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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황 연합뉴스 사장 취임 “국가에 기여하는 회사 만들겠다”편집권 독립 장치 ‘편집총국장제’ 폐지 의사 밝혀 내부 ‘술렁’
김수정 기자 | 승인 2015.03.25 20:12

노조가 ‘2012년 103일 파업’을 촉발시킨 인물이라며 반대한 박노황 연합뉴스 신임 사장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신임 사장은 “불편부당한 뉴스를 중단 없이 공급하면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면서도, 정작 연합뉴스의 대표적인 편집권 독립 장치인 편집총국장제 폐지 의사를 드러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 25일 오후 6시 취임한 박노황 연합뉴스 신임 사장 (사진=연합뉴스)

25일 6시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17층에서 박노황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박노황 사장은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최고 경영 책임자로 취임하면서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을 느낀다. 지금 우리 회사는 시급히 헤쳐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갖가지 위기에 심각하게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 △경쟁력을 갖춘 회사 △사우들이 행복한 회사를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박노황 사장은 “<뉴스통신진흥법>에 명시된 연합뉴스의 공적 기능과 법적 책무를 구성원 모두가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를 성취하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법에 정해진 바대로 신속 정확하며 불편부당한 뉴스를 중단 없이 공급함으로써 책무를 다하겠다. 이를 통해 연합뉴스를 상업적인 언론들과 비교하여 폄훼하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노황 사장은 “회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성원들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운영 시스템도 효율화하겠다”며 연합뉴스-연합뉴스TV(뉴스Y)-연합인포맥스 3사 간 콘텐츠 공조 및 융합 체제 강화를 예고했다.

또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면밀하게 가려내고, 그런 평가 결과를 인사와 특파원 선발 등에 엄정히 반영하겠다”며 ‘직급과 기수를 파괴한 능력 본위의 인사’를 약속했다.

연합뉴스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회사와, 동료, 선후배들의 명예를 지켜주려 노력해 줄 것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어떠한 해사 행위도 하지 말 것 두 가지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 제장에 맞춘 감사팀을 새로 만들고, 사내 권위주위 타파 및 상호 배려 문화 정착을 위한 근무 교범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조 반대’ 무릅쓰고 취임한 사장, 편집권 독립장치 폐지 예고… 향후 충돌 예상

박노황 사장은 연합뉴스 사장 공모 지원 당시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지부장 오정훈, 이하 연합뉴스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친 바 있다.

연합뉴스 공채 3기인 박노황 사장은 2012년 103일 공정보도 쟁취 파업을 불러일으킨 박정찬 사장이 취임했을 당시 편집국장으로 기용된 인물이다. 연합뉴스노조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축소보도, 4대강 사업 찬미 특집기사, 한명숙 전 총리 유죄 단정 공판 기사 등 기본이 짓밟힌 편향보도로 103일 파업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

박노황 사장은 취임사에서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조 협조와 지지를 얻으려 대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노조에 가능한 모든 경영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전진할 것을 호소할 것”이라면서도 “일일이 노조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합뉴스 단체협약에 규정돼 있는 편집권 독립 장치 ‘편집총국장 제도’ 폐지를 예고해 주목된다. 박노황 사장은 이 제도를 “회사의 경영권과 인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합리한 요소”로 규정, “과감히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총국장은 기자 모두가 공유하는 ‘편집권’을 대표하는 편집인으로, 임면동의 를 거쳐 연합뉴스 기자들 2/3 이상이 참여한 투표에서 유효투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임명될 수 있다. 편집국 기자들의 동의 없이는 편집권의 총 책임자로 임명될 수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에는 조복래 뉴스Y 보도국장의 임면동의안이 부결돼 이병로 편집총국장이 유임된 바 있다.

연합뉴스노조는 “편집총국장 임면동의 제도는 1989년부터 26년간 노사 합의하에 운영돼온 제도”라며 “신임 경영진이 취임도 하기 전에 편집권 독립의 상징인 편집총국장제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편집권 독립과 공정보도를 지켜나가기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편집총국장제 ‘힘빼기’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취임식에 앞서 25일 오전 11시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편집총국장 임면동의안이 부결된 조복래 뉴스Y 보도국장이 콘텐츠 상무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노조는 “담당 업무가 무엇인지 아직도 확실치 않은 콘텐츠 상무직제의 신설은 편집·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편집총국장 제도를 훼손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노조는 박노황 사장을 비롯한 신임 경영진이 첫 출근하는 26일 오전, 편집권 독립과 공정보도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선전전을 벌일 계획이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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