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가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사무소로 찾아가 현금으로 3천만원을 건넸다고 폭로가 나왔다. 경향신문 14일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를 부인하며 “(성 전 회장에게)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반박한지 하루 만에 나온 내용이다. 경향신문의 추가 보도로 이완구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사퇴를 주장하는 야당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 <“이완구 총리에도 재선거 때 3천만원 주고 왔다”>, 2면 머리기사 <“사정당할 사람이 사정… 이완구가 사정 대상 1호”>를 통해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9일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가)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완구 같은 사람이 사정 대상 1호”라며 “지난번(2013년 4월24일) 재보궐선거(부여·청양)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돈을 건넬 당시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성완종 전 회장이 “보궐선거 한다면 (이 총리는) 머리도 크신 분이고 아무한테나 처신할 수 없고 그렇잖아요. 나는 성심성의껏 했다”며 “다 이렇게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회계처리’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경향신문 2014년 4월14일자 1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애초 검찰이 발견한 메모에는 ‘이완구’라는 이름만 적혀 있고 액수는 없었는데, 성완종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금액까지 공개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공개 이후 지금까지 이완구 총리는 자신이 구명 로비를 들어주지 않아 성 전 회장이 섭섭해 자신을 거명했을 것이라며 도덕성을 강조했다. 또 충남지사 재직 시절인 2006년 태안군 안면도 개발사업 건으로 경남기업과 송사를 치렀다며 성 전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반대 해석도 있다. 동아일보는 “하지만 당시 송사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대림오션캔버스 컨소시엄이 낸 소송이었고, 경남기업은 컨소시엄의 단순 참여 기업(9.5%)에 불과해 무리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완구 총리가 지난 2월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위기에 처하자 성완종 전 회장이 지역여론을 움직여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13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전 회장이 주도하는 충청포럼이 여러 단체 명의를 차용해 수천장의 플래카드를 제작, 게시했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 또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완구와 사이가 나빠질 계기가 있었나’라는 경향신문 질문에 “옛날엔 좀 그랬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 뻔히 보면 그 양반은 너무 욕심이 많아요. 자기 욕심이…. 너무 남들을 이용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렇게 이용해서 사람을 많이 죽이고 그러네요”라고 말했다.

성완종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수사가 이완구 총리가 주도한 ‘기획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청와대하고 이완구하고 짝짜꿍해서 하는 것 아닙니까. 어쨌든 제 작품은 너무 치졸하고…. 설령 이완구나 그런 사람이 그런다 해도 부도덕하지 않으면 그렇게 하면 안되지요. 기획수사 아닙니까. 내가 무슨 대가를 바라고 출세를 바라고 했으면 왜 이런 말을 하겠습니까. 조건 없이 형편에 닿는 것 안에서 돕고 하는것 아닙니까. (정부도 사람도) 도덕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 안되지요. 안 그렇습니까”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2015년 4월 14일자 2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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