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훨씬 지난 과거, 6개팀으로 시작했던 첫걸음은 어느덧 10구단이 됐습니다. 1982년 펼쳐졌던 사상 최초의 프로야구 개막전, 그리고 내일로 다가온 2015년 프로야구의 첫날, 두근거림은 어느 해나 마찬가지일 터, 선수들의 각오도 시작의 날만큼 뜨거운 날이 없을 텐데요.

최근 말 그대로 ‘밥 먹듯’ 우승을 차지했던 팀 ‘삼성 라이온즈’의 시작, 대구구장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시즌의 첫 경기를 앞둔 그 각오는 어느 해보다 뜨겁습니다.

프로야구 출범 첫 개막전에서부터 개막전과 인연이 좋지 못했던(?) 삼성. 23년 전 오늘인 1982년 3월 27일 삼성은 MBC와의 프로야구 첫 경기에서 참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경기를 내줍니다.-연장 10회말 2사 만루, 당시 삼성의 투수는 이선희, MBC 타자는 이종도였고 이 홈런으로 경기는 7-11로 끝납니다.- 프로야구의 영광의 날을 예고하는 듯 쏘아 올려진 극적인 만루홈런, 삼성은 가장 쓰라린 시작을 경험했는데요.

삼성은 이듬해인 1983년 광주에서 펼쳐진 개막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더니, 84년 인천 원정에서 개막 첫 승을 거둡니다. 또, 85년과 86년에는 해태와 청보를 홈으로 불러들여 개막전을 차례로 차지하는 기분 좋은 시작을 보여줬죠.

개막전이라는 특수함, 상위권 팀들이 홈경기를 치르는 특권 앞에서 최근 삼성의 개막전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2009년 LG와의 홈 개막전 이후로 개막 2연전을 모두 잡은 기록은 찾을 수 없는데요. 광주 원정​으로 펼쳐졌던 2011년을 제외하곤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기억도 까마득합니다.

실제로 삼성은 2010년과 2012년 모두 LG와 만났던 개막 2연전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줘야 했습니다. 2013년 역시나 같은 서울 연고인 두산을 홈에서 상대한 개막 2연전도 역시나 2연패,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1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만 개막전은 KIA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는 팀의 행복에 비해 개막전 승리는 아주 작은 부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해를 시작하는 개막전에서 거의 무슨 ‘징크스’처럼 계속 경기를 내준 건 분명 아쉬운 대목입니다.

어찌됐든 과거는 과거, 또 한번의 시작을 앞둔 2015년 홈 개막전을 준비하는 지난해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 미묘한 엇갈림이 많은 SK와 홈에서 만나는 가운데, 4년 연속 우승 직전, 마지막 준우승을 홈에서 내줬던 상대와의 개막전!

과연, 삼성은 대구시민운동장에서의 마지막 개막전을 어떻게 장식할까요? 내일 개막전, 삼성의 결과에 기대와 관심이 모아집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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