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KBS 1TV <미디어 포커스>,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폐지로 평가되는 가을개편안에 대한 KBS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미디어스
KBS는 지난 29일 <미디어 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의 명칭과 방송 시간대 변경이 주요 골자인 ‘가을개편안’을 정기 이사회에 보고했다. KBS 가을개편안은 다음달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가을개편안에 따르면 매주 토요일 방송되던 <미디어 포커스>의 이름을 <미디어 비평>으로 바꿔 금요일 밤 11시30분부터 30분간 방송한다.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도 <시사터치 오늘>로 이름을 바꿔 월∼목요일 밤 12시15분∼12시45분 방송하도록 결정했다.

프로그램 명칭과 시간대 변경에 이어 제작진 교체와 프로그램 형식, 내용 변경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폐지 압력을 받아오던 두 프로그램은 사라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생방송 시사투나잇>제작진 일동은 KBS 사내 네트워크인 코비스에 ‘정치적 외압에 의한 <시사투나잇> 폐지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시투 제작진 일동은 “이번 사태는 일개 프로그램의 존폐에 관한 문제를 넘어서, KBS가 권력의 외압과 간섭에 굴복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오늘날 공영방송 KBS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제작진은 <시사투나잇> 폐지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 KBS <시사투나잇> 홈페이지.
이들은 “<시사투나잇>은 시간대 최고의 시청률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으며 광고 판매 또한 순수익이 67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성과 공영성을 모두 담보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프로그램을 폐지하도록 결정하는 데, 깊은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사원행동도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폐지 등 프로그램 개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사원행동은 30일 특보를 통해 ‘개편을 앞두고 눈엣가시 같은 프로그램들을 제거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어렵게 획득한 KBS프로그램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편성 전략은 안중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시사투나잇> 제작진 일동의 성명 전문이다.


정치적 외압에 의한 <시사투나잇> 폐지를 거부한다

<시사투나잇>이 결국 폐지된다. 이번 사태는 일개 프로그램의 존폐에 관한 문제를 넘어서, KBS가 권력의 외압과 간섭에 굴복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병순 사장이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이래, <시사투나잇>은 폐지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왔다.

지난 5년간 사회적 약자의 현실에 천착하고, 권력의 공과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사투나잇>은 정치 권력과 일부 보수 언론에게는 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지난 국감에서 보듯이, 권력은 <시사투나잇>의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제작진은 정치적 외압에 의해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이 부당함을 피력해 왔다.

<시사투나잇>은 동 시간대 최고의 시청률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으며, 광고 판매 또한 연간 순수익 67억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성과 공영성을 모두 담보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프로그램을 폐지하도록 결정한 데,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군다나 KBS 사측은 <시사투나잇>이 이름을 바꿔 유지된다는 궤변을 일삼고, 각종 언론들도 이를 기정 사실인 양 받아 적고 있다.

프로그램 이름이 바뀌어 유지된다. 이 무슨 해괴한 말장난인가? 프로그램 이름을 바꾸고, 제작진을 교체 하면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이다.

이번 <시사투나잇> 폐지는 오늘날 공영 방송 KBS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시사투나잇> 폐지를 단호히 거부한다. 그리고 부당함에 끝까지 맞설 것임을 밝힌다.

시사투나잇 제작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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