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승우가 자신의 팬클럽 채널 한 곳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보여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논란에 대해 다수의 여론은 조승우의 반응이 옳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코너에 몰린 팬클럽 회원은 그래도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조승우는 최근 공연장에서 나오던 중,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개설된 자신의 팬클럽 회원이 누군가를 파악하기 위해 ‘디시인사이드’ 소속 팬이 누구냐를 물었고, 당시 찾아온 팬클럽 회원이 소속 커뮤니티에 속해 있던 것을 밝히자, 팬에게 “왜 갤에서는 실명으로 활동을 안 하느냐?”는 식의 질문을 해 팬을 난처하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이어진 말에 “왜 갤에서는 욕을 해요? 갤 하지 마세요”라고 말해 현장을 찾은 팬들의 공분을 샀다고 한다. 이런 조승우의 반응은 그 개인의 쌓인 감정을 이해하고 본다면 납득이 되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하다.

사실 현장을 찾은 팬으로서는 당황했을 만한 상황이다. 팬으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장을 찾아 순수한 응원을 하고자 한 점에서 응당 관객으로 팬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것은 충분히 화날 만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조승우의 입장 또한 이해하고도 남을 일이다. 그가 말한 대로 현재 해당 팬클럽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는 욕이 난무하는 사이트로 변질된 것이 맞다. 허나 커뮤니티 전부가 그런 성격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모두를 같은 분류의 인간으로 취급했다는 점은 팬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사실이다.

그간 해당 커뮤니티를 운영해 오던 팬 중에 상당수는 순수한 팬심으로 모여 활동하던 이들다. 허나 최근의 분위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모두를 하나로 묶어 팬의 자격이 없다 말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지만은 않았겠지만)

따로 마련된 공식 팬클럽만을 인정하겠다는 것은 사실 큰 무리수다. 공식 팬클럽 가입이 불편한 팬도 있기 때문. 실명을 밝히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은 무척 많은 게 현실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회 분위기에서 실명을 강요하는 것은 애초 무리이기에 그곳에서 활동하지 않고 보다 라이트한 활동이 가능한 곳에서 활동하는 이도 많다. 그런데 그들 모두를 배제하겠다는 생각은 그래서 무리수다.

자신을 응원해 주는 방법은 꼭 팬 카페나 갤 말고도 있을 것이라는 말, 꼭 그곳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자신과 만날 방법은 찾아보면 있다는 것은 바른 소리다. 그러나 팬클럽으로 묶인 공동체는 개인이 아닌 형태로 활동하는 곳이기에 자신을 따르는 팬의 활동까지 일일이 제약하려는 것은 무리수다.

최근 ‘디시인사이드’뿐만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면 그 분위기가 극단적이라는 점이다.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자정작용이 중요한 것이지, 강제하려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좀 더 현명한 대처를 했으면 했지만, 모르는 사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비단 이 문제는 조승우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언제 터져도 터질 일이었지만, 생리에 맞지 않는다고 한 채널에선 활동하지 마라 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이 생각하는 소신이고 정의라고 생각해도 함부로 해선 안 될 부분이기에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조승우에게 잘못을 넘기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그가 팬을 품는 방법이 극단적인 팬들의 모습과도 같았다는 점에서 아쉬울 뿐이다. 팬들도 자신의 팬클럽에 말이 심한 이들을 블록시키는 등의 자정 모습을 보인다면, 지금의 관계는 조금 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