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디스’일까, 아니면 ‘시청자 우롱’일까
지난 3일 방영된 tvN <코미디 빅리그> 속 장동민의 ‘사과 개그’를 두고 말이 무성하다. 막말 파문 이후 거듭된 사과를 전했지만 굳이 이를 개그 소재로 활용했어야 했냐는 지적과 함께, 자신의 극한 상황마저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희극인의 숙명이라는 의견도 뒤따른다. 좋게 보면 ‘셀프디스’이고, 나쁘게 보면 ‘시청자 우롱’이라는 것이다.
코너 속 장동민의 대사에 현장 관객들은 크게 환호하며 장동민의 개그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코디미 빅리그> 녹화 후 장동민은 관객들에게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며 “감사하다. 여러분께 더 큰 웃음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또 한 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날 장동민이 선보인 ‘사과 개그’에 어느 정도 진심이 담겼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장동민의 ‘사과 개그’가 바로 지난달 28일, 옹달샘(유상무, 유세윤, 장동민)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사과를 전한 바로 그날이었다는 점은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기자회견 당시 눈물을 흘리며 사과의 진정성을 강조하던 이들이 곧바로 <코빅> 녹화장을 찾아 자신들의 사과와 반성을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불쾌감을 안겨줄만 하다는 생각이다.
장동민을 포함하여 옹달샘 멤버는 앞으로도 계속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해 웃음을 전달하겠다”는 이들의 입장은 존중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를 전한 건 불과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셀프디스’는 아직 이르다. 특히, 그게 웃음을 위해서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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