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1개 협회가 결사반대 입장을 내놓고 임용 취소 반대 서명을 벌이는 등의 내부 반발 속에도 '일베 기자'는 KBS에 입성했다.

KBS는 31일 저녁 7시 15분, 42기 수습사원들에 대한 인사 공고를 냈다. 극우사이트 일베 헤비 유저 A 기자도 인사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내부 구성원들의 문제제기로 경찰기자 생활을 하지 못한 채 내근중이었던 A 기자는 4월 1일자로 KBS 정사원(일반직 4직급)이 됐다. 다만, 보도본부 기자직으로 발령난 다른 수습기자들과 달리 A 기자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에 파견됐다.

▲ 41기의 한 사원이 ‘선배님, 저희는 정말 두렵습니다’라는 몸자보를 하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KBS는 "수습사원의 임용은 내부 수습 평가결과와 사규 그리고 법률자문을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수습사원의 임용 취소는 사규나 현행법상 저촉돼 임용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이거나 수습과정에서의 평가결과가 부적합으로 판정났을 경우에 해당된다"며 "문제가 된 수습사원에 대한 평가결과는 사규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와 임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건을 계기로 채용과 수습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 기자의 임용은 예상된 결과였다. 이미 오늘(31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임용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내부에 파다했다. KBS 한 관계자는 "현재 내부가 완전히 충격받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용이 보류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달리 바로 이루어진 인사를 두고 기자들이 특히 허탈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11개 협회는 A 기자의 임용을 취소하고 채용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서명을 오늘 중으로 조대현 사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임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향후 계획을 논의 중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내일 오전 중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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