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낮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됐다. <경향신문>이 밝힌 허태열, 김기춘 전 비서실장 외에도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이병기 비서실장, 이완구 총리, 서병수 부산시장 등 6명의 이름이 추가로 공개됐다.

▲ 10일 낮 채널A <뉴스특보> 화면

채널A는 10일 낮 <뉴스특보>를 통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를 단독보도했다. 채널A는 성완종 전 경남회장 회장의 바지주머니 속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정계 유력인사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었다며, 검찰은 이를 성완종 전 회장이 작성한 로비 리스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는 허태열 전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부산시장(서병수 현 부산시장으로 추정), 김기춘 전 비서실장, 이병기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등 8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채널A는 허태열 전 실장은 7억, 홍문종 의원은 2억, 유정복 시장은 3억, 홍준표 지사는 1억, 부산시장은 2억이라는 금액이 쓰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채널A는 이병기 실장, 이완구 총리는 이름만 적혀 있고 금액은 없었으며, 김기춘 전 실장의 경우 10만 달러라는 금액과 함께 ‘2006년 9월 26일 독일’이라는 메모가 같이 쓰여 있었다고 말했다. 2006년 9월 26일은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독일 아데나워재단 초청으로 벨기에와 독일을 방문했던 시기다. 이때 김기춘 전 실장은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심재엽 전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동행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은 로비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그런 일이 없다. 전적으로 지어낸 얘기”라며 “본인(성완종 전 회장)이 없으니까 어떻게 증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맹세코 저는 그런 일이 없고, 사람이 돌아가셨으니까 고인의 명복을 빌겠지마는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따르면 이병기 비서실장은 성완종 전 회장과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면서도 ‘떳떳하면 조사 받으라’며 혼내서 전화를 끊었더니 섭섭해 한 것 같다고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역시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했고,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황당한 일”이라고 답했다.

▲ 윗줄 왼쪽부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아랫줄 왼쪽부터 이완구 국무총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경남 고성군 출신인 허태열 전 실장은 2006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경기도 양주 출신인 홍문종 의원은 현재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다. 인천 출신 유정복 시장은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2007년 제17대 대선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권 초 안전행정부 장관을 맡았다. 경남 창녕군 출신인 홍준표 지사는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혁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울산 출신 서병수 부산시장은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경남 거제시 출신인 김기춘 전 실장은 2004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2013~2015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서울 출신인 이병기 비서실장은 2005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고문을 지냈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국정원장을 역임했다. 충청 출신으로 성완종 전 회장과 동향인 이완구 국무총리는 2006년 충청남도 도지사를 지낸 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