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은 최종 식스맨 후보로 선발된 서장훈, 전현무, 홍진경, 장동민, 강균성, 최시원, 황광희, 유병재가 식스맨 선발 미션에 참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을 뽑는데 왜 이리 요란하게 할까 싶기도 하지만, <무한도전>은 다르다. 10년 이상을 자랑하는 프로그램 역사에 마니아 이상 고정 팬도 상당한 만큼, 새로운 멤버를 보는 눈은 엄격하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개인이 가진 예능감도 뛰어나야겠지만, 무엇보다도 기존 출연진과의 호흡이 좋아야 한다.

장관 후보자 청문회하는 것 못지않게 깐깐한 검증 과정을 거쳐 최종 식스맨 면접에 참여하게 된 8명의 후보는 연예인(혹은 유명인사)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곤, 각자가 가진 캐릭터와 현재 위치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는 <무한도전>에 나오지 않더라도 충분히 잘나가는 스타들도 있고, <무한도전> 출연이 정말 아쉬워 보이는 인물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현 주소가 어찌 되었든 이들이 가진 목표는 하나다. “무한도전 식스맨이 되고 싶다”는 그 절박한 꿈이 <무한도전> 식스맨 면접장이라는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다.

<무한도전> 식스맨 인터뷰에 참여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상당한 악플과 반발을 받았던 이들이 마음 굳건히 먹고 식스맨 선발 미션에 참여한 것은, 그 이상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사전 인터뷰 과정에서 <무한도전> 출연을 두고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던 전현무, 그가 선발 미션 출연으로 몸소 입증하듯이 <무한도전> 출연은 자신의 커리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무한도전> 식스맨이 되겠다는 일념 하에 미션 선발장에 속속 도착한 8명의 후보들은 <무한도전> 시청자와 제작진, 출연진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야말로 안간힘을 쓴다. 다시는 꺼내 보기도 싫은 굴욕 사진을 당당히 공개하고, 심지어 <무한도전> 식스맨 선발 미션 참여를 두고 네티즌들의 쓴소리를 읽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것이 목표인 프로그램에 참여한 만큼, 유명 연예인으로서 자존심 다 내려놓고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8명 후보들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취업을 위해 온갖 압박 면접을 성장의례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보통 청춘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되기도 한다.

아무리 수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무한도전> 식스맨이라고 한들, 기존에 그래왔듯이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견을 모아 <무한도전>에 어울릴만한 인물을 섭외해서 식스맨으로 선정하면 그야말로 간단하고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식스맨을 선발하는데 무려 몇 주 이상의 공을 들이며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고르는 방식을 택한다. <무한도전> 새 멤버라는 자리가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하나,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오늘날 <무한도전>을 있게 한 시청자들과 함께 <무한도전> 식스맨을 선발하겠다는 <무한도전>의 의지는 최근 정치권의 인사파동과 비교했을 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무한도전> 식스맨으로 역량을 가진 인물을 찾는 인재풀을 최대한 늘리면서, 그 어떤 후보에게 치우치지 않는 선발 과정은 보는 이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동시에 <무한도전> 식스맨에 선발될 인물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를 높인다.

시작 전부터 ‘과연 전 출연진을 대신할 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만만치 않았지만, 선발 과정에서 공정을 기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과 식스맨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8명의 후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무한도전>의 명성에 걸맞은 특집이 될 수 있었던 ‘식스맨 프로젝트’. 과연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인 식스맨 최종 4인은 누가 될 것인가.

가능성이 충분한 인물에게는 기회를, <무한도전>의 끊임없는 변화를 원하는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활력소를, 여전히 새 멤버가 탐탁지 않은 시청자도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식스맨 프로젝트. <무한도전>만이 아니라 다른 예능에서도 꾸준히 보고 싶은 얼굴들이 가득했던 것만으로도, ‘식스맨 프로젝트’는 이미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미션을 완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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