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2.5.28 토 12:49
상단여백
HOME 뉴스 비평
'대선자금'에 눈 감고 '이완구 수사' 요구하는 새누리당"총리부터 수사하라" 정면돌파…새정치, '정치적 양비론' 극복해야
김민하 기자 | 승인 2015.04.14 17:17

새누리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3천만원 가량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로써 사태의 초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에서 이완구 총리의 개인비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완구 총리는 새누리당의 요구에 대해 자신부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목숨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보수언론에 의해 정치적 양비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심상찮은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4일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모 일간지에 보도된 바 대로 국무총리에 대한 의혹이 하루종일 지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완구 총리의 사퇴 촉구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대표실에서 긴급최고위원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원내대표의 설명대로라면 두 가지 점이 명확해진다. 첫째는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대응 방침을 ‘정면돌파’하는 것으로 확정했다는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검도입론에 대해서도 특검을 도입하기 위한 본회의 의결 및 특별검사 추천 등의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으므로 검찰 수사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이 특검을 요구하면 피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어찌됐든 ‘뒤로 빼는’ 모양새가 되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 명확해진 지점은 박근혜 정권이 2012년 ‘대선자금’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을 이완구 총리 거취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브리핑을 행간을 보면 최소한 최고위원회 내에서 이완구 총리의 거취에 대한 주장이 나왔고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완구 총리부터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최소한’을 결정한 것이다. 이완구 총리 역시 새누리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연출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완구 총리를 중심으로 정국이 굴러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되면 대선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을 둘러싼 의혹은 정국의 뒷켠으로 밀려나게 된다.

이완구 총리 입장에서는 일종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지점도 있을 것이다. 이완구 총리는 그간 성완종 전 회장 의혹에 대해 자신이 2012년 대선 유세를 함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닌 주장을 내놔 빈축을 사기도 하고 지방의원들에 전화를 해 언론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캐묻는 치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완구 총리의 이러한 모습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식의 추가 의혹만 불러 일으킬 뿐이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손해를 입더라도 총리가 먼저 수사를 받겠다는 떳떳한 입장을 내보여야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의 질의에 혈액암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며 항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의 최고위원회 결정은 이런 맥락을 종합해 내려진 것으로 4·29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스캔들이 심각한 민심 이반을 불러오고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4월 2주차 정례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39.7%였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33.8%였다(2015년 4월 6일부터 4월 10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선전화 50%와 유선전화 50%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 전화면접 응답률은 20.1%, 자동응답 응답률은 5.1%.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통계보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성완종 전 회장 사건 이후 당청 지지율이 동조하락하는 추세가 확인된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행보에 대하여 야권은 지금까지의 전술을 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을 선거구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완구 총리가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돈 한 푼 받은 것 없다고 했는데 몇 시간 안 돼서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이완구 총리처럼 부인하는 사람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으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문재인 대표는 “현직 국무총리와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 피의자로 수사받는 일은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면서 “두 사람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정면돌파 행보를 이어가면서 문재인 대표의 이러한 요구는 당분간 정치적 힘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보수언론부터 나서서 적극적으로 정치적 양비론을 펼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적인 부분이다. 보수언론은 성완종 전 회장 관련 추문을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권 총체적인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겉으로나마 새누리당이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을 연출하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야당을 초점에 맞춘 사설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다. 즉, “이완구 총리는 죽기라도 하겠다는데 성완종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시기 특별사면을 받은 데 대해 야당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이 14일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캠프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만일 이런 방식으로 보수언론이 ‘정치적 양비론’을 강화하면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다소 유리한 구도를 점하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 야당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세적 국면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 그간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시 성완종 전 회장의 사면이 자민련, 한나라당,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자 등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을 좀 더 강하게 제기하면서 당시 상황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을만한 구체적 증언이나 자료를 공개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불어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양비론에 대해서는 특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선제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성완종 전 회장이 정치권에서 워낙 ‘마당발’로 알려진데다 직접 정치에 몸을 담은 바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 대한 냉소적 태도로 일관하는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성완종 전 회장과 야당과의 관계에도 의문을 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이완구 총리에 대한 의혹과는 별개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 구체적인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에 하나 야당 의원 중 누구라도 이 문제에 관계돼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당연히 검찰 수사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에 새정치민주연합이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박근혜 정권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꼬리자르기를 통해 오히려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내치는’ 정권이라는 점을 선전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결과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진실이 가려지는 것이며 정권의 오류를 국민들이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비극이다. 이 비극을 막기 위해 제1야당으로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김민하 기자  acidkiss@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2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