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 사장이 지난 10일 보도국 편집부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문중선 전 홍보심의팀 부장이 구본홍 사장 후보 당시 심사 대상 중 하나인 경영계획서 작성을 노골적으로 거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는 “낙하산 절차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된 경영계획서 작성과정에 문중선씨가 개입됐다”며 사내 감사는 물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YTN 구본홍 사장 ⓒ송선영
YTN 노조는 11일 “문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노조원들과의 대화에서 ‘구본홍 사장의 경영계획서 일부를 작성했으며 종합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YTN 노조는 “대외비로 분류된 YTN 기밀 문건의 핵심 내용이 구본홍의 경영계획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YTN 노조는 이날 밤 성명을 내어 “그동안 의혹으로 떠돌던 ‘문중선 부장의 구본홍 경영계획서 작성 개입’은 사실로 드러났으며 문중선 부장은 부장 신분으로 부국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회사 간부에 의해 특정 후보의 심사 자료가 작성됐다는 사실은 당시의 사장추천위원회 심사가 불공정했음을 입증한다”며 “회사 기밀이 특정 후보의 경영계획서에 포함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사실관계를 밝혀 처벌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YTN 간부가 사장후보 심사의 핵심 자료 작성에 개입하고 이를 통해 왜곡된 심사 결과가 도출됐으므로 업무방해에도 해당한다”며 “향후 이 사안에 대한 사내 감사를 관철시킴과 동시에 가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본홍 사장은 지난 5월9일 YTN 사장 후보 추천 공고에 따라 YTN 5대 주주인 우리은행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했고, 사장추천위원회의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당시 입후보자들에게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경영계획서가 요구됐다.

문 직무대행은 지난 10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구본홍 사장이 이사회에서 내정되기 전부터 열심히 뛰었다고 한 것은 맞다”며 “당시 구본홍 사장 후보가 방송과 경영 측면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회사 발전과 공정 방송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계획서, 낙하산 합리화하기 위한 것”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노종면 지부장은 11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낙하산 절차를 합리화하기 위해 경영계획서가 사용된 것”이라며 “어떠한 낙하산이라 하더라도 절차를 최대한 이용해 근거를 남기는데 그 근거가 된 것이 바로 경영계획서”라고 주장했다.

노 지부장은 “구본홍이라는 낙하산 절차를 희석시키기 위해 (다른 후보보다 조금 더 잘 쓴) 경영계획서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내부자가 개입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YTN지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사추위 심사'는 원천 무효다 !

대선캠프 방송특보 출신이라는 정치적 편향성, 주총을 날치기로 통과하고도 법을 주장하는 뻔뻔함, 보복 인사, 집단 해고에서 드러난 폭력성, 월급 장난, 사치 행각에서 확인된 천박성,
그밖에 주총 이후 넉달 간 보여준 무능과 위선들...

YTN 노조가 구본홍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열거하기 조차 버거울 지경이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한줌도 안되는 세력은 구본홍을 여전히 두둔한다.

그들이 즐겨 내세우는 명분은 구본홍이 주총과 이사회 이전에 사장후보추천위를 통한 공모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이다.

맞다. 구본홍은 지난 5월 9일 YTN사장후보추천공고에 따라 YTN 5대 주주인 우리은행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 했고 사장추천위원회의 서류, 면접 심사를 거쳐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 당시 입후보자들에게 요구된 서류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경영계획서였으며 이중 경영계획서가 핵심적인 심사 대상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로도 경영계획서 내용이 당락을 갈랐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구본홍의 경영계획서 작성에 YTN 간부가 개입했으며, 경영계획서의 특정 내용이 YTN의 기밀 자료와 사실상 같은 내용임이 드러났다.

구본홍의 11월 10일자 인사발령에 따라 편집부국장 직무대행에 임명된 문중선 부장은 구본홍이 회사 발전과 공정 방송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으며, 구본홍 사장 만들기를 위해 이사회 내정 전부터 열심히 뛰었음을 자인했다.

그런 그가 11일 오전 YTN타워 20층 뉴스팀에서 이뤄진 조합원 수십명과의 대화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구본홍의 경영계획서 일부를 작성했으며 종합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계획서 작성에 회사 기밀 자료가 쓰였다는 의혹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누구로부터 기밀 자료를 빼냈다고 묻자 '누구한테서 받았는지 다 알면서 왜 물어보냐'고 답했다. 추궁이 계속되자 문중선 부장은 '그 자료가 기밀인지 아닌지는 모른다'고 해명했으나, 해당 내용은 YTN 경영에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웬만한 사원이면 기밀임을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어쨌든 그동안 의혹으로 떠돌던 '문중선 부장의 구본홍 경영계획서 작성 개입'은 사실로 드러났으며 문중선 부장은 부장 신분으로 부국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또한 'YTN 기밀 자료 유출' 의혹도 문중선 부장이 뒤늦게 '외부에서 자료를 입수했다'고 추가 해명을 했으나 대외비로 분류된 YTN 기밀 문건의 핵심 내용이 구본홍의 경영계획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간부에 의해 특정 후보의 심사 자료가 작성됐다는 사실은 당시의 사장추천위원회 심사가 불공정했음을 입증한다. 더구나 회사 기밀이 특정 후보의 경영계획서에 포함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사실관계를 밝혀 처벌하고 징계해야 한다. YTN 간부가 사장후보 심사의 핵심 자료 작성에 개입하고 이를 통해 왜곡된 심사 결과가 도출 됐으므로 업무 방해에도 해당한다.

향후 노조는 이 사안에 대한 사내 감사를 관철시킴과 동시에 가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2008년 11월 11일
구본홍 출근저지 117일, 인사횡포 불복종 투쟁 77일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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