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약 1천여명의 경찰 병력이 YTN타워를 감싸는 '경찰 띠잇기' 진풍경이 YTN에서 펼쳐졌다. 경찰은 YTN 정문과 후문에 병력을 배치해 'YTN 사수 인간띠잇기 행사'를 저지했으며, YTN타워 안으로 들어가려는 YTN사원들의 출입까지 통제,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 경찰이 '언론장악 저지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원천봉쇄하자 시민들이 항의하는 의미로 촛불을 들고 있다. 'ⓒ송선영

당초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과 시민들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언론장악 저지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어, 손을 맞잡고 YTN 타워를 감싸는 'YTN 사수 인간띠잇기'를 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저지됐다.

경찰은 오후 6시를 기점으로 YTN타워 후문에 설치된 무대 주변에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후문 쪽으로 향하는 모든 입구를 차단했다. 경찰은 또 오후 6시12분 전경차 수 십대를 후문 쪽에 배치했으며 이어 25분경, 음향 시설 장비를 봉쇄해 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경찰이 먼저 '경찰 띠잇기' 행사 하고 있어"

▲ 9일 오후 6시, 경찰이 '언론장악 저지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저지하기 위해 대오를 갖추고 있다. ⓒ송선영

▲ 경찰이 '언론장악 저지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를 원천봉쇄 하고 있다. ⓒ송선영

▲ 경찰이 YTN타워 정문 앞에서 대오를 갖추고 있다. ⓒ송선영

최상재 위원장은 시민들을 향해 "오늘 경찰이 먼저 '경찰 띠잇기' 행사를 하고 있다"며 "마음껏 비웃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 입이고, 언론이 무너지면 사회의 모든 공적 부분이 무너진다"며 "전국의 언론인들이 이명박 정권과의 한판 싸움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 언론인들은 권력의 노예, 나팔수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향해 "현장을 똑똑히 기록해서 알려달라"며 "경찰이 어떤 짓을 하는지 고스란히 카메라로 담아서 보도해달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경찰을 향해 "시민들과 YTN을 감쌀 수 있도록 조금만 비켜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봉쇄를 풀지 않았고, 결국 오후6시45분, 인간 띠잇기 행사는 최상재 위원장을 선두로 YTN 주변을 도는 것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경찰의 봉쇄로 저지됐으며 곳곳에서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경찰을 향한 야유가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YTN타워 정문에서 문화제를 이어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YTN 민주 노조원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오늘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이는 YTN을 사수하기 위한 촛불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은 시민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들을 좀 더 편안하게 모시고 멋지게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이명박 정권의 꼭두각시인 경찰과 함께 하게 되어서 죄송하다. 경찰이 3중4겹으로 YTN을 막고 있어서 준비한 것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YTN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을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점은 이명박 정권은 경찰 없이 단 1초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지발언과 노래, 구호가 이어지자 경찰은 오후 7시27분 "여러분들은 현재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 즉시 해산하라"며 1차 해산을 명령했고, 35분에 또 한번 해산을 명령했다.

결국 언론노조는 경찰의 봉쇄로 인간 띠잇기를 진행하지 못한 채 오후 7시42분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약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으며, YTN노조는 공정방송 의지를 담은 수백 개의 종이비행기를 YTN 옥상에서 날렸다.

"경찰과 합의한 문화제, 난데없이 행사 막아"

이번 행사를 주관한 언론노조 관계자는 "언론노조 집회 사상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경찰의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날 언론노조와 시민들이 하려던 행사는 집회가 아닌 '문화제'이기에 따로 신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문에서 행사를 할 경우 교통이 혼잡할 수 있기 때문에 YTN후문에서 천명정도 참석하는 문화제를 하겠다고 경찰과 합의했었다"며 "그런데 경찰이 난데없이 행사를 막았다"고 비난했다.

YTN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늘 YTN 문화제에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온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경찰이 오버해서 YTN주변을 봉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는 20일을 'YTN과 공정방송 생각하는 날'로 정하고 △경향신문, 한겨레에 YTN 지지광고 싣기 △24시간 YTN 시청하기 △YTN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언론인들, YTN노조원들의 '블랙투쟁'에 동참하기 등을 제안했다.

▲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송선영

▲ '언론장악 저지 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YTN타워 정문 앞에 모여있다. ⓒ송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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