지명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회전문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또 황교안 내정자에 대해 “국정원의 대선 댓글사건 때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간첩증거 조작사건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하는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책임자”라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친박실세 비리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따르도록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법무부 장관에서도 물러났어야 했다”라고도 비난했다.

황교안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 공안검사 이미지 때문에 여러 차례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논란에 휩싸인 전력이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 1월 독실한 기독교인인 황교안 내정자가 부산고검장이던 2011년 한 교회의 특별강연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공안검사들이 대거 한직으로 밀려난 것을 두고 ‘환란’이라고 표현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황교안 내정자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공안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바 있어 공안검사들이 좌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던 인사 중 유난히 법조인 출신이 많다는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는 판사 출신이며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와 정홍원 전 총리는 황교안 내정자와 같은 검사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내정자의 병역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교안 내정자는 1980년 징병검사에서 만성 두드러기 증상으로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법무연수원장을 지낸 소병철 전 대구고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병철 전 고검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소병철 전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15기로 14기인 김진태 검찰총장이 한 기수 높은 상황이라 이후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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