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이동우'란 학생의 실종에서 시작된 <실종느와르 M> 7회의 소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HOME'이다. 하지만 이 7회를 다 보고나면 'HOME'이란 제목의 의미가 절실하게,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 'HOME'이란 제목에서 빚어지는 역설적인 의미와 상황을 통해 진정한 'HOME'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제 중반을 넘어 마지막 고비를 남긴 <실종느와르 M>은 우리가 믿고 있는 '정의'에 대해 묻는다. 그것이 단어에 대한 것이든지 혹은 개인적 신념에 대한 것이든지, 더 나아가 사회적 신념에 대한 것이든지, 바로 그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길수현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
이렇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면서 오히려 범죄를 방조하는 위험한 존재로서 길수현이 부각되는 가운데, 뜻밖에도 사건은 길수현을 통해 등장하게 된다. 그에게 다가온 희한한 복장의 가출 청소년, 그에게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인 똘똘 말은 돈 뭉치를 건네며 한 소년의 행방을 부탁한 것이다.
사회적배려 대상자로 한 자사고에 들어가게 된 소년, 이동우. 하지만 그는 학교시험 답안지를 판 혐의로 학교에서 퇴학당한 상태이다. 하지만 길수현이 추적해 들어간 사건은 또 다른 이면을 지닌다. 늘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소년 이동우는 학교기숙사에 머물기 위해, 기숙사비를 벌기 위해 답안지를 팔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사배자'들이 그렇지 뭐 라는 선생님의 편견과, 학교에만 남아있게 해달라는 소년의 희망을 간단히 짓밟아버린 '퇴학'이라는 결정이다.
그리고 자식이 퇴학당했는지 실종됐는지조차 모르는, 아니 관심 없는 가족. 거리의 피씨방으로 쫓겨난 소년은 자신을 버린 세상에 대해 성공해서 복수하겠다고 마음을 다졌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또 하나의 가족? 가족의 이름을 가장한 범죄 집단?
그런 길수현의 애매모호한 질문이 던져진 후 이동우 역시 시체로 발견되고, 이제 사건은 범죄 혐의자 이동우가 아닌, 역시나 피해자가 되어버린 이동우의 살인 사건 수사로 넘어가게 된다. 거기서 드러나기 시작한 이동우가 선택한 'HOME', 그리고 그 'HOME'을 이끄는 'MOM'이란 존재. 수사하던 실종전담반은, 실종팀의 진서준(조보아 분)의 숨기고 싶은 과거와 함께 MOM의 존재에 대한 혐의를 심화시킨다.
진서준과 함께 가출팸을 꾸려 인터넷에서 낚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매개로 돈을 갈취해내던 MOM. 당연히 실종전담반은 일련의 청부 살해가, 진서준과 함께하던 그 시절의 범죄가 확산된 것으로 의심을 둔다. 그들의 아지트 그리고 박사였다는 이동우와, 시인이라는 또 한 소년의 죽음을 수사하던 중 수사반이 맞닥뜨린 것은 MOM이 만들어가고자 했던 가짜이지만 진짜가 되고자 했던 HOME. 경찰이 된 진서준을 만나러 온 MOM, 진서준은 가출팸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들키고 싶지 않아 그녀를 외면했지만, MOM은 그런 진서준에 대해 섭섭해 하는 대신, 진짜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던 HOME을 꾸리고자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녀의 작은 소망을 짓밟아 버리는데...
결국 '사배자'라 이동우를 멸시하던 학교 선생님과 다르지 않게, 길수현과 진서준 역시 그들이 가진 또 다른 편견으로, 이동우와 그가 만난 가족, 시인과 MOM을 재단하려 했던 것이다. 시인을 소년원에 보내지 않기 위해 무리했던 MOM, 그런 MOM의 경제적 무리를 도와주려 했던 시인과 박사 이동우, 결국 그들은 그들을 이용하려 했던 사채업자, 청부살해업자의 농간에 희생되고 만다.
남겨진 질문
언제나 그렇듯, <실종느와르 M>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사건들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우리가 믿고 있는 세상을 흔든다. '사배자'라는 편견어린 낙인, 가출 청소년들의 행로에 대한 또 다른 편견, 그들에게도 꿈이 있을 거라는 진실에 대한 외면, 그리고 오대영의 행동에서 드러나듯, 사법적 진실이 과연 진정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 길수현의 오발 사고를 막기 위한 행동이 결국 MOM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된 오대영의 판단, 행동, 그리고 그 결과 그에게 주어진 씻을 길 없는 죄책감은 곧 <실종느와르 M>과 함께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 다가가는 시청자들이 나눠져야 할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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