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천만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충남지역 기자와 접촉해 “성완종 회장이 선거사무소에 오지 않았다”는 반박 인터뷰를 내보냈으나 취재원의 신빙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스> 취재결과, 해당 인사는 세종방송에서 급여를 받지 않은 ‘직함만 기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MBN(대표이사 장대환 조현재) <뉴스앤이슈>(사회자 김은혜)에는 2013년 4월4일 이완구 총리의 부여선거사무소를 방문했다는 기자가 등장해 이완구 총리에 유리한 증언을 했고, MBN은 이를 여과 없이 내보냈다. MBN과 대전뉴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4월4일 충남 부여의 이완구 선거사무소 취재를 하고 있었다” “성완종 회장은 선거사무소에 오지 않았고 이완구 후보도 오후 5시가 넘어서 현장에 왔다” “현장에는 기자 10여명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 MBN <뉴스앤이슈> 2015년 4월15일자 갈무리.

인터뷰는 음성이 변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나갔고, 충청지역에서는 MBN과 접촉한 인물이 누구인지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대전뉴스는 17일 “MBN이 이완구 총리의 측근을 기자로 출연시켜 이완구 총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인터뷰가 방송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디어스> 취재결과, MBN과 인터뷰한 인물은 2013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세종방송 보도편집국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인우씨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MBN은 해당 인사가 당시 세종방송 보도국장 직무대행을 맡은 기자라고 밝혔다. MBN은 20일 <미디어스>에 “당시 4월4일 이완구-성완종 독대 건과 관련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뉴스앤이슈> 작가진을 비롯한 전 스태프들이 당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했던 기자들을 확인하던 차에 이아무개 기자와 연결이 됐을 뿐”이라며 ‘측근설’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인우씨는 세종방송에서 급여를 받은 적이 없고 작성한 기사 또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방송 핵심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인우씨는 취재활동을 한 것이 없다”며 “작성한 기사도 없고,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급여도 나가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한 내용은 이씨가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실무인력이 1~2명뿐이다. 그가 근무했다는 기간 동안 같이 근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논란을 최초 보도한 대전뉴스 또한 “(이 인사는) 이완구의 측근이고, 그가 캠프에서 이완구 후보를 도와준 증거를 갖고 있다”며 후속보도를 예고했다. 대전뉴스 김기석 기자는 20일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인우씨가) 2006년 5‧31 지방선거와 2013년 4월 재선거 때도 이완구 캠프에서 기자들을 응대하는 역할을 했다”며 “그래서 이 지역 기자들은 그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우씨가 언론사 보도국장 직함만을 취득하고 다른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미디어스>는 이씨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통화할 수 없었다.

한편 MBN 홈페이지에는 인터뷰 내용이 누락돼 있다. MBN은 “당시 전화연결을 한 일부 출연자들이 방송 후 오디오에 대한 음성변조를 요구했다. 하지만 방송 후 오디오 변조는 기술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런 사례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있었으며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MBN은 이인우씨가 현장 취재를 했음에도 기사를 쓰지 않았다는 이른바 ‘직함만 기자’ 주장에 대해 “보도국장은 기사를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고 반박했다.

MBN은 이어 “MBN은 최근 성완종 사태와 관련해 이완구 총리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있는 성완종 운전기사의 단독 인터뷰 등을 통해 이완구 총리와 성완종 전 회장이 만났다는 정황증거를 제시하기도 했다”며 이완구 총리 비호설 또한 반박했다. MBN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스>와 만나 “MBN이 이완구 후보를 방어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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