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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더 친절한 기자들… 한겨레의 실험은 계속된다[디지털 시대, 뉴스의 미래②] <한겨레> 이재훈 기자
김수정 기자 | 승인 2015.03.26 15:50

편집자주>디지털의 시대란 말은 이제 진부하다. 하지만 그 진부함이 ‘언론’과 결합하면 다소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 디지털의 시대, 공교롭게도 언론의 위상은 그 이전의 시대보다 많이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디지털의 시대를 살아 건널 것이냐는 지금 모든 언론사들이 하고 있는 고민이다. 상황이 다급하다보니, 선정적인 사진을 앞세우는 언론도 있고 ‘어뷰징’이라는 포장으로 시정잡배의 기술로 맞서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언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와 디지털이 ‘잘못된 만남’이 아닌 만남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것이나 잘하라는 세간의 냉소 속에서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이들이 분명 있다. <미디어스>가 ‘디지털 뉴스’를 고민하는 이들을 차례로 만나본다. 어떤 이들은 ‘유배지’라고 부르기도 하는 곳에서 그들이 꿈꾸는 뉴스가 무엇인지 들어본다.

내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뜻밖에 화제가 돼 수백 건의 기사가 쏟아진다면? 기사가 나오는 과정에서 내 계정이 노출된다면? 본의와는 무관한 기자의 주관적 평가로 내가 올린 게시물의 의미가 잘못 전달된다면? 기자는 ‘보도 목적’ 아래 개인 SNS에 올라온 자료들을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걸까?

<한겨레>는 지난달 23일 <기자들은 상식도 없나? 내 트윗 맘대로 쓰다니!>라는 기사로 네티즌들이 SNS에 올린 정보를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 행태의 문제점을 짚었다. ‘땅콩 회항’ 논란 당사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만난 성우 윤소라 씨의 사례 등 3가지 예시를 제시한 후, 기자들이 왜 SNS를 재료 삼아 기사를 쏟아내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저작권 문제를 다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용자들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무엇인지도 알아봤다. SNS발 기사를 매일 같이 접하는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 덕에, 한글 문서 기준으로 장장 A4 5쪽에 달하는 긴 기사는 트위터에서만 200번 이상 리트윗되며 화제를 모았다.

기사 홍수의 시대다. 어떤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한 정보인지 따져보기에 앞서, 어떤 것이 ‘정보’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매 순간 뉴스가 쏟아진다. 한때 중요한 정보를 얻는 가장 중요한 창구였던 ‘신문’의 위상은 많이 가라앉았고 방송의 위세도 예전 같지 않다. 이제 PC를 넘어 모바일로 넘어간, 나날이 ‘달라지는’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언론사마다 ‘디지털 퍼스트’를 내걸고 여러 가지 시도를 벌이고 있다.

이런 방향성에서 현재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방송사가 SBS라면, 신문 쪽 대표주자로는 <한겨레>를 꼽을 수 있다. 독자들은 더 이상 긴 기사를 읽지 않는다는 통념에 역행하듯 ‘장문’의 기사로 독자의 이해력을 높이는 <더(THE) 친절한 기자들>, 자사든 타사든 가리지 않고 ‘뉴스 그 후’를 짚는 <뉴스AS>, 팩트 이면을 다룬 기자들의 팟캐스트 방송 <디스팩트> 최근 SNS상에서 화제가 되는 콘텐츠이 바로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의 작품이다. <미디어스>는 지난 24일 오전, ‘정론의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친절한’ 뉴스를 만들고자 한다는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 이재훈 기자를 만나 <한겨레>의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디지털 수용자들은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으로 시작된 첫 걸음

- 디지털콘텐츠팀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2~3명 있던 SNS팀과 온라인뉴스팀을 합쳐서 작년 10월에 팀이 꾸려졌다. ‘<한겨레> 혁신 3.0’이라고 ‘디지털 퍼스트’를 해 보자는 일환으로 팀을 꾸린 건데, 이제까지는 모든 언론사들이 기사를 만들 때 신문에 어떻게 앉힐(배치할) 것인가, 1면 톱에 뭘 쓰고 뒷면에는 뭘 쓰고 하는 쪽으로 지면 배치를 해 왔지 않나. 모든 업무가 그런 식으로 형성돼 있었는데 기존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디지털 현장성’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저희 팀은 디지털 수용자들이 바로 직감하고, 그들이 좋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신문에 앉혔던 콘텐츠를 모바일, PC에서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현 인원은 그래픽 디자이너, SNS 담당자, 웹 기획자, SNS 관리자, 기자까지 10명이다. 얼마 전 인사가 나서 커뮤니티 관리자 1명이 추가됐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우리(기자들)가 기사를 생산하면 카드뉴스를 만들거나 하고, 웹 기획자는 동영상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기획하고 새 기사 유형을 개발하기도 한다. 기사 작성 기자는 저를 포함해 5명이다”

- 디지털콘텐츠팀 기자들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취재를 하나?

“현장 기자들은 출입처가 있으니 정례적으로 일정을 챙기고 관계자 인터뷰를 한다면 저희는 그런 카테고리가 없이 ‘온라인 출입처’를 드나든다. 주로 살피는 곳은 커뮤니티와 SNS, 포털 주요 게시판들이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보다가 뉴스거리를 발견한다. 누군가 의혹을 제기하면 그걸 검증하고 확인해서 쓴다”

   
▲ 이재훈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사진=미디어스)

- 디지털콘텐츠팀에서 생산하고 있는 주요 콘텐츠를 소개한다면?

“우선 <더(THE) 친절한 기자들>은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는 것을 A부터 Z까지 친절하게 풀어서 쓴 기사다. 독자들이 모든 신문을 다 바라볼 수 없고, 이슈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리할 수 없는 상황이니 핵심적인 정보를 추리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뉴스AS>는 뉴스 플러스 알파다. 우리 보도 혹은 타사 보도 중에서 미흡해 보이거나, 비판받고 있는 보도를 골라 ‘보충하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새롭게 취재하기도 하고, 조금 더 우리의 관점을 넣기도 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더(THE) 친절한 기자들>과 함께 저희 팀의 대표 포맷이다.

얼마 전(3월 17일)에 시작한 <한 장의 지식>이라는 코너도 있다. 매일 나오는 키워드 가운데 핵심적인 것 하나를 꼽아 한 장의 사진으로 정리해주고 관련기사를 걸어주는 콘텐츠 큐레이팅 기사다. 기자가 주제를 선정해 간략한 콘티를 만들면 제가 데스킹 본 후 디자이너가 그래픽으로 만든다. 아이디어를 낸 것도, 주로 이 작업을 하는 것도 김원철 기자다.

팟캐스트 방송 <디스팩트>은 원래 ‘부담 없이’ 하자며 시작한 것이다. 매일 기사를 쓰다 보면 온오프라인 모두를 많이 살펴보는데 그러다 보니 알게 되는 폭이 넓어진다, 한 출입처를 나가는 것보다는. 처음에는 뉴스AS, <더(THE) 친절한 기자들>, 카드뉴스 등 저희가 종합했던 기사를 중심으로 이슈 하나를 뽑아 매일 30분짜리를 만들려고 했었다. 처음엔 (많은 품이 들리라고) 예상을 못했다. 기자들은 기사를 쓰면서 사안을 알게 되고 저는 데스킹 보면서 알게 되니까, 데스킹하면서 나오는 대화들을 방송하자고 한 건데, 제대로 준비하려고 하니까 어렵더라. 주1회는 간격이 먼 것 같아서 목요일 하루 녹음해 주3회(금, 월, 수)로 방송한다. 1주일은 갈 만한 이슈를 가지고 하니 괜찮다.

미리 짜놓고 하면 어색해질 것 같아서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한다. 잘 들어보시면 콘티가 없어 중구난방이기도 하다. ‘생’(LIVE)으로 가자, 편하게 가자는 생각이었다. 제가 사회를 보고 김원철, 박현철, 정유경, 박수진 기자 4명이 돌아가면서 고정출연한다. 어떤 기사가 이슈가 되면 해당 기자를 부르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삼성테크윈 미행 사건을 취재한 기자와 전화연결을 했는데 내용 자체는 현장 기자 아니면 몰랐던 내용이 많아 좋았지만, 상호 질문 주고받기가 마땅치 않고 (통화 상태가) 매끄럽지 않아 한계가 있더라. 되도록 직접 출연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좀 더 많은 것들을 펼쳐야 하는 시기”

- 독자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거나 인상적인 기사들을 한두 가지만 소개해 달라.

<THE 친절한 기자들>은 <한 눈에 딱 들어오는 ‘정윤회 파문’ 총정리> 이 기사를 들 수 있다. 코너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 시도한 건데 세계일보 첫 보도 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단독인터뷰를 내는 등 보도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들이 기존 보도를 읽었다는 전제로 쓰여졌다. 독자들은 온라인에서 이 모든 기사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어느 신문사가 뭘 썼는지 일일이 보지는 않는다. 파급력 있는 사건이니만큼 ‘정윤회 파문’이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이 이슈에 관심 가졌던 정유경 기자가 보도 나온 걸 다 보고 정리를 했다. 그런 걸 원체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다.(웃음) 내용이 많아서 데스킹만 2~3시간 봤다. 첫 기사가 주말(지난해 12월 6일)에 걸렸는데도 30~40만 정도가 읽었다. 주말로 치면 정말 많이 읽은 것이다. 이런 딱딱한 이슈를 다룬 기사가 이 정도로 읽힌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기자가 어떤 사안을 새롭게 정리해주는, ‘떠먹여주는 뉴스’의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 30~40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한 눈에 딱 들어오는 ‘정윤회 파문’ 총정리> 기사

<뉴스AS>는 <‘섬뜩한 눈빛’의 조현아 사진…어떻게 생각하시나요?>(지난해 12월 19일)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오마이뉴스>가 그동안 사진 보도로 각광받았지 않나. 그런 좋은 사진들을 존중하지만, 하나의 포착된 장면을 가지고 하는 이런 식의 보도는, 사람의 감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내부 문제제기가 있었다. 페이지뷰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많이 읽히고 공유도 많이 됐다. 그 사진을 좋아하고 즐겼지만 ‘이 정도 사진까지는 아니지 않나’ 하는 긍정적인 바이럴이 많았다. 물론 일부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본심이 드러난 사진이라는 의견도 냈지만 도가 지나친 외모 조롱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자정 작용이 컸다고 본다”

- 고정 코너 중에는 아침 뉴스를 골라 주는 <배달의 한겨레>도 있다. 선별 기준이 궁금하다.

“기준은 따로 없다. 야근자가 온라인 뉴스를 보고, 저희 팀은 신문에 있는 기사 중 독자들이 놓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추린다. 유독 안 읽히는 기사들이 있지 않나. 무척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콘텐츠인데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들을 알리려고 한다”

- 디지털콘텐츠팀에 근무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SNS,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지 않나. 그쪽은 항상 이슈가 있고 항상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조리돌림하고 있다.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나오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팩트는 사실인지 관심 가지고 있어야 하니 잠자는 시간 외에는 계속 (인터넷 공간을) 보는 것이다. 재작년 8월부터 1년 8개월 정도 그런 작업을 하고 있어서 피로도가 많이 쌓이긴 했다. 페이스북은 그사이 점점 상업화되고 있고 트위터는 게토화되고 있어서 2~3년 전하고는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 또 새로운 SNS의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싶은데 뭐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 점차 새 콘텐츠가 늘어 가는데 노동강도가 세져 버겁지는 않은가. 또 준비 중인 콘텐츠나 장기 기획물이 있는지 궁금하다.

“노동강도가 세지는 부분이 있긴 하다. 지금 하는 건 일종의 ‘실험’이고, 그 범위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은 콘텐츠 생산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형식) 실험에 더 집중하고 있다. 새 코너도 생긴다. 아침에 나오는 <배달의 한겨레>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오후 큐레이팅 코너가 생긴다. 다양한 유형의 실험들을 하면서 현장에 있는 수많은 기자들이 여러 유형의 기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저희 역할이다. 팀에 기자가 저를 포함해 5명(팀장 제외)인데 새로운 포맷을 실험하는 쪽(김원철, 박현철 기자)과 콘텐츠를 생산하는 쪽(박수진, 정유경 기자)이 나뉘어 있다. 여러 실험을 해 보고 가치 있는 것들 위주로 줄여나가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지만, 지금은 좀 더 많은 것들을 펼쳐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현장 기자들이 이런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기자들도 온라인 이슈들을 스크린하면서 본인 출입처와 관계있는 부분을 기사화하는 노력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기 기획물 쪽은 당장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 지금은 단기간에 개발하고 콘텐츠 생산하는 데 집중하는 ‘디지털 퍼스트’ 작업부터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장기 기획물) 한 방으로 치고 가는 것보다는, 저널리즘 퀄리티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형태로 다가가는 콘텐츠를 만들어 <한겨레>가 가진 낡은 진보의 이미지를 바꿔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실상 쉴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빠 보이는데도 팀 전체가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 에너지나 아이디어를 어떤 식으로 얻는지 궁금하다.

“아이디어는 주로 대화하면서 나온다. 1주일에 한 번 회의를 하긴 하는데 새 아이템을 내야 하는 회의가 아니라 ‘점검’하는 시간이다. 보통 밥 먹으면서, 산책하면서 얘기하는 데서 아이디어가 툭툭 나온다. 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례화된 아침 보고를 없애자고 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단은 유지하는 중이다. 저는 (다른 기자들에게) 보고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한다. 다만 많이 ‘보라’고 한다”

- 내부 반응은 어떤가.

“긍정적인 편이다. 콘텐츠팀이 잘하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디지털 퍼스트’가 뭔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얘기가 나온다. 그러고 보면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다른 기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까지 없었던 것 같다. 저희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늘 ‘쇼케이스’한다고 생각했는데, 밖의 기자들이 저희가 만든 콘텐츠를 다 찾아볼 수도 없고 의미를 파악할 수 없으니 내부 교육을 한다든지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디지털 퍼스트’로 가야 한다는 절실함은 모두 같은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 디지털콘텐츠팀에서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한 장의 지식>

그렇다면 대체, ‘디지털 퍼스트’란 뭘까

- ‘디지털 퍼스트’는 요즘 언론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지만 너무 많이 ‘불려지면서’ 오히려 공허해진 감이 있다. 과연 ‘디지털 퍼스트’란 뭘까.

“개인적으로 ‘디지털 퍼스트’라는 말은 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에 모든 것들을 올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만 접근하면 뉴스룸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힘들다. 반발도 무척 세고. 현장에서 보기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거에는 신문이라는 플랫폼을 위해 모든 콘텐츠 생산을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기자가 자기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활용하고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있으니 (언론사는) 그걸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그룹이 되어야 한다.

신문쟁이가 아니라 정말 기자로서의 전문 영역을 키우고, 사람들을 만난 얘기들을 다양한 유형으로 전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되지 않을까. 제가 생각하는 ‘디지털 퍼스트’는 그런 작업이다. 온라인 속보 싸움에 매달리거나, 페이지뷰 위주로 모든 작업을 한다든지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수많은 언론과 <한겨레>의 차별점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슈를 충실하게 취재해서 <한겨레>만의 관점과 시각으로 사안을 총정리해주고 같이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고, 다양한 유형을 선보이는 언론으로 가야 한다.

‘디지털 퍼스트’가 곧 신문의 몰락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2020년~2025년에는 종이신문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거기에 동의하지 않고, 현재 언론인들이 하고 있는 취재기법과 노하우는 전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매체라고 하더라도 기존 기자들이 생산한 걸 가지고 매체를 꾸려야 하지 않나. 사실을 1차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기사화하는 ‘원 소스 매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저널리즘을 주도하고 있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본다. 다만 독자가 원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 인상적으로 본 타사 콘텐츠가 있다면?

<한국일보>의 눈(SNS) 인터뷰. 모바일로는 모르지만 PC화면에서는 디자인도 좋고 그런 방식으로 인터뷰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페이지마다 이슈가 정리돼 있고 사진도 대단히 인상적으로 찍고… 배울 점이 많았다. 저희도 시도해 보고 싶다. 다른 하나는 SBS <취재파일>이다. 콘텐츠 파워가 있다고 본다. 콘텐츠 생산 면에 있어서는 SBS가 가장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국일보>는 ‘클린! 한국일보’라는 슬로건 아래 언론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 참고하는 해외매체가 있는지?

“주로 보는 매체는 <가디언>이다. 데이터 저널리즘 분야 쪽과 홈페이지 구성을 많이 본다. 디자인은 <USA 투데이>도 배울 만하다. 요즘 뜨고 있는 뉴미디어는 그 매체들이 하는 시도가 우리 실정에 맞는지 의문 드는 게 많아서 잘 보지 않는다. 오히려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살아남기 위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주류 언론을 본다. 그들의 실험이 우리 현실에 맞는지 따져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스크리닝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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